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장24시] KB국민은행 신기술 테스트베드 책임자, 방기석 인사이트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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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장24시] KB국민은행 신기술 테스트베드 책임자, 방기석 인사이트지점장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6.27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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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원 IT인력으로 구성된 IT 특화 점포
'KB 메타버스 VR브랜치'와 '더케이프로젝트' 미션 수행
"사용자의 페인 포인트 개선이 가장 중요한 목적"
방기석 KB국민은행 인사이트지점 지점장. 사진=오피니언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KB국민은행 인사이트(InsighT)지점은 국민은행에서 새롭게 적용되는 IT 시스템을 맨 먼저 적용하고 테스트하는 점포입니다. 일종의 신기술 테스트베드 이죠" 

방기석 KB국민은행 인사이트지점 지점장은 오피니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우리에겐 생소한 인사이트지점을 소개했다. 

서울시 영등포구 광복회관 2층에 위치한 인사이트지점은 겉으로는 다른 은행과 차이점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 직원이 모두 IT인력으로 구성된 IT 특화점포다. 일반 영업점과 마찬가지로 예금과 대출 등 기본적인 은행 업무를 수행하면서 영업점 기반의 디지털 전환(DT)을 책임진다.

은행 지점 시스템 변경 전에 인사이트에서 테스트 거쳐

인사이트지점은 일반 은행 지점에서 시스템이나 프로세스 등의 변화가 생기면 가장 먼저 이를 적용해 테스트해보는 역할을 한다. 

방 지점장은 "(시스템이 바뀌는 일이 생길 때) 보통 일반 영업점이 9시 30분에 문을 열면 인사이트지점에서는 8시에 출근해 영업점 오픈 전에 최종적으로 한번 더 온라인상에서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며 "개발자들과 현업 직원들이 실제 상황에서 거래를 하면서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점 오픈 전에 이 모든 것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이 제일 바쁘다"며 "새벽 5시에 나온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방 지점장은 인사이트지점이 처음 오픈한 지난 2019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약 3년간 지점을 책임지고 있다. 1998년 IMF와 함께 입행한 그는 국민은행 영업점과 본부 소비자그룹, 상품그룹을 거쳐 2014년 테크그룹과 연을 맺었다. 

그는 "원래 전공은 법학이지만 2014년부터 정보보호부에서 정보보안과 개인정보보호 쪽 실무 업무를 맡다 보니 IT 분야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됐다"며 "그때부터 계속 테크그룹에서 일을 하다가 2019년 인사이트지점이 생겼을 때 오픈 준비를 하면서 이쪽으로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로 IT 업무를 맡다 보니 현장에서 디지털화를 가장 먼저 체감한 것도 그다. 그는 "2004년 당시 미션은 공과금 업무를 줄이는 것이었다"며 "이를 위해 당시 있었던 팀에서 공과금 스캔 및 자동수납 서비스인 페이웰(Paywell)을 처음으로 만들어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는 25일만 되면 은행이 세금이나 관리비 등을 내러 온 사람들로 꽉 찼는데 지금은 페이웰뿐만 아니라 모바일로 납부가 가능해졌다"며 "이런 것들이 생활 속에 들어온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세기 은행에서 출발해 21세기 은행을 다니는 것 같다"

방 지점장은 본격적으로 은행권에서 본격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시작된 시기를 2019년으로 꼽았다. 그는 "그때부터 클라우드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이 화두가 된 것 같다"며 "지금은 영업점에서도 다양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영업점을 보면 처음엔 태블릿 등이 들어오는 정도였다가 점점 디지털이 업무를 커버하는 영역이 넓어졌다"며 "종이가 줄어들어 페이퍼리스가 대세가 되고, 창구에도 AI 엔진이 들어가있으며 펀드 녹취할 때는 STT, TTS 시스템이 쓰인다"고 말했다. 

방 지점장은 코로나19의 확산과 빅테크의 출현이 은행 비즈니스의 중심축을 바꿔놓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는 모든 것들이 페이퍼리스, AI, RPA 등 디지털 또는 모바일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며 "20세기 은행에서 출발해 지금은 21세기 은행에 다니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지점이 만들어진 것도 영업점 디지털 전환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영업점에서도 혁신을 이뤄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 인사이트지점 내부. 사진=오피니언뉴스
KB국민은행 인사이트지점 내부. 사진=오피니언뉴스

인사이트지점은 2020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디지털화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2020년 국민은행의 차세대 시스템인 '더케이(The K)프로젝트'에서 영업점 단말 관련한 현장 점검과 지원을 맡았다. 이후 2021년에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이후 바뀐 점들을 테스트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말에는 자체프로젝트인 'KB 메타버스 VR브랜치'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단계를 구축했다면 올해는 가상의 지점과 국민은행 코어뱅킹 시스템을 연결하는 '2단계'를 구축하는 중"이라며 "가상공간에서 API를 통한 뱅킹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메타버스라고 하면 아바타나 게임 등을 생각하는데 국민은행은 코어뱅킹을 호출해 실제 거래를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아직 실제로 오픈된 건 아니지만 VR을 통해 나올 수 있는 콘텐츠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사이트지점은 지난해 테크포럼을 개최해 기술적 성과를 공유했다. 그는 "은행권이 기술을 중심으로 한 포럼을 열었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며 "기술기업 수준은 아니지만 시도를 하고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제는 고객이 아니라 '사용자' 중심 시대"

방 지점장은 직원들에게 늘 '페인 포인트(Pain point,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 개선을 주문한다. 그는 "고충점 개선은 가만히 있다 보면 되는 게 아니다"라며 "고객의 관점에서 관심을 가지고 왜 그런지 생각해보는 태도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이트지점의 미션은 불편한 점을 나아지게 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퀄리티, 효율, 속도와 만족감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이 고민하는 시간과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점에 있다 보면 '고객'이라는 말보다는 '사용자'라는 표현이 더욱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방 지점장은 "고객은 '내가 직원이고 넌 고객이야' 하는 객체같은 느낌이 든다"며 "이제는 사용자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이를 위해 강조하는 것은 '사용자 친화적(User friendly)'인 서비스다. 그는 "고령자 등 금융소외계층의 경우 모바일을 필두로 한 디지털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를 교육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기에 금융은 언제나 사용자 친화적인 해결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생각보다 단순할 수 있다"며 "친화적이라는 의미는 사용자마다 달라질 수 있지만, 'Z세대 친화적'과 '시니어 친화적'인 방식을 각자 고민하는 편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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