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中,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 달성 실패할 듯...24년만 처음
상태바
[차이나 리포트] 中,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 달성 실패할 듯...24년만 처음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2.09.27 15: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전문기관, 올해 中 경제성장률 3% 수준 전망
中 정부, 경기 활성화 상징적 조치 꺼내 들어
경기침체 징후 곳곳서 탐지...한화 약 2천원 저녁밥 동영상 인기
박신희 베이진 통신원
박신희 베이진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2022년은 중국이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발했던 1998년이후 24년 만에 경제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로 5%를 내세웠다. 그러나 최근 블룸버그 통신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4%로 나타났다.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 빠진 지난 2021년에도 경제 성장률 목표를 달성했다. 그런데 올해는 중국 정부가 실행하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과 이로 인한 산발적 도시 봉쇄 여파로 경제 성장률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평가다.

올해 중국 정부의 경제 성장률 달성을 가로 막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라는 데 경제 연구기관 및 전문가들은 대부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성공적인 방역 정책으로 평가받았고 중국인들로부터 지지도 받았지만 경제 성장률을 잃어버렸다고 평가했다.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는 “지난 9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서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 정책이 대폭 완화되지 않는 한 올해 성장률이 3%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최근 리커창 총리는 소비활성화 조치의 일환으로 '노점 경제' 활성화를 제안했다. 사진은 베이징 시내 노점상 모습. 사진출처=유튜브 캡처
최근 리커창 총리는 소비활성화 조치의 일환으로 '노점 경제' 활성화를 제안했다. 사진은 베이징 시내 노점상 모습. 사진출처=유튜브 캡처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를 지금처럼 성공적 정책이라며 지속적으로 끌고 나가기에는 주변 환경들이 녹록지 않다. 

미국, 일본,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 등 일부 국가는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자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해 왜 중국만 아직도 강력한 격리 조치를 해야 하는지 의구심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특히 지난 18일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시에서 코로나19 격리 대상자로 분리된 주민들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추락해 27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방역이 사람을 잡는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앞으로도 ‘제로 코로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높은 경제 성장이 담보되어야 한다. 경제 성장을 포기하면서까지 ‘제로 코로나’를 지속하기에는 중국인들을 설득할 명분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최근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상징적인 조치들을 꺼내 들었다.

리커창 총리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고용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해 실업자들이 야간 경제이기도 한 '노점 경제'에 합류할 것을 제안했다.

이러한 제안에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2달 이상 봉쇄를 당했던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가 26일부터 노점상 영업을 허용했다.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노점상 영업은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중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지방 관리들은 야간에 시장을 찾아 쇼핑하는 모습을 공개하거나 옷가게로 들어가 '중국을 사랑한다'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구매하는 등 야간 경제 활성화에 동참하는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

격리 해제 움직임도 보인다. 홍콩 정부는 입국자에 대한 호텔 격리 규정을 2년여 만에 폐지했다. 그동안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해 외국계 회사를 중심으로 비판이 이어지고 격리에 지친 많은 외국인이 홍콩을 떠나면서 홍콩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홍콩 정부는 최근 입국자에 대한 호텔 격리 규정을 2년여 만에 폐지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홍콩 정부는 최근 입국자에 대한 호텔 격리 규정을 2년여 만에 폐지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홍콩 정부는 호텔 격리 규정 완화로 그동안 진행되지 못한 각종 국제 행사들을 다시 개최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홍콩 경제가 예전처럼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속도로 통행료와 항만시설 사용료 등도 인하했다. 넓은 국토를 보유한 중국은 물류 및 유통비가 높은데, 이런 정부의 조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원활한 물류 수송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리커창 총리 주재로 열린 상무회의에서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시장화, 법치화, 국제화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고 중서부 외국인 투자 제조업 장려 목록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22일, 리커창 총리는 일본 경제계 인사들과의 화상 회담에서 "중국은 일본과 전방위적이고 넓은 영역에서 다차원적으로 협력하기를 원한다"며 일본 경제계를 향해 중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달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최근 중국 시진핑 주석의 2년 6개월 만의 해외 순방과 관련해 중국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았던 중국의 쇄국 정책이 완화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신호라고 풀이한다. 

그러면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중국과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에서 답변한 것은 중국이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지원을 계속할 경우 중국의 고립 장기화와 중국 경기의 침체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음을 고려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올해 혹독한 가뭄, 홍수, 지진 등 자연 재해를 겪었다. 땅이 갈라진 중국 농촌 모습. 사진출처=유튜브 캡처
중국은 올해 혹독한 가뭄, 홍수, 지진 등 자연 재해를 겪었다. 가뭄으로 땅이 갈라진 중국 농촌 모습. 사진출처=유튜브 캡처

중국에서는 올해 혹독한 가뭄, 홍수, 지진 등 자연 재해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최대 담수호인 포양호 수위가 기준 관측지점인 싱쯔잔 수위가 7.1m를 기록, 종전 역대 최저였던 지난 2004년 2월의 7.11m를 밑돌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사태가 지속되기도 했다.

‘제로 코로나’로 재정이 어려워진 지방 정부는 격리시설 수용자에게 1인당 하루 150위안을 징수하겠다고 밝히는 등 중국 대부분의 지방정부가 재정적 어려움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검소하게 살고 돈을 절약하는 방법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공유되고 있는데, 10위안(한화 약 2천원)으로 저녁 식사를 만드는 동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시장조사그룹(CMR) 관계자는 "16년간 중국에서 소비자 행태를 조사해왔는데, 그 모든 시간을 통틀어 젊은 소비자들을 본 것 중에 이번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해 중국인들의 경기 부진 체감이 얼마나 큰지 짐작하게 한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로 방역 성과는 달성했지만 경제 성장 둔화라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이 결정되고 나면 중국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제로 코로나’를 지금처럼 고수할 수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가 침체되면서 점점 커지는 중국인들의 반대 여론이 중국 정부에는 더욱 더 큰 숙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