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친환경 전환' 가속도…플라스틱·탄소배출 줄이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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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친환경 전환' 가속도…플라스틱·탄소배출 줄이기 '총력'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10.03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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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포장재 축소·대체 노력 활발
친환경 소재 개발·폐기물 관리 시스템 등 이색 시도도
제주삼다수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제주개발공사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유통업계가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ESG경영을 강화하면서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플라스틱 포장재의 용량을 줄이거나 종이로 대체하고, 플로깅 등의 친환경 행사를 개최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생분해 등 친환경 소재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플라스틱 포장재, 줄이고 바꾼다

제주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최근 제주삼다수 500mL 제품의 플라스틱을 2g 감량하고 전국 판매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제품 용기 중량을 줄인 제주삼다수 500mL는 지난해 말부터 제주도에 한해 판매됐다0. 최근 물류 안정화 테스트를 통과해 전국 유통망을 통한 안정적 공급이 가능해짐에 따라 전국으로 확대해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공사는 이번 플라스틱 감량으로 올 한 해 약 280톤의 플라스틱 폐기물 절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제주삼다수는 2018년 동일 제품 중량을 1.5g 감축했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인 플라스틱 감량에 집중해 4년 만에 두번째 감량에 성공했다.

제주개발공사에 따르면 생수의 경우 물류 및 유통을 위해 벌크 단위로 운반하기 때문에 생수병에 강한 지지력이 수반돼야 해 중량을 줄이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 관련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공사는 2003년부터 제주삼다수 용기 경량화를 진행해 2L 제품의 경우, 1998년도 첫 출시 제품에 비해 8.5g을 감량했다.

김정학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먹는 샘물 산업을 리딩하는 기업으로서 친환경 경영에도 모범이 될 것”이라며 “플라스틱 감량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을 이어갈 것이며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도 기여할 것”이라 전했다.

CJ프레시웨시가 No플라스틱 캠페인을 실시했다. 사진제공=CJ프레시웨이

CJ프레시웨이는 지난달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을 위해 종이팩 생수 이용을 권장하는 ‘노(No) 플라스틱 캠페인’을 진행했다.

해당 캠페인은 CJ프레시웨이와 힐링 식품 전문 브랜드 ‘자연드림’이 함께 진행했으며 CJ프레시웨이가 급식 서비스를 맡고 있는 순천향대서울병원, 건양대학교병원 등 전국의 33개 병원과 요양시설이 참가했다. 자연드림이 종이팩 생수를 무상 제공했고 CJ프레시웨이가 유통을 맡았다.

CJ프레시웨이는 각 병원과 시설을 이용하는 환자의 치료식과 의료진 등 직원 급식을 통해 자연드림의 종이팩 생수 '기픈물'을 배포했다. 약 한 달여 동안 33만여 개의 종이팩 제품이 플라스틱 물병 대신 사용된 것이다. 이를 탄소저감량으로 환산하면 약 18.5tCO2eq(이산화탄소환산톤)이며 이는 30년생 소나무 2815 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탄소량에 해당한다.

해당 제품은 FSC(산림관리협의회) 인증 종이와 사탕수수 뚜껑으로 제작된다. 팩과 뚜껑을 분리 배출하면 각각 수거해 페이퍼 타월과 화분 등으로 업사이클링할 수 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수거된 폐기물은 약 4,700개의 종이 타월 묶음으로 재탄생 되어 캠페인에 참여한 병원과 요양시설에 무상으로 제공됐다.

일부 병원은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기존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생수를 종이팩 제품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병원 이용객 및 관계자분들이 캠페인의 취지에 깊이 공감한 바, 당초 예상보다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고 많은 양의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협력사, 고객사 등 다양한 주체와 함께 환경을 지키는 다양한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 ‘지속가능한 유통’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GS더프레시는 지난달 말 업계 최초로 친환경 종이 포장재를 도입했다. 해당 포장재는 국제산림관리협회가 산림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국제인증제도 FSC 인증을 받았다. 

GS더프레시는 친환경 종이 포장재를 안창살, 토시살, 치마살 등 축산 상품에 우선 도입하기로 했다. 축산 상품을 시작으로 종이 포장재 활용을 전 상품 분류에 빠르게 확대해 연간 120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포장재 등을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아워홈은 재활용과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종이컵을 도입했다. 최근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식당, 카페 등의 외식업장에서 텀블러 등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고객이 늘기는 했으나, 개인위생에 대한 중요성 또한 커지며 일회용컵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은 상황을 고려해 친환경 생분해 종이컵을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새로 도입한 종이컵은 제지기업 한국제지에서 개발한 친환경 종이포장재인 ‘그린실드(Green Shield)’로 만든 친환경 컵이다. 해당 종이컵은 일반 종이컵과 달리 폴리에틸렌(PE) 코팅을 하지 않아 별도 필름 제거 과정 없이 분리수거 할 수 있다. 물에 잘 분리되는 재질을 사용해 사용 후 종이 원료로 100% 재활용이 가능하며 매립 시에는 3개월 이내 생분해된다.

아워홈 관계자는 “최근 개인위생을 중시하는 고객 니즈를 적극 반영하면서도 환경에 무해한 친환경 종이컵을 도입했다“며 “앞으로도 사업의 여러분야에서 친환경적 요소를 반영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부터 '냉장고 문'까지…친환경 관련 시도 활발 

(왼쪽부터)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과 라이언 브라운 CFS 대표이사가 데이터에 기반한 친환경 폐기물 관리 프로젝트 공동 추진을 약속하는 양해각서 체결식에 참석했다. 사진제공=쿠팡

쿠팡은 폐기물 디지털 통합관리 솔루션을 도입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고도화된 물류 폐기물 관리에 나섰다. 

쿠팡 물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이하 CFS)는 지난달 말 SK에코플랜트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폐기물 관리 친환경 프로젝트 공동 추진을 약속했다. 본 협약에 따라 쿠팡은 전국 쿠팡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관리에 있어 통합관리 솔루션을 적용한다. 배출-수거-운반-최종처리에 이르는 폐기물 관리 프로세스 전 단계를 디지털로 전환하고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명한 의사 결정과 성과 측정이 가능하며 물류센터에 최적화된 폐기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쿠팡은 특히 폐기물 통합관리 솔루션을 통해 폐기물 배출량, 자원화 및 에너지화 비율 등 친환경 기여도를 측정함으로써 ESG 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쿠팡과 SK에코플랜트는 폐기물을 활용한 자원순환 비율 제고를 위해 협업하고, 향후 친환경 에너지 및 관련 솔루션을 쿠팡 사업장에 도입하기 위한 협력에 나선다.  

라이언 브라운 CFS 대표이사는 “쓰레기통을 보고 ‘하이테크’나 ‘데이터 사이언스’를 떠올리기 쉽지 않지만 폐기물 관리야말로 전세계가 직면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반드시 테크놀로지가 접목돼야 하는 분야"라며 "모든 기업들은 환경보호를 위해 자원을 신중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7차 국제 해양 폐기물 컨퍼런스에 참가해 생분해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에서의 경쟁력을 알렸다. 행사 기간동안 해양 생분해 소재 PHA의 환경적∙산업적 가치를 알리는 부스를 운영하며 민간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별도의 주제발표 시간을 갖고 PHA를 비롯한 생분해 소재로 석유화학 플라스틱을 저감하는 방안과 R&D(연구개발) 경쟁력을 기반으로 PHA의 환경∙생태계 안전성 검증 등의 내용을 알렸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에서 PHA 본생산을 시작하고 생분해 소재 전문브랜드 'PHACT(팩트)'를 론칭하는 등 PHA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PHA연간 생산규모는 5000톤으로, 이를 오는 2025년까지 6만5000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토의 3면이 바다와 닿아 있는 우리나라도 해양 폐기물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PHA를 비롯한 대안 소재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다양한 기업이나 전문가들과 협력을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롯데슈퍼 봉화산역점에서 냉장고 문설치 현장을 살펴보는 (왼쪽부터)오유경 식약처장,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슈퍼 봉화산역점에서 냉장고 문설치 현장을 살펴보는 (왼쪽부터)오유경 식약처장,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슈퍼는 '냉장고 문달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온도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우유류와 두부의 냉장 보관 온도를 현행 0~10도에서 0~5도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개정안을 행정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롯데슈퍼는 식약처, 켑코ES와 협력하여 신규오픈 매장인 봉화산역점을 시작으로 166개점의 유제품, 두부·콩나물 냉장 쇼케이스에 문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개방형 냉장고에 문을 설치하여 냉기를 보존하면 식품의 신선도 및 안전성 향상, 전력 사용량 절감, 탄소배출 저감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슈퍼 측은 166개점의 냉장고 문 설치가 완료되면 2785MWh의 전력 사용량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해당 냉장고 기존 사용량의 약 40%에 달하는 수치다. 탄소배출 저감 효과는 연 1295톤 규모로 추정된다.

한편 롯데슈퍼는 이번 협력 사업을 진행하기 전인 작년부터 자체적으로 수산, 축산 냉장고에 문을 설치해 현재까지 62개점에 설치를 완료했다.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는 “식품의 안전성, 에너지 사용량 절감, 탄소배출 감소 등은 국민의 일상생활 및 미래와 직결되는 이슈인 만큼 롯데슈퍼는 이번 ‘냉장고 문달기’ 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하려 한다”며, “친환경 활동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함께 지속가능한 경영활동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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