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없는 성장’ 고착화…서비스산업 활성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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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없는 성장’ 고착화…서비스산업 활성화해야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7.10.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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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중심의 성장으로 고용유발 어려워…소비도 정체

 

올해 3·4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이 전분기보다 1,4% 크게 증가했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3.6%나 성장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경기상승세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민간연구소들이 1% 정도로 보던 전망치를 크게 앞질렀다.

성장을 주도한 것은 수출 호조에 따른 제조업 활성화다. 수출은 6.1% 증가하며 2011년 1분기(6.4%) 이후 6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 소비도 2.3% 증가해 2012년 1분기(2.8%) 이래 최고다.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늘고 정부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일자리 사업 등 영향을 미쳤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3분기의 높은 성장은 세계 경제 호황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이 추동력이 됐고, 문재인 정부의 복지확대 정책이 뒷받침했다는 사실이 거시경제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한다. 수출상품의 가격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사이클을 형성하기 때문에 언젠가 꺾일수 있다. 정부의 복지정책은 아직까지는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시간차를 두고 세금 인상을 유발시킬 우려가 있다.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할 점은 3분기의 좋은 경제점수가 실물 투자나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간소비는 0.7% 증가하는데 그쳤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05% 증가율을 유지했다. 기업과 소비자들이 잠깐의 경기호조를 믿고 미래의 투자와 소비를 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 자료:한국은행

 

고용시장을 보면 체감경기가 얼어붙어 있음을 보여준다.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에 고용율은 61.3%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3% 포인트 증가하고, 실업률은 3.4%로 한해전보다 0.2% 하락하는데 그쳤다. 높은 성장률에 비해 고용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 경제는 올들어 호황세를 보이고 있지만, 동시에 '고용없는 성장'(jobless growth)를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분기성장률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일부 산업의 가격상승에 힘입어 고용효과로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의 매출과 이익 증가로 나타날뿐 투자확대와 고용증대 효과를 유발하지 못했다. 반도체의 특성 때문이다.

문제는 조선업, 건설업, 해운업등 구조조정 대상의 기업들이 수익에 비해 많은 노동인력을 안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 경기호조가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결책은 서비스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서비스산업은 고용유발효과가 크다. 관광, 의료 분야가 주요 대상인데 규제에 묶여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설악산에 케이블카 하나 놓는데 문화재 단체, 환경단체가 개입하는 바람에 지체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정부가 앞장서서 빨리 해결하는 것이 고용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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