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면'의 계절…팔도·농심·오뚜기 3파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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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면'의 계절…팔도·농심·오뚜기 3파전 승자는?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6.2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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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배홍동, '절대강자' 팔도 맹추격
팔도, 농심, 오뚜기 체제 굳어져
라면 시장 주춤한데 비빔면 시장은 꾸준히 성장
여름철 비빔면 경쟁 더욱 본격화될 전망
농심 배홍동 비빔면. 사진제공=농심
농심 배홍동 비빔면. 사진제공=농심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비빔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비빔면 시장의 절대강자 팔도를 농심이 빠르게 추격하면서다. 

28일 농심에 따르면 배홍동 비빔면(이하 배홍동)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보다 20% 늘어난 180억원으로 집계됐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5월 이후의 매출은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심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 대비 약 30% 높게 잡은 올해 매출 목표 300억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팔도비빔면 모델 배우 이준호. 사진=팔도
팔도비빔면 모델 배우 이준호. 사진=팔도

그간 비빔면 시장은 팔도의 독주체제였다. 1984년 팔도비빔면을 출시한 이후 팔도는 30년 넘게 1위의 자리를 지켜왔다. 한때 팔도비빔면의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할 정도였다. 오뚜기 함흥비빔면, 농심 찰비빔면 등 경쟁사도 비빔면을 꾸준히 출시했지만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오뚜기가 진비빔면을, 농심이 배홍동을 출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20년 백종원을 모델로 내걸고 경쟁사 제품 대비 많은 양을 강조하며 출시된 오뚜기 진비빔면은 출시 1년 만에 5000만개를 팔아치우며 단숨에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오뚜기와 팔도가 양강 구조를 형성하는 듯 했으나 농심이 지난해 3월 출시한 배홍동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진비빔면을 제치고 2위에 등극했다. 농심은 TF팀을 꾸리고 약 1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배, 홍고추, 동치미로 맛을 낸 배홍동을 출시했다는 설명이다. 배홍동 제작 과정에서 TF팀 직원들은 전국 팔도의 비빔국수 맛집을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과 오뚜기의 추격으로 팔도의 시장 점유율은 50% 수준으로 낮아졌다. 농심 배홍동의 시장 점유율은 20% 정도다. 업계는 농심 배홍동이 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1위 팔도와의 격차를 좁혀갈 것으로 전망한다. 

농심 관계자는 "비빔면 시장 1위인 팔도비빔면과 농심 배홍동비빔면이 올해 치열한 시장 쟁탈전으로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3위 제품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며 "더위가 본격화되는 7, 8월에는 소비자 대상 마케팅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등 올여름도 비빔면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 진비빔면 배사매무초 모델
오뚜기 진비빔면 배사매무초 모델 배우 정은지, 한선화, 이선빈. 사진제공=오뚜기

올 여름 비빔면 시장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측된다. 여론조사업체 글로벌리서치가 지난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다른 계절에 월 평균 0.6개의 비빔면을 섭취하는 반면, 여름철에는 월 평균 1.1개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에는 비빔면 섭취량이 2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또 코로나19 유행기간 동안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소비자 비율이 늘어나고 최근 외식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비빔면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라면 시장이 2013년 2조원을 돌파한 이후 계속 제자리걸음인 가운데 비빔면은 비중은 작지만(2019년 기준 6%)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aTFIS)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2015년 757억원에서 2020년 1400억원을 넘기며 두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약 1500억원으로 추정되며, 올해는 2000억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시장 점유율을 키우기 위한 팔도·농심·오뚜기도 움직임도 바빠졌다. 

팔도는 올해 2PM 출신 배우 이준호를 팔도비빔면의 모델로 새롭게 발탁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또 지난 1월에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20% 증량한 팔도비빔면 컵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농심은 기존 배홍동 모델인 방송인 유재석을 올해도 기용하며 '세계관' 마케팅 확대에 나섰다. 지난 3월 새롭게 선보인 광고에서는 유재석이 ‘배홍동 상사’라는 회사의 대표와 영업부장, 홍보과장 등 1인 3역으로 등장했다. 배홍동 상사에서 ‘전국민 배홍동 알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영업부장 ‘매콤유’는 유통채널 활성화에 힘쓰고 홍보과장 ‘비벼유’는 디지털 광고와 프로모션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끈다는 내용이다. 농심은 광고와 더불어 온·오프라인에서 각종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오뚜기는 지난 3월 진비빔면의 소스를 리뉴얼했다. 기존 소스에 배·매실·무 등을 첨가하면서 이름도 '진비빔면 배사매무초'로 바뀌었다. 배, 홍고추, 동치미의 맛을 강조해 성공을 거둔 배홍동과 비슷한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오뚜기는 진비빔면의 모델도 변경했다. 진비빔면 배사매무초의 시원하게 매운 맛을 드러내기 위해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의 배우 이선빈, 한선화, 정은지를 기용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빔면 성수기'인 여름을 맞으면서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팔도, 농심, 오뚜기 3사는 올 여름 본격적인 순위 싸움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커지는 시장을 겨냥한 후발주자도 상당수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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