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나타난 경기침체 우려..."주식비중 줄여라"
상태바
곳곳에서 나타난 경기침체 우려..."주식비중 줄여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7.06 12: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 장단기 금리 역전에 유가 100달러 하회...달러 초강세 현상까지
신한금융투자 "3분기 주식비중 축소...달러자산 적극적 확대"
곳곳에서 묻어난 경기침체 징후에 국내증시도 장 초반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곳곳에서 묻어난 경기침체 징후에 국내증시도 장 초반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주식시장을 장악했다. 

지난 밤 뉴욕증시는 경기침체로 인해 시장의 악재인 인플레이션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에 장 초반의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며 혼조 양상으로 거래를 마감한 바 있다.

그러나 곳곳에서 묻어난 경기침체 징후에 국내증시도 장 초반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경기침체 전조 현상

지난 밤 뉴욕증시에서 엿보인 경기침체 징후는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가장 먼저 투자자들이 주목한 부분은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이다. 지난 밤 미 채권시장에서는 2년물과 10년물 채권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2.82% 수준에서 거래됐으며, 2년물 국채금리는 2.83%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장기물 채권금리가 단기물 금리를 웃돌지만, 이것이 역전되면 경기둔화가 금리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줘 경기침체의 전조 현상으로 해석된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올 들어 세 번째로 2년물 국채금리 아래로 떨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익률 곡선의 역전 현상은 지난 50년간 미국의 모든 경기침체 이전에 나타났다"며 "물론 (수익률 곡선 역전) 직후에 경기침체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후 2년 이내에는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비스포크 역시 "수익률 곡선이 반전될 때 향후 1년 이내의 어느 시점에서는 경기후퇴 가능성이 3분의 2 이상, 향후 2년 이내에는 경기후퇴 가능성이 98%였다"고 말했다.

CNBC는 "미국의 채권 시장은 경기가 하강하고 있거나, 이미 침체에 빠졌을 수 있다는 경고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 100달러 하회..달러 초강세 현상 지속

국제유가가 급락한 점 또한 경기침체에 대한 전망을 반영한 부분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대비 8.2% 급락한 배럴당 99.5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하회한 것은 지난 5월11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국제유가의 급락세는 최근 몇 달 간의 급등세에서 빠른 반전을 보여준 부분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면서 공급망이 붕괴되고, 코로나19 이후 빠른 회복으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고공행진을 펼친 바 있다. 이는 2022년 주요 경제의 먹구름으로 작용한 인플레이션의 한 축이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하회한 점은 그만큼 경기침체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휘발유 수요가 이미 둔화되고 있다는 징후에 주목하기도 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6월 첫째 주부터 넷째 주까지 4주간 평균 휘발유 수요는 전년동기대비 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타드 에너지 분석가인 루이스 딕슨은 "석유 회사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점차적으로 배럴당 100달러 가격에 대응해왔고, 이 과정은 올해 말 시장에 더 많은 원유를 공급해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티그룹 상품 전략가들은 "경기침체가 점점 더 심화될 것"이라며 "만일 주요 산유국들이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유가는 올해 말까지 배럴당 65달러, 2023년 말까지 배럴당 45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달러의 초강세 흐름도 경기에 대한 우려가 배경으로 작용했다. 

달러는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20년만에 유로 대비 최고치에 근접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일 106.797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연초의 95선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라보뱅크의 FX 전략 책임자인 제인 폴리는 "달러는 여전히 주요 안전지대로 남아있다"며 "투자자들은 스트레스와 불안이 있을 때 여전히 달러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유가 급락 따른 인플레 해소 기대감은 섣불러

시장에서는 유가가 급락한 점을 감안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해소되고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 밤 뉴욕증시에서는 아마존과 타깃 등 일부 소비 관련주가 상승세를 보인 바 있는데, 이는 유가 하락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다른 제품에 대해 지갑을 열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가들은 유가 하락이 운전자들과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만큼 안도감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유가가 하락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원유 가격에 대한 소매 연료 가격이 일반적인 수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기 때문. 

골드만삭스는 "새로운 정유소들이 본격적으로 공급을 늘리는데 수 년이 걸리고, 화석 연료에 대한 환경 보호주의자들의 우려로 신규 투자가 좌절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해결책은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경기침체 감안한 투자전략 유효

경기침체 징후는 곳곳에서 더 많이 등장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경기침체를 염두에 둔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시스템 리스크를 동반한 깊은 침체를 가정하지는 않지만, 그 가능성 타진과는 논외로 경기침체 우려가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피해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것은 그간 심화됐던 경기침체 우려가 경제지표와 기업이익 훼손에서 확인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이 증권사는 "7월 이후 실질 수요 하락과 실적시즌 돌입 과정에서 기업 가이던스와 애널리스트 추정치의 급격한 하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수요측 압력 둔화로 인플레이션 정점 확인이 예상된다"며 "주식비중 축소 및 채권비중 확대, 원자재 중립, 달러 자산의 적극적 편입 확대가 3분기 자산 전략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