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인상' 여파 탓일까…'탈배달앱' 현상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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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인상' 여파 탓일까…'탈배달앱' 현상 뚜렷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7.05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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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배달앱 월간 이용자 수·결제 금액 감소세
배달비 인상·물가 상승 영향에 소비자 "부담스럽다"
배달 오토바이. 사진=연합뉴스
배달 오토바이.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소비자들의 배달앱 이탈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기 직전인 3월을 기점으로 배달앱 시장 규모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배달비 인상 논란에 물가 상승까지 겹쳐 배달 수요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약 3182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약 3209만명의 MAU를 기록한 5월보다 27만명 이상 줄어든 수치다. 지난 3월과 4월의 MAU는 각각 약 3532만명, 3322만명으로 나타났다. 

배달앱별로 따져보면 쿠팡이츠와 요기요의 지난달 MAU가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배달의민족만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쿠팡이츠의 6월 MAU는 438만 여명으로 나타났다. 450만명의 이용자 수를 기록한 지난달 대비 12만명이 넘게 감소했다. 2021년 2월 이후 역대 최저치다. 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6월 넷째 주(20~26일)에도 쿠팡이츠의 주간 이용자 수는 전월 동기 대비 14만명 가량 줄은 223만명으로 나타났다. 배달앱 3사 중 가장 뚜렷한 감소세다. 

요기요 역시 이용자 수가 감소했다. 요기요의 6월 MAU는 746만명으로 5월 766만명보다 약 20만명 줄었다. 6월 넷째 주의 주간 이용자 수는 전월보다 약 3만명 줄어든 406만명을 기록했다.

배달의 민족의 6월 월간 이용자 수는 약 1999만명으로, 5월(1994만명) 대비 5만명 늘었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MAU가 2개월 연속 2000만명대를 밑돌았다.

배달앱 내 결제 금액의 규모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거리두기 해제 이후 국내 주요 배달 앱의 결제 추정금액의 변화를 조사한 지난달 배달앱 3사의 결제 추정금액은 1조 87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중 최저 금액이다. 거리두기가 해제되기 전인 3월의 결제 추정금액은 2조 3500억원으로, 3월 대비 21% 감소했다.

연령별 3월 대비 6월 결제 추정금액을 살펴보면 20대 결제 추정금액은 16% 감소했으며, 30대는 23%, 40대는 22%, 50대 이상은 20% 감소했다. 전 연령층에서 배달 결제 금액이 고르게 감소한 것이다. 

배달앱 결제 추정금액 표. 사진제공=
배달앱 결제 추정금액 표. 사진제공=와이즈앱·리테일·굿즈

이같은 '탈 배달앱' 현상이 지속되는 이유로는 앞서 논란이 됐던 배달비 인상이 꼽힌다. 배달비는 배달 수요 증가와 단건배달 경쟁으로 인한 라이더 수급 문제가 반복되며 꾸준히 인상됐다. 이에 배달비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절약을 위해 배달앱을 지우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배달업체 역시 배달 수수료를 논란 전 수준으로 되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출혈경쟁으로 인해 적자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배민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 75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쿠팡의 신사업인 쿠팡이츠는 지난해에 80%에 가까운 매출 증가세를 보였으나 쿠팡 자체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약 2621억원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계가 단건배달 주문을 수행하는 월급제 라이더를 모집하는 등 배달기사 공급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가 상승이 배달앱 이탈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를 기록했다. 6%는 23년 만에 최고 상승폭이다. 이에 배달비와 음식 금액을 합하면 한 끼 식사로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 지출된다는 소비자 의견이 줄을 이었다. 

일각에서는 4, 5월은 원래 배달 시장에서 계절적 비수기이므로, 여름을 맞이하면 배달앱 이용자 수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전까지도 4, 5월에는 이용자 감소세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다만 동작구 신대방동에서 수년 간 배달 전문 식당을 운영해온 자영업자 박모(36)씨는 상황을 어둡게 전망했다. 박씨는 "원래같으면 6월 말부터 배달 주문이 급격히 늘어나 정신없이 바빠진다"라며 "올해는 더위가 일찍 찾아왔는데도 배달 알림이 도통 울리지 않아 올 여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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