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시장 재편되나…GS리테일은 '철수', 네이버는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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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시장 재편되나…GS리테일은 '철수', 네이버는 '참전'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8.1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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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문제"…새벽배송 줄줄이 철수
출사표 낸 업체도 늘어…네이버 하반기 도입 예정
대형마트 규제 완화 여부도 관건
G마켓·옥션 스마일배송 차량. 사진=G마켓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새벽배송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롯데, BGF, GS리테일 등의 유통 공룡들도 투자 대비 수익성 확보의 어려움으로 새벽배송 사업을 철수한 반면, 시장 참전 의사를 밝힌 유통업체도 늘고 있다. 또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 완화가 현실화될 경우 마트의 새벽배송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경쟁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BGF·GS리테일 '철수'…"수익성 확보 어려워"

2015년 마켓컬리가 '샛별배송'으로 처음 선보인 새벽배송은 온라인 식품 구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고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대되며 빠르게 성장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2조 5000억원에서 2023년 11조 9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이커머스 업체부터 유통 대기업까지 다수의 업체가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최근 사업을 철수하는 기업이 늘었다.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은 지난 4월 새벽배송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롯데온 관계자는 "한정된 자원과 인력을 경쟁력이 있는 '바로배송'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BGF의 헬로네이처도 롯데와 같은 달 새벽배송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어 밀키트 업계 1위인 프레시지는 지난 7월 온라인몰 개편에 따라 비중이 낮은 새벽배송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부터 GS프레시몰을 통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던 GS리테일도 8월부터 해당 서비스를 종료하고 퀵커머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새벽배송 중단을 결정한 대부분의 업체는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과 출혈 경쟁을 사업 철수의 이유로 꼽았다. 신선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상온, 냉장, 냉동 물류 인프라를 전국 각지에 구축해야 원활한 새벽배송이 가능하다. 따라서 막대한 투자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아직 시장 내 '절대 강자'가 없어 너도나도 할인 마케팅을 벌이며 출혈 경쟁을 지속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투자에 많은 비용을 들였어도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순간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재는 경쟁자가 많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까지 얼마만큼의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 지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새벽배송 전쟁 '2막'…"아직 성장 잠재력 커"

사진제공=CJ대한통운.
사진제공=CJ대한통운.

주요 유통기업들이 새벽배송 시장에서 물러나며 쿠팡·컬리·SSG닷컴의 3강 구조가 굳어지는 듯 했으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기업이 속속 등장했다. 여전히 새벽배송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인 네이버도 하반기부터 새벽배송 서비스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지난 5월부터 육아, 생필품 등 일부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당일배송’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새벽배송도 CJ대한통운의 물류 인프라를 통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네이버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운영 물량을 대폭 확대하고 새로운 배송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마켓·옥션은 지난 2월 말 새벽배송 시범 운영을 시작한 데 이어 서비스 대상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다. 자사 스마일클럽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 11일에 신설한 '스마일프레시' 전용관에는 SSG닷컴이 쓱배송, 새벽배송을 통해 취급하고 있는 상품을 연동해 입점시켰다. 이를 통해 G마켓은 신선식품 새백배송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다. 

진성민 지마켓 플랫폼사업실장은 “그룹사 간 시너지를 통해 신선식품을 비롯한 전 영역을 아우르는 상품을 갖추고, 배송 서비스까지 확대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더욱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코리아도 지난 5월부터 ‘얼리 모닝 딜리버리'라는 이름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1998년에 한국법인을 설립한 이후 오프라인 유통에만 집중해왔던 코스트코가 이커머스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코스트코의 배송도 CJ대한통운이 담당한다. 

티몬은 지난 4월부터 콜드체인 전문 물류회사 팀프레시와 손잡고 서울과 경기, 인천 등에서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여부도 관건

대형마트 규제 완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가로막는 영업 제한 조항 등이 ‘경쟁 제한적 규제’에 해당한다며 산업통상자원부와 법제처 등에 개선을 권고했다. 쿠팡 등 대형 온라인 유통 업체는 영업 제한을 받지 않는 반면 대형마트는 온라인 영업 제한을 받아 차별의 소지가 있으며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현재 대형마트는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영업을 할 수 없어 새벽배송이 불가능하다. 규제가 풀리면 대형마트는 전국 곳곳에 놓인 오프라인 점포를 물류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새벽배송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최근 점포를 물류센터로 활용하며 퀵커머스, 즉 당일배송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새벽배송이 허용될 경우 현재 퀵커머스처럼 별도의 투자 비용 없이도 빠르게 전국적인 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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