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노믹스 시대의 기업경영 전략' 포럼 - 패널토론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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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노믹스 시대의 기업경영 전략' 포럼 - 패널토론 ④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11.0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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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1일, 지역경제진흥원이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 'J노믹스 시대의 기업경영 전략' 포럼이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 센터에서 개최됐다.

김인영 지역경제진흥원 이사장의 환영사에 이어 ‘한국 기업가 정신의 실상과 과제’를 다룬 황인학 한국기업법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J노믹스 시대에 따른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위한 기업과 정부의 역할에 대한 토론회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토론회에는 박시룡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금기현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사무총장, 김수욱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김승욱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이하 토론 요약문.

박시룡 서강대학교 교수 : 슘페터는 기업가(enterpreneur)를 생산의 3요소(토지, 노동, 자본)를 결합하는 일을 직분으로 삼는 ‘제4의 인격체’로 보았다, 다시 말해 지주, 노동자, 자본가와 구별되는 경제주체라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가가 움직이는 동기는 좁은 의미의 이득이나 금전적 욕심이 아니라 1) 사적제국(자신의 왕조), 2) 승리의 의지(성공의욕), 3)창조의 기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기업가정신이 메말라가고 있다는 것은 생산 요소들 간의 신결합(new combination), 즉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를 활발히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가를 위한 동기부여를 위해 기업환경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나.

 

김수욱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기업가 정신을 통해서 계속해서 공격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기업가들 자체가 붕괴의 위험에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원인은 사회적 환경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무리 학계의 표현이라 할지라도 어떤 기업가가 사적제국이나 자신의 왕조라는 표현을 쓰면, 사회적인 비난을 받게 된다. 이를 인식의 차이일 뿐이다, 라고 치부할 수 없다. 이런 인식 때문에 대한민국이 정부가 기업을 전적으로 지원하는 분위기가 조성이 되지 않는 것이고, 따라서 기업가 정신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업내부에서도 문제가 있다. 10년 전에 공기업 평가를 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 공기업의 대표가 성과연봉제를 시행했었더니 노조에서 그 성과급을 평등하게 나눠버렸다는 것이다. 이후로는 그 누구도 성과를 위해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고 한다.

근면한 다수가 기업을 먹여 살릴 수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예처럼, 창조적인 소수가 육성되지 않는 문화가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사자는 자신의 새끼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절벽에서 떨어뜨린다는 말이 있다. 물론 기업을 사지에 내몰 정도로 척박한 환경만이 기업가에게 기업가 정신이라는 동기부여를 하기에는 경제 성장이 둔화된다는 이면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제도적으로 기업가 정신을 강제로 갖게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저는 조금 더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를 모두 아실 것이다. 폭스바겐은 디젤 게이트를 통해 이미지가 추락했지만,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지 않았다. 특히 폭스바겐코리아 전 사장은 독일로 해외 도피를 하는 등, 최근 판매 재개에만 관심을 쏟을 뿐, 사실상 한국 소비자들은 외면당했다.

그 이유로는 국내 기업 환경의 고질적인 두 가지 문제를 들 수 있다. 바로 약한 내수 시장과 정의감 없는 소비자가 그것이다. 폭스바겐은 미국에는 17조원이 넘는 배상금을 지불하면서 한국 소비자에게는 쿠폰만 지급했다. 이는 명백한 차별인데, 폭스바겐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이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일이 있으면 한국 소비자들은 기업가 정신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기업들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음으로써 ‘심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 역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기업이 기업가 정신을 가질 수 있는 동기 부여를 위해 내수 시장 활성화와 소비자의 인식 개선에도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국 시장의 경쟁력과 국내 기업의 기업가 정신 뿐 아니라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에게도 기업가 정신을 위한 동기부여를 해 줄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J노믹스가 추구하는 기본 목표인 내수 기반의 확충은 매우 좋은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하고 싶은 점은 소비자 인식 개선 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여 좋은 기업 환경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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