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치킨 흥행한 대형마트, 'PB'에 집중한다…"가격동결·상품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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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치킨 흥행한 대형마트, 'PB'에 집중한다…"가격동결·상품군 확대"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9.30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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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대형마트 PB 상품 수요 늘어
주요 대형마트, 가격동결부터 상품군 다양화로 경쟁력 확보나서
인플레 속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매김…"가격관리 용이"
이마트 노브랜드 매장에서 모델이 PB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이마트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대형마트의 '초저가' 치킨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마트 PB(Private brand, 자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높아졌다. 대형마트 업계는 고물가 기조 속 PB 상품 인기에 힘입어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가격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PB 또는 PL(Private Label)로 불리는 자체 브랜드 상품은 유통업체가 제조 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고 유통 구조를 단순화해 시중 제조사 제품보다 저렴히 판매된다.

지난해 말부터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면서 주요 대형마트 PB 제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8월 대표 PL인 노브랜드와 피코크의 점포 매출액은 전년보다 6.4%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일반 제조사 상품(NB)의 매출액 신장률 1.4%의 4.6배에 달한다.

홈플러스 역시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시작한 1월 13일부터 9월 18일까지 프리미엄 PB ‘홈플러스시그니처’의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의 PB 탄산음료와 시리얼, 냉장간편식의 온라인 매출은 각각 231%, 176%, 76% 신장했다.  홈플러스 전체 상품 매출 중 PB 상품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에서 매년 성장세를 거듭해 2021년에는 7%, 2022년 8월 기준 약 9%에 육박한다.

이같이 PB 제품 수요가 늘자 이마트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브랜드와 피코크의 모든 상품 가격을 올해 연말까지 동결하기로 했다. 가성비를 유지하면서 필수 상품들의 품질은 향상시키고 젊은 고객들을 겨냥한 새로운 상품 개발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PB 상품 중 필수 먹거리와 일상용품이 많다는 점에서 가격 동결 조치가 고객들의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곽정우 이마트 상품본부장은 “고객들에게 가장 실질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혜택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가격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마트는 전략의 중심을 PB 상품에 두면서 지난 7월 시작한 가격 관리 프로젝트 ‘가격의끝’ 내용을 조정하기로 했다. ‘저렴한 가격’을 위해 투입하는 비용의 상당 부분을 PB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40대 품목 일반 상품의 상시 최저가 프로그램은 중단한다.  

홈플러스는 프리미엄 PB 브랜드 홈플러스시그니처의 상품 수를 2019년 956종에서 올해 8월 2498종까지 161% 가량 늘렸으며 롯데마트도 반값 치킨, 반값 탕수육에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원파운드 쉬림프 피자'를 선보이며 PB 제품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유통업계 'PB 강화 전략' 계속된다

PB 경쟁력 강화는 국내뿐 아니라 최근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세계 각지의 주요 유통업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크로거(Kroger)는 지난 1월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PB 상품 판매가 증가세이며 이에 맞춰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PB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업체 중 하나인 앨버트슨(Albertsons)도 지난 4월 CEO 메시지를 통해 "PB 상품의 중요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대응 및 로열티 제고를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PB 상품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마트가 내놓은 가격 동결 조치도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주요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영국 대형 유통업체인 세인즈버리(Sainsbury’s)은 올해 2개월 단위로 주요 상품들의 가격을 묶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가장 최근에는 8월말부터 2000여개 상품의 가격 동결을 선언했다. 프랑스 유통업체인 르끌레흐(E.Leclerc)도 7월 생필품 120개 품목에 대해 한시적 가격 동결을 한다고 밝혔다.

일본을 대표하는 유통업체 이온(AEON)은 지난해 9월 자사 PB인 ‘TOPVALU’ 3000개 품목의 가격동결을 발표했다. 가격 동결은 당초 2021년 말까지 계획했다가 올해 3월까지 연장했다.

주요 유통업체들이 고물가 속에서 PB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일반 제조사 상품에 비해 가격과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알짜 중소업체를 발굴해 상품 생산을 맡기고 물류 단계를 간소화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개별 상품이 아니라 PB 브랜드를 통째로 홍보해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의 PB제품은 가격은 저렴해도 일반 제조사 상품 대비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 PB 상품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가 늘고 가성비 높은 간편식 등이 보편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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