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반기는 더 어렵다…관건은 반도체·스마트폰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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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하반기는 더 어렵다…관건은 반도체·스마트폰 수요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7.0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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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 매출 77조, 영업익 14조
하반기 실적 반등 관건...반도체·스마트폰 수요 회복
'5만전자'에 갇힌 삼성전자, 급반등은 쉽지 않을 듯
삼성전자는 7일 올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삼성전자가 7일 올 2분기 잠정실적을 내놨다. 잠정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0.94% 증가한 77조원, 영업이익은 11.38% 늘어난 14조원이다. 매출은 증권사 추정치와 일치 했으나 영업이익은 예상을 소폭 하회했다.

문제는 하반기 경영환경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불황 우려는 2분기가 시작에 불과했고, 경기 침체가 하반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하반기 최대 변수 반도체·스마트폰 수요

올 2분기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물가상승과 고금리 여파 등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 부문 판매가 예년보다 녹녹치 않은 상황이지만 반도체 부문이 다른 부문의 부진을 상쇄하며 전체적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분석은 삼성전자가 최근 결정한 상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TAI는 매년 상·하반기 실적과 시장점유율 등을 토대로 최대 월 기본급의 100%를 지급하는 성과급이다.

6일 발표에 따르면 반도체(DS) 부문 메모리사업·시스템LSI사업부·파운드리사업부 모두 TAI로 월 기본급의 100%를 받는다. 발광다이오드(LED) 사업부는 75%를 수령한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는 무선사업부·네트워크사업부 등도 100%를 받는다. 다만 생활가전 사업부만 62.5%를 지급 받는다. 생활가전 사업부의 경우 지난해 100%를 받았다. 

관건은 핵심사업의 수요가 얼마나 살아나느냐다. 특히 반도체산업의 버팀목이었던 데이터센터 수요가 하반기부터 다소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어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일부 D램 공급업체들이 수요가 불확실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고 물량에 대한 압박으로 판매 가격 인하 의사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3분기 D램 가격은 2분기보다 10% 가까이 떨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낸드플래시 가격 또한 하락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6월 낸드플래시 메모리카드·USB향 범용(128Gb 16Gx8 MLC)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개당 4.67달러를 기록해 전월(4.81달러)보다 3.01% 떨어졌다. 고정거래가격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와 글로벌 수요처 기업이 체결하는 공급계약 가격을 뜻한다. 낸드플래시 고정가격이 하락세를 기록한 건 2020년 10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TV 시장도 축소가 예상된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을 2억1164만대(3월)로 전망했지만 최근 2억879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트렌드포스도 TV 출하량 전망치를 지난 1월 2억1700만대에서 4월 2억1200만대로 낮춰 잡았다. 스마트폰 부문에서도 삼성전자는 3분기 선보일 새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4'와 '플립4'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커지는 경기침체 우려 속에 소비자의 지갑이 열릴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 수뇌부들도 하반기 실적 방어에 머리를 맞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4년 만에 '상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개최하고 위기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회의에는 본사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 모두 240여명(DX 140여명, DS 1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회의의 공통 주제는 '재고 건전화'였다. DS와 DX 부문은 하반기 실적 방어를 위해 고부가 가치 제품 판매 확대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삼성은 이번 회의에서 지난 5월 밝힌 450조원 규모의 '역동적 혁신 성장을 위한 미래 준비'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해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하자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반도체를 생산 중인 삼성전자 직원 모습. 사진=연합뉴스

'5만전자' 반등 당분간 어려울수도

2분기 잠정실적이 어려운 경영환경을 감안할 때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5만전자'의 늪에 빠진 삼성전자의 주가 바닥은 어디일까. 증권가의 반응은 조심스럽다. 불황에 대한 우려는 2분기가 시작점에 불과한데다 경기 침체가 하반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수 있어서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주요 도시 봉쇄 등 영향으로 구매자들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최근 판매 부진으로 평소보다 늘어난 재고를 줄이기 위해 부품 구매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경기 둔화 움직임은 서버 투자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구글과 메타 등 하이퍼 스케일러가 수익 증가세 둔화로 하반기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일부 줄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지노가 가격 하락, 세트 부문 출하량 감소와 원가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연간 영업이익은 5조600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인 영업이익 62조2000억원을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수요 회복 시점에 대해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에는 3분기 정도면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반등 시점은 최소한 1분기에서 2분기 정도 늦춰보고 있다"면서 "올해 4분기 말이면 조정이 마무리되고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반도체 사이클이 전환 될 것"이라고 봤다.

외국계 투자금융업계의 시각도 비슷하다. 골드만삭스는 "D램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해 내년 1분기까지 떨어질 것"이라면서 "스마트폰과 PC 수요, 서버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하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3000원에서 9만원으로 낮췄다. JG모건 또한 같은 맥락에서 목표주가를 10만에서 8만5000원으로 낮게 잡았다. 

환율도 향후 실적과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은 달러로, 스마트폰과 TV·가전 등 세트 부문은 현지 통화로 결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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