[배종찬 칼럼] 이재명의 위기와 한동훈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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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이재명의 위기와 한동훈의 기회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2.10.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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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심상치 않은 위기 국면이다. 김용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뇌물을 받고 불법 대선 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으로 체포되고 곧바로 구속되었다.

김용 부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재명 대표의 측근 중의 측근이다.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부터 알고 지냈던 관계라고 알려지고 성남시장 시절에는 시의원을 맡아 이 대표를 지원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였을 때는 경기도 대변인으로 밀착 업무를 수행할 정도로 복심 중의 복심이 바로 구속된 김용 부원장이다.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다면 몰라도 남욱 변호사가 돈을 마련하고 최근 석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김 부원장에게 전달되었다는 정황이 구체적이라 법원이 실질심사를 거쳐 영장 발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의 최종 목표는 이재명 대표이겠지만 김용 부원장 다음 칼끝은 정진상 당 대표 정무실장을 향하고 있다. 정 실장은 이재명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있는 분신이나 다름없다. 말 그래도 이 대표의 최대 위기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대표가 ‘죗값’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고 있고 ‘이 세계에 의리가 없다’며 검찰에서 적극적으로 대장동 관련 의혹의 구체적인 실체를 진술할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이미지 타격 뿐 아니라 정당 지지율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8~20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유선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1%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더불어민주당 33%, 국민의힘 33% 동률로 나왔다.

그런데 두 정당의 사정은 달랐다. 국민의힘은 같은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1%포인트 하락하는 상황에서 정당 지지율은 1%포인트 더 올라갔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내려가는 국면에서도 정당 지지율은 5%포인트나 빠졌다. 특히 김용 부원장 구속이 대장동 부동산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있다고 볼 때 부동산 경제 이슈에 민감한 주부층은 국민의힘 50%, 더불어민주당 31%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층에서 가정주부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20% 가까이 된다.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로 취임한 이후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순간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대통령 지지율이 40%가 된다면 한동훈 장관이 총선에 출마할 수 있을 것’이란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을 전제 조건으로 달았지만 오히려 한동훈 장관의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셈이다. 멍석을 깔아준 것이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낮은 대통령 지지율과 집권 여당 내분으로 정치 경쟁력을 잃고 있는 보수 세력에 한동훈 장관이야말로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유 의원의 군불 때기로 이해된다. 한편으로는 적어도 보수 진영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한 장관의 인기가 많다는 목소리로 이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케이스탯리서치가 주간조선의 의뢰를 받아 지난 14~15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유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1.8%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한동훈 장관에 대해 얼마나 호감이 가는지 또는 가지 않는지’ 물어보았다.

보수층은 63%,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72.2%,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응답자층에서 73.2%가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의견으로 나타났다. 아직 윤석열 정부의 장관이 된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 정도로 정치적 평가를 받는 것은 가히 ‘돌풍’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총선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말하자면 한동훈 장관에게 정치적 기회가 꽃을 피우는 모양새다.

참 묘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법 수사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최대의 ‘기회’를 마주하고 있는 장면이다. 최후의 승자는 과연 누가될까.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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