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엔화 가치...전문가들 "147엔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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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엔화 가치...전문가들 "147엔도 가능"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9.0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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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엔화 143엔 돌파...엔화 가치 24년래 최저치
연준 긴축 우려 커질수록 엔화 매도 압력도 높아져 
달러당 일본 엔화의 가치가 24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진=연합뉴스
달러당 일본 엔화의 가치가 24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달러당 일본 엔화의 가치가 24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는 여타 중앙은행들과는 달리 통화완화 정책을 고수하는 일본 정부의 정책이 엔화 달러당 엔화 가치를 큰 폭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엔화의 추가적인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달러당 엔화 143엔 돌파...엔화 가치, 24년만에 최저치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달러당 엔화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7일 오전 143.07엔까지 올라섰다. 달러당 엔화는 1998년 이후 약 24년 만에 처음으로 143엔대를 넘어섰다.

약 한 달 전인 7월 말 당시 달러당 엔화는 133엔대를 기록했는데, 한 달 여만에 8엔 이상 급락한 것이다. 

일본 엔화가 약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일본은행(BOJ)과 주요 중앙은행들과의 통화 정책의 차이가 주요 원인이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언한 주요국 중앙은행들과는 달리 일본 정부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지난 밤 엔화의 하락세가 유독 컸던 점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0로 집계돼 전월(56.7) 및 예상치(55.5)를 모두 웃돌았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것이며, 27개월 연속 확장세를 지속한 것이다. 미 경제가 예상외로 탄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고, 이것이 연준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격차를 부각시키며 엔화의 매도세를 이끈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월 미 서비스 부문의 활동이 예상외로 활기를 띤 것으로 나타나면서 엔화 매도세가 더욱 강해졌다"면서 "특히 오는 8일 유럽중앙은행(ECB)이 1999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또한 일본 엔화에 더욱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내놓던 호주중앙은행(RBA)마저 기준금리를 인상한 점 또한 엔화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날 RBA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일본 정부 개입 가능성 낮아...147엔 돌파도 열어둬야 

일본 정부는 엔화의 급격한 약세 흐름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스즈키 순이치(鈴木俊一) 재무상은 전일 "최근의 (엔화의) 움직임은 꽤 급속하고 일방적"이라며 "(엔화 약세 움직임이) 계속 지속되는 데에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주에도 같은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일본 정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엔화의 약세 흐름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카산 증권의 수석 전략가인 리키야 다케베는 "앞서 달러당 엔화가 139엔을 넘어선 후 '우려된다'고 언급했던 스즈키 재무상은 이번에는 이 표현을 쓰지 않았다"며 "통화 시장에 대한 개입이 임박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와시타 마리 다이와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재경부와 일본은행은 현 국면이 엔화의 문제가 아닌 달러 강세라고 보고 있을 것"이라며 "그것은 불행하게도 개입에 대한 절박감이 적고 일본은행이 정책을 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의 통화 개입이나 완화적 정책 수정이 없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여타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우선시하고 있는 만큼 엔화 가치의 추가적인 하락을 막기 어렵다.

지난 밤에도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3.35%까지 올랐지만, 일본은행은 일본의 10년물 국채수익률에 대해 0.25%의 상한선을 유지하고 있다. 채권 수익률 격차는 달러를 끌어올린 반면 엔화는 24년만에 최저치로 끌어내렸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주 "달러당 엔화는 1998년 최고치인 147엔을 향해 움직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달러의 초강세 현상이 엔화 뿐만 아니라 원화 약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요 6개 통화국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10선을 넘어섰는데, 이는 2002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달러·원 환율은 7일 오후 1시 현재 1387원까지 올라섰다. 달러·원 환율이 1380원대를 넘어선 것은 13년5개월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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