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요기요가 주춤하는 사이…네이버·땡겨요가 '다크호스'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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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요기요가 주춤하는 사이…네이버·땡겨요가 '다크호스' 될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9.20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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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시장 성장 둔화…리오프닝·배달비 인상 여파
배달 진출 고민하는 네이버, 업계는 "위협적"
'저렴함' 내건 신한은행 '땡겨요'도 약진
배달 오토바이. 사진=연합뉴스
배달 오토바이.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배달 시장의 성장이 정체기를 맞은 모습이다. 리오프닝이 시작되면서 배달 수요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치열해진 단건 배달 경쟁으로 배달비가 높아진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의 8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3218만 4161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MAU(3534만 1236명)과 비교하면 약 9% 감소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배달의민족의 MAU는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든 2065만명, 요기요는 12.2% 줄어든 730만명, 쿠팡이츠는 23.8% 줄어든 418만명이다.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쿠팡이츠는 최근 매각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당시 쿠팡이츠 측은 "매각설은 사실 무근이며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업계는 이번 매각설이 얼어붙은 배달 시장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진단한다. 

이같은 배달앱 이용률 하락 배경에는 배달비 인상이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의 8월 배달비 현황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1336개 음식점 중 378개(28.3%) 음식점이 지난 6월보다 배달비를 평균 887원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도 높아진 배달비를 체감하고 있다. 배달비 인상에 대한 소비자 리서치 전문 기업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국내 성인남녀 29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음식 배달 비용 변화 체감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5.4%가 배달 비용에 대해 "많이 오른 것을 체감한다"고 답했다.

국내 배달 시장은 여러개의 음식을 나눠서 배달하는 묶음 배달 방식을 일상적으로 사용해왔으나, 단건 배달을 내걸고 등장한 쿠팡이츠의 급속한 성장으로 판도가 바뀌었다. 단건 배달 증가로 라이더 확보가 어려워지자 이들을 유인하기 위한 배달단가 인상이 이어졌다. 단건 배달 수수료 프로모션으로 출혈 경쟁을 계속해오던 배달앱들이 비용 부담의 한계로 프로모션을 종료하면서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의 배달비 부담이 늘었다. 

진출 고민하는 네이버·약진하는 땡겨요…'메기'될까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 소개 이미지. 사진=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 홈페이지 캡처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 소개 이미지. 사진=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 웹페이지 캡처

이같은 상황에서 네이버의 배달 사업 진출설까지 나오며 위축된 시장이 지각변동을 겪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배달대행업체 '생각대로'와 외식업 중소상공인을 위한 배달 서비스 출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각대로는 네이버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네이버가 스마트 플레이스에 입점한 중소상공인 업체에 생각대로 등의 배달대행사를 연결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분위기다.

네이버 관계자는 배달 사업 진출설에 대해 "스마트 플레이스나 쇼핑 등 여러 사업부문에서 소상공인과 사용자를 연결하는 방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안건 중 하나로 배달이 언급된 것"이라며 "아직까지 구체화되거나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진출 여부를 확정짓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이다. 

현재 네이버는 스마트 플레이스를 통해 예약, 포장 주문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배달 서비스를 연동하기만 하면 곧바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네이버 포인트를 적립하고자 하는 충성고객이 많은 만큼 배달 시장 진출시 파급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벌써부터 소비자들과 자영업자는 네이버의 배달 사업 진출을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소상공인 커뮤니티에는 "네이버는 커머스 사업에서도 최저 수수료를 제공하고 정산이 빠르다"며 "배달 서비스를 출시한다면 자영업자 친화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네이버가 다른 배달앱들의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메기'가 되길 바란다"는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 한 소비자는 "네이버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도록 출시된다면 무조건 사용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신한은행은 배달앱 '땡겨요'가 회원수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제공=신한은행

급속히 성장중인 신한은행의 '땡겨요'도 배달앱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5일 땡겨요가 출시 8개월만에 회원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1월 말 1만 8000명 수준에서 무려 54배 성장한 셈이다. 땡겨요는 업계 최저 수준의 중개 수수료율 2%를 적용하고 선정산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회원 가입 쿠폰과 브랜드 할인쿠폰을 중복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NHN DATA가 9월 첫째 주와 8월 첫째 주 사이의 앱 설치 수 증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땡겨요 앱 설치 증가율은 64.8%로 나타났다. 전체 앱에서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또 3개월 간 땡겨요 앱 설치건 수는 3.2배 가까이 증가하며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이 장악한 전통 배달 앱 시장에 빠르게 파고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 기존 강자들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 모바일인덱스에서 제공한 땡겨요의 8월말 기준 MAU는 59만명이다. 6월 대비 4배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MAU가 2000만명을 넘기는 배민, 700만대를 기록한 요기요와 견주면 미미한 수치다. 배달앱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는 배민, 요기요와 언제까지 경쟁을 벌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신한은행은 현재 서울, 부산, 부천에 국한된 서비스 지역을 내년 중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비스 지역확대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유의미하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회원수 100만명 돌파는 땡겨요가 출시 8개월 만에 경쟁사가 독점하는 배달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창출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금융서비스 제공과 함께 약자와의 동행, 상생의 배달 서비스를 선도하는 땡겨요가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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