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빌 게이츠, "美 인플레 감축법 통과 숨은 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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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빌 게이츠, "美 인플레 감축법 통과 숨은 공신"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2.08.17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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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에서 물러난 뒤 기후위기와 청정에너지에 관심이 커지면서 기후변화 법안에 제동을 걸었던 조 맨친 등 의원들을 상대로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3년간 로비 활동을 했다. 사진=Crast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에서 물러난 뒤 기후위기와 청정에너지에 관심이 커지면서 기후변화 법안에 제동을 걸었던 조 맨친 등 의원들을 상대로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3년간 로비 활동을 했다. 사진=Crast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의회에서 가결된 '숨은 공로자'는 빌 게이츠라는 보도가 나왔다.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에서 물러난 뒤 기후위기와 청정에너지에 관심이 커지면서 기후변화 법안에 제동을 걸었던 조 맨친 등 의원들을 상대로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3년간 로비 활동을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 법은 바이든 대통령이 역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한 '더 나은 재건 법안'의 축소판으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40% 감축하기 위해 전기차 구매자에 세액 공제를 해준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석탄 생산량이 많은 웨스트버지니아주 출신인 맨친 의원은 여당인 민주당 소속임에도 지난달 물가 상승 우려와 부유층 증세를 이유로 더 나은 재건 법안을 반대했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에는 찬성했다.

공화당이 상원 의석의 절반인 50석을 확보한 상황에서 맨친 의원이 던진 한 표는 법안 통과를 사실상 결정했다.

게이츠는 2019년 워싱턴DC에서의 만찬이 맨친 의원과 친분을 쌓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당시 기후 문제에서 혁신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고 미국이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고 했다"며 상원의원들에게 세계가 기후변화를 멈추려면 미국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대학이 기후위기와 관련된 혁신적인 연구를 하려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 게이츠는 맨친 의원이 지난해 12월 더 나은 재건 법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이듬해 1월 워싱턴DC에서 맨친 의원 부부를 만났다.

게이츠는 이 자리에서 웨스트버지니아의 탄광 산업과 석탄발전이 쇠퇴해 노동자가 실직하면 자신이 세운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인 테라파워를 비롯한 업체들이 새로운 형태의 소형 원자력발전소를 짓는 데 동원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또 다른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계속 설득을 시도했다"고 돌아봤다.

맨친 의원은 소신을 굽히지 않았지만 게이츠는 지난달 아이다호주 선밸리 언론 행사에서 다시 맨친 의원을 만났고 이후에도 그와 여러 차례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

그래도 맨친 위원이 물가 상승을 걱정하며 기후변화 대응에 반대하자 동료 의원들은 물론 경제 전문가와 노동자 단체의 도움을 얻어 설득을 포기하지 않았다.

경제학자이자 전미야생동물연합(NWF) 최고경영자(CEO) 콜린 오마라는 이 법안이 향후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대비책이 될 수 있을뿐더러 유럽에 더 많은 에너지를 수출하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맨친 의원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에 대응하는 법안에 합의했다.

앞서 척 슈머 원내대표는 맨친 의원이 더 나은 재건 법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을 때 게이츠와 통화하기도 했다.

게이츠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서 "무한한 인내심을 보였다고 말한 슈머 대표에게 '더 큰 인내심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6개월간 도전 의식을 북돋웠다"며 인플레이션 감축법 통과가 자신의 기후위기 작업에서 '행복한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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