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곡의 쌍용차, KG 품으로…'토레스' 흑자 전환 이끌까
상태바
질곡의 쌍용차, KG 품으로…'토레스' 흑자 전환 이끌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6.29 14: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쌍용차 최종 인수 후보자로 KG그룹 컨소시엄
7월 회생계획안 마련, 8월 관계인 집회 개최
토레스 흥행 여부, 쌍용차 매각 주요 관전포인트로
KG그룹 컨소시엄이 쌍용차의 최종 인수 후보자로 선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새 주인을 찾기까지 질곡의 세월을 보내 온 쌍용자동차의 최종 인수 예정자로 KG그룹이 선정됐다. KG그룹은 운영자금 포함 9000억원을 베팅해 최종 낙점됐다. 지난해 6월 매각 작업에 들어간 지 1년여 만이자 에디슨모터스 인수 불발 이후 3개월 만이다. 인수 및 회생절차 마감일인 10월15일까지 쌍용차에게 남은 시간은 29일 기준 109일이다.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선 쌍용차에 남겨진 과제를 점검했다. 

쌍용차 인수까지 남은 과정은

서울회생법원은 KG그룹 컨소시엄(KG모빌리티, KG ETS, 켁터스PE, 파빌리온PE 등)을 쌍용차 인수자로 28일 최종 선정했다. 법원은 이날 오전 쌍용차가 법원에 제출한 최종 인수 예정자 선정 허가 신청서를 승인했다. 스토킹호스(조건부 계약 체결 후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재매각 절차에서 본입찰에 참여한 쌍방울그룹은 자금 증빙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최종 탈락했다. 

이로써 지난달 18일 KG그룹 컨소시엄과 쌍용차가 체결한 조건부 투자계약 원안대로 쌍용차의 회생절차가 진행된다. 당시 투자계약에 따르면 KG그룹은 인수대금 3355억원에 운영자금 5645억원을 써냈다. KG그룹 측이 요구한 쌍용차 지분은 58.85%다. 앞서 인수가 무산된 에디슨모터스는 3048억원의 인수대금에 지분 95%를 요구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KG컨소시엄이 최종 인수 예정자로 선정됨에 따라 7월까지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라면서 "채권자와 주주의 동의를 얻기 위한 관계인 집회는 8월 말이나 9월 초 열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흥행몰이 중인 쌍용차의 신차 '토레스'. 사진제공=쌍용차

'구원투수' 토레스, 흑자전환 이끌까

21분기 연속 적자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쌍용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차 토레스를 보는 업계 시각은 긍정적이다. 토레스가 2016년 티볼리 출시 이후 9년 만에 쌍용차를 흑자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토레스를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사전계약 첫날 모두 1만2383대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그랜저, 아반떼, 기아의 쏘렌토, 스포티지,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와 함께 토레스는 '사전계약 1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쌍용차 역사상 처음이다. 2010년대 이후 최대 흥행작인 티볼리의 첫 출시 당시 사전계약 대수는 3주간 4000대 규모였다. 

토레스는 중형 SUV를 뛰어넘는 대용량 적재 공간과 착한 가격 그리고 안전성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703리터(ℓ) 공간에 골프백 4개와 여행용 손가방 4개를 동시에 수납할 수 있다. 2열을 접으면 1662리터의 대용량 적재도 가능하다. 엔트리 모델인 T5부터 후측방보조경고, 앞차출발경고(FVSW), 긴급제동보조(AEB), 차선유지보조(LKA) 등 첨단 안전사양을 기본 적용해 작은 위험 요소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판매가격은 트림에 따라 T5는 2690~2740만원, T7은 2990~3040만원 수준이다. 7월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쌍용차가 갚아야 할 빚은 회생채권(회생담보권 포함) 약 8300억원과 공익채권 7700억원 등 1조5000억원 가량이다. 에디슨모터스 인수 당시 수면 위로 불거진 당장 갚아야 하는 회생담보권은 약 2300억원, 조세채권은 558억원이다. 여기에 협력업체 미지급금 규모는 5470억원에 달한다. 협력업체는 약 40~50%의 현금 변제율을 원하고 있어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최소 5000억원에 이른다. 

그 만큼 토레스의 흥행이 절실한 쌍용차다. 업계 전망은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레스가 흥행하면서 현금 변제 이외 채권의 주식 전환 등에 대한 거부감도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재선 KG그룹 회장. 사진제공=KG그룹

KG그룹과 시너지는

쌍용차의 새 주인 후보로 낙점된 KG그룹은 2차전지 소재와 철강 등 완성차 생산과 관련된 사업 분야를 갖고 있다. KG그룹은 그동안 인수합병을 통해 화학과 제철, IT, 미디어, 음식료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KG그룹은 쌍용차 인수를 계기로 자동차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한다는 청사진이다. 관건은 쌍용차와 KG그룹 간 시너지다. 앞서 KG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KG케미칼은 쌍용차 인수전에 참전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KG그룹이 보유한 일부 계열사는 쌍용차 인수가 마무리되면 완성차 업체와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판을 생산하는 KG스틸은 과거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했다. KG그룹의 쌍용차 인수를 계기로 KG동부제철이 다시금 자동차용 강판 사업을 강화하면 수직 계열화를 이룰 수 있다. 

KG그룹은 2차전지 소재 사업에도 진출해 있다. 2017년 2차전지 양극화물질의 원료인 고순도 황산니켈을 생산하는 에너켐을 인수했다. 인수 당시 KG그룹은 "전기차와 2차전지 시장의 세계적 성장에 힘입어 그룹의 성장을 견인할 신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KG ETS는 도금용 산화동 등 신소재와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중유 등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KG그룹이 철강와 이차전지 소재, 친환경 사업 등을 통해 쌍용차의 미래차 전환을 이끌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재무 상황이 부실한 쌍용차 인수로 KG그룹마저 자금 흐름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다. 실제로 법원이 28일 KG그룹 컨소시엄을 최종 인수 후보자 선정하자 KG스틸, KG이니시스, KG케미칼 등 KG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쌍용차 재매각 주요 일지 및 향후 일정

3월 8일 쌍용차, 에디슨모터스에 계약 해지 통보

5월18일 EY한영, KG그룹 컨소시엄을 조건부 인수 예정자로 선정

6월24일 쌍방울, 본입찰(스토킹호스) 인수제안서 제출

6월28일 KG그룹 컨소시엄, 쌍용차 최종 인수자로 선정

7월       쌍용차 회생계획안 마련

8월       관계인 집회 개최

10월15일 쌍용차 인수 및 회생절차 마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