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오는 11월8일 美 중간선거 누가 웃을까 (상)...민주·공화 균형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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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오는 11월8일 美 중간선거 누가 웃을까 (상)...민주·공화 균형 깨진다
  •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 승인 2022.09.1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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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경제 안정이 관건
현재 투표하면 공화당 하원 승리, 상원 박빙 
민주당, '바이든 vs 트럼프 대결' 부각 총력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오피니언뉴스=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오는 11월 8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누가 웃을까?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등을 뽑는 중간선거가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민주, 공화 양당은 서로 승리를 다짐하고 본격 선거 운동에 들어갔다.

대통령 4년 임기 중간 실시되는 중간선거는 연방하원 의석 전체, 연방상원 100석 가운데 3분의 1(올해 35석), 주지사 50명 중 34명이 대상이다. 

현재 민주당은 100석인 상원에서 공화당과 정확히 동수로 의석을 양분하고 있다. 435석인 하원의 경우 221석을 차지해 간신히 과반을 점한 상황이다.

이번 선거는 2024년 대선까지 의회 권력의 향배를 결정해,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인 동시에 차기 대권의 향배를 가늠할 바로미터로 간주된다. 전통적으로 집권당에 대한 심판 성격이 짙은 이번 중간 선거를 놓고 민주당이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란 지적이 팽배했다.

게다가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의 대혼란을 기점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락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며 선거 비관론이 한층 힘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말 보수 우위로 재편된 대법원이 지난 50년간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해온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뒤 낙태 문제가 중간 선거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며, 보수 진영에 예상을 넘는 타격이 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워싱턴포스트(WP)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내부에서 하원 과반 의석 수성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뉴욕주 19선거구 보궐 선거에서 낙태권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민주당 팻 라이언 후보가 51.1%의 지지로 공화당 후보를 제친 것이나, 보수 텃밭인 캔자스주에서 낙태권 보호 조항을 삭제하는 주 헌법 개정안이 부결된 것 등이 자신감의 근거다.

하지만 여전히 물가상승과 금리인상 등 경제불안이 여전히 민주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기름값 하락으로 경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다소 가라앉은 데다,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최대 규모의 학자금 대출 면제 등 통과로 선거 캠페인에서 내세울 주요 성과가 있긴 했으나, 아직까지 대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평가다.

반면 공화당의 경우 플로리다 사저 압수수색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문제가 다른 이슈를 잡아먹으며, '트럼프 대 바이든'이라는 달갑지 않은 구도가 형성되는 꼴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공화당 우세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미국 CBS 방송이 유고브와 함께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역시 이 같은 추세를 그대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11월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은 하원 226석을 차지, 여전히 절반(218석)을 넘기는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지난 6월 조사 당시 230석보다 전망이 다소 줄었다.

민주 성향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나눠 갖고 있는 상원도 민주당 입장에선 아슬아슬하긴 마찬가지다.

미국 중간선거가 11월8일 치뤄진다. 현재 여론은 공화당의 우세를 점치고 있지만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도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어 민주, 공화 양당의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사진=미 의회 홈페이지
미국 중간선거가 11월8일 치뤄진다. 현재 여론은 공화당의 우세를 점치고 있지만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도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어 민주, 공화 양당의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사진=미 의회 홈페이지

'정권심판 對 MAGA심판' 충돌

여당인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면 바이든 정부의 국정 과제 추진이 탄력을 받으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반면, 야당인 공화당이 의회 권력을 탈환, 여소야대 정국이 조성되면 '바이든표 정책' 뒤집기가 시도되면서 정부와 의회 간 국정 주도권 싸움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판세는 여전히 공화당이 다소 유리하다는 전망이 많다.

다만 초반에는 공화당이 무난하게 상·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면, 지금은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방빙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하원 선거도 공화당이 이전처럼 절대적으로 우세한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7일 기준으로 미국 하원은 민주당 219석, 공화당 211석, 공석 5석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의 선거 예측 사이트 270투윈(270towin)에 따르면 이번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은 204곳, 공화당이 218곳에서 우세한 상황이며 13곳은 경합 지역으로 분류됐다.

선거 분석기관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현재 판세상 공화당 우세 지역을 218곳, 민주당 우세 지역은 207곳, 경합 지역은 10곳으로 분류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50 대 50으로 양분하고 있는 상원은 박빙 상태다. 이번에 새로 선출되는 35곳 중에서 21곳은 공화당, 14곳은 민주당이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270투윈은 이 중 공화당은 20곳, 민주당은 13곳에서 우세하고 2곳은 경합 중인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이번에 선거가 진행되지 않는 다른 상원 의석을 더하면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49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경합지 2석(네바다, 조지아)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라고 270투윈은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도 판세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민주당과 공화당의 집중적 공략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말 "상원보다 하원에서 (공화당이) 이길 가능성이 더 크다"면서 "상원은 현재 의석이 50 대 50이고 미국도 50 대 50으로 양분돼 있다. 상원에서 어느 쪽이 이기든 아주 근소한 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조 바이든(왼쪽)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국 조 바이든(왼쪽)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낙태 이슈에 결집…바이든 대 트럼프 재대결 구도도

중간선거 판세 변화에는 연방 대법원이 6월 말 연방 차원의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것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 이후 남부 지역 주(州)를 위주로 낙태 금지법이 시행되고 동성혼 등 다른 진보적 이슈도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위기의식을 느낀 진보·여성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폐기된 후 최근까지 실시된 4번의 재보선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때 해당 지역에서 받은 지지율보다 5%포인트 가까이 더 득표했다. 지난 대선 때보다 더 민주당 지지자가 결집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2일 공화당 텃밭인 캔자스주에서 진행된 낙태 관련 찬반 투표에서는 예상과 달리 낙태권 옹호 진영이 완전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여기에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최근 총기 규제법, 반도체 지원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쟁점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킨 것도 중간선거 판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대규모 기후변화 투자, 처방 약값 인하 등 민주당 숙원 사업이 대거 포함됐다. 선거 분위기 변화에 탄력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대야 공세 전면에 나서면서 이른바 '마가(MAGA) 심판론'을 부각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중도·보수 공화당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 아래에 있는 현재의 공화당은 사실상 '극우 파시즘' 정당이기 때문에 투표로 심판해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는 논리다.

MAGA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의미하는 말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다.

지난달 25일 메릴랜드주 연설에서 "트럼프 세력을 뒷받침하는 전체적인 철학은 '준파시즘'(semi-fascism)"이라면서 포문을 연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주요 경합지를 돌면서 선거 지원을 벌일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트럼프 때리기'는 공화당이 사실상 '트럼프 당'이 됐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트럼프 때리기'와 별개로 공화당 후보 상당수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에서 '막후 1인자' 위상을 여전히 갖고 있다.

주 단위 선거까지 포함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5명에 대해 지지 선언했으며 이 가운데 183명이 공화당 경선을 통과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공화당 내에서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점에서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가 2020년 대선 때 대결을 했던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간 대리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수시로 밝히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후에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 의사당 폭동 청문회나 연방수사국(FBI)의 불법 기밀 유출 혐의 수사 등을 계기로 사법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성적뿐만 아니라 그의 향후 정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낙태 이슈에 더해 정권 심판론 소재인 경제 이슈도 여전히 변수라는 분석도 많다.

인플레이션 상황이 완화되기는 했으나 고(高)물가 상황이 계속되면서 경제 문제를 가장 큰 선거 이슈로 꼽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 1일 조사에서 전체의 64%가 미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전체의 68%는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해 여전히 바닥에는 정권 심판론의 정서가 감지되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 경합지 후보들이 바이든 대통령과 공동 선거운동에 소극적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것도 이런 바닥 민심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편으로 계속) 

● 권영일 객원기자(미국 애틀랜타)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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