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현대백·이랜드도 도전장…'유통공룡', 대전서 맞붙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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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현대백·이랜드도 도전장…'유통공룡', 대전서 맞붙은 까닭은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6.28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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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상권 우수한 지리적 이점
신세계, '명품맛집' 갤러리아 바짝 추격
현대·이랜드는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진출
유통 격전지 급부상에 향토백화점은 폐점 수순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사진=신세계백화점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사진=신세계백화점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대전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일찍이 대전에 자리를 잡은 갤러리아, 롯데에 이어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이랜드도 줄줄이 출사표를 냈다. 

유통업계가 대전에 주목하는 첫 번째 이유는 수도권과 경부·호남을 잇는 지리적 이점에 있다. 경부선 KTX와 SRT가 모두 대전역에 정차하며, 서대전역을 통해 호남선의 주요 도시까지 접근이 용이하다. 대전에 진출한 기업들은 수도권과도 밀접한 대전에서 인근 상권을 통합해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광역 상권의 구매력이 커진 점도 영향을 끼쳤다. 가까운 세종에 정부부처와 국책연구기관의 이주가 본격화되며 전반적인 소득 수준이 향상됐다.  

이에 대전에 진출한 유통기업들은 각자 '랜드마크'를 자처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갤러리아vs신세계…'대전 대표 백화점' 타이틀 누가 쥘까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점. 사진=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점. 사진=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현재 대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백화점은 서구 둔산동에 위치한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이하 갤러리아)다. 대전 백화점 중 가장 많은 명품점을 보유했으며 매출도 가장 높아 충청권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지난해에는 7407억원의 매출을 냈다. 롯데를 제외하고 현대, 신세계 등 주요 유통기업이 대전에 진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수한 입지 조건을 바탕으로 루이비통, 롤렉스, 프라다 등의 명품 브랜드를 다수 입점시켰다. 

충청권 강자 갤러리아의 아성에 도전하는 곳은 신세계다. 신세계는 지난해 8월 유성구에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이하 대전신세계)를 오픈했다. 갤러리아와 차로 10분 남짓한 거리에 자리한 대전신세계는 연면적 약 8만 6000평(28만4224㎡), 백화점 영업면적 약 2만 8100평(9만2876㎡)으로 신세계백화점 중 세 번째로 크다. 투자비만 6500억원을 들였다. 대전신세계는 지난해 오픈 4개월만에 30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전신세계는 아쿠아리움, 과학관, 테마파크, 갤러리 등을 마련한 복합시설로서 가족단위 고객을 겨냥한 동시에 최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명품,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르메르, 메종키츠네, 메종 마르지엘라 등의 브랜드 라인업은 MZ세대들의 호평을 받았다. 또 오는 30일에 명품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이 입점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전 신세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가운데 갤러리아도 매출 1위의 자리를 지켜냈다"며 "소비자들이 '명품맛집' 갤러리아와 문화시설을 유치한 신세계를 오가며 시너지가 창출되는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다만 20년 넘게 자리를 지킨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2000억원 아래로 떨어지며 역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매출은 1829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줄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리조트 휘트니스, K골프 아카데미, 두피관리 전문점 '프리미엄 헤드스파K’ 등을 입점시키며 새로운 입지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아울렛, '프리미엄' 내걸고 대전 공략

이랜드 NC대전유성점. 사진=이랜드그룹
이랜드 NC대전유성점. 사진=이랜드그룹

현대백화점과 이랜드는 아울렛의 형태로 대전에 진출했다. 지난해 아울렛 시장은 전년대비 21%(롯데·현대백·신세계 전국 34개 점포 기준)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2020년 6월 오픈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은 2021년 86.3%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전국 아울렛 매출 순위 8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프리미엄 전략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은 프라다, 생로랑 등의 명품 브랜드 매장을 다수 갖췄으며 VIP 멤버십도 운영하고 있다. 또 신탄진IC, 북대전IC 등 고속도로 IC에 근접해 지리적 이점도 누리고 있다.    

이달 대전에 도심형 아울렛 NC대전유성점을 오픈한 이랜드도 명품에 힘을 줬다. 1층 명품 카테고리에 구찌,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등의 명품 브랜드와 코치, 마이클코어스 등 중간가격대의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하이엔드 명품을 취급하는 편집샵 ‘미벤트’도 유치했다. 또 VIP라운지 '라운지E'를 지방에서 처음 선보이며 현대프리미엄아울렛과 VIP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해 키즈카페 등 교육 및 체험형 콘텐츠를 기존 도심형 아울렛 대비 대폭 확대해 가족단위 고객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NC대전유성점은 이랜드의 30여년 아울렛 운영 경험과 최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모두 담아 구성한 차세대 도심형 아울렛”이라며 “대전과 세종을 넘어 충청지역 고객이 만족해 찾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래 싸움에...20년 넘은 향토백화점은 폐점 수순

한편 대전 지역 유일의 향토 백화점인 세이백화점은 지난달 매각되며 폐점 수순을 밟게 됐다. 

세이백화점을 운영하는 세이디에스는 지난달 투게더투자운용과 세이 매각계약을 체결했다. 투게더자산운용은 대우건설과 기업은행, 교보증권, 해피투게더하우스 등 4개사가 공동출자한 회사로 지난 1월는 세이 탄방점 건물도 매입했다. 세이백화점은 재임대(마스터리스) 방식으로 운영되다 폐점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투게더자산운용은 세이백화점의 폐점 이후 건물을 허물고 주상복합 오피스텔을 건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에 더해 인근에 대형 유통업계의 신규 점포가 줄줄이 문을 열면서 세이백화점이 경영난을 겪다가 문을 닫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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