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공포'에 또 당했다...2400선 무너뜨린 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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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공포'에 또 당했다...2400선 무너뜨린 코스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6.20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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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2381선까지 낙폭 확대...1년7개월래 최저치
환율 1300원 눈앞...외국인 이탈 가속화
코스피 지수가 2400선을 무너뜨렸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2400선을 무너뜨렸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스피 지수가 2400선을 무너뜨렸다.

장중 2381선까지 낙폭을 키웠으며, 이는 지난 2020년 11월5일 이후 1년7개월래 최저치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국내증시 또한 일정 부분 되돌림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에게 우려를 안기고 있다.

결국 'S(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주식시장이 또다시 짓눌린 셈이다. 

유독 낙폭 큰 국내증시...외국인 이탈 가속화

20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01% 내린 2390선을 기록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국내증시의 낙폭이 여타 아시아 증시에 비해 유독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11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2%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일본 닛케이지수(-1.3%)나 호주 증시(-0.9%), 홍콩항셍지수(-0.6%) 등과 비교하면 유독 낙폭이 큰 편이다. 코스피의 경우 주봉상 200주선을 이탈하면서 장기 추세에 대한 불안까지 점증하고 있는 상태다. 

이날 장 초반 국내증시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도높은 매도세다. 오전 11시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은 4000억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1500억원대의 매물을 쏟아내면서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날 장 초반 원·달러 환율이 1294원까지 치솟으면서 1300원을 눈앞에 둔 것이 수급을 악화시킨 요인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즉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증시 투자 매력도는 낮아져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증시 이탈 요인으로 작용한다. 

글로벌 긴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 외국인의 이탈을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원·달러 환율은 경기침체 우려 반영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대로 재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증시는 연준발 침체 진입 우려에 변동성이 더욱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미 정책금리의 역전 우려감도 원화 약세 전망에 일조하고 있다. 지난 6월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연 1.75%)와 미국(연 1.50~1.75%)의 기준금리 차이가 상단 기준으로 같은 수준이 됐다.

미국이 오는 7월에도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시사한 가운데 오는 하반기 초에 한미 기준금리의 역전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4월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낮았던 사례는 총 3번이다.

먼저 IMF 직후인 1999년 6월부터 2001년 2월까지, 그리고 차이나 플레이가 성행한 2005년 8월부터 2007년 8월까지, 마지막으로 연준의 정책 정상화가 진행된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이라는 것.

그 중 현 시점은 세 번째 상황과 유사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궤적을 살펴보면 경기 확장기였던 처음 두 번의 사례가 금리 역전에 관계없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경기가 둔화되는 세 번째 국면에서는 코스피 수익률이 서서히 마이너스로 변하고 미국보다 부진한 결과를 나타내기 시작한다"면서 "요컨대 주식투자를 지속하는데 어려움을 주는 매크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증시는 외국인 투자자에 의해 방향이 좌지우지되는데,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환율"이라며 "자본차익 외에 환차익과 관련된 부분이 총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지금과 같이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고 금리가 역전돼 원·달러 환율이 높아진다면 외국인이 국내증시에서 이탈할 수 있는 충분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 역시 "6월 FOMC 회의를 전후로 한 주식시장 조정 폭 확대와 한미 정책금리 역전 우려감 등이 원화 약세 압력을 높인다"며 "다만 정부의 개입의지 등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단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변동성 장세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 "경기침체 과도하게 반영"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주식시장의 급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경기침체 우려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가운데, 이같은 공격적인 긴축 정책이 경기침체를 앞당길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JP모건은 향후 2년 동안 경기침체 가능성이 63%, 향후 3년 동안 경기침체가 시작될 가능성이 81%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의 패닉이 다소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당장 경기침체를 우려한 패닉 장세는 과한 설정"이라며 "기본적인 경기 방향을 3분기 하강에서 4분기 저점 확인 구간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이미 침체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곧바로 침체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여러 전제조건이 뒤따라야 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긴축으로 인한 한계기업들의 자본차입 문제와 롤오버 비용이라는 것. 

신 스트래티지스트는 "롤오버 리스크가 커질 경우 자금경색 및 경기하방의 깊이가 생각보다 가파른 침체가 올 수 있다"며 "이를 측정하는 지표가 바로 하이일드 스프레드인데, 아직은 5%포인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장단기 금리차 역전 이후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6%포인트를 돌파할 때 경기침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지만 현 수준이 그에 미치지 않기 때문에 경기침체를 주식시장 가격에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는 다소 과도하다는 판단"이라며 "물론 2023년에는 경기 경착륙이 불가피하고 경기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지만, 최근 유입된 경기침체 공포는 현재 경기상황을 너무 앞서간 것으로 당분간 진정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주 미국과 유럽의 6월 구매관리자지수(PMI) 속보치가 발표되는 가운데, 전월대비 둔화가 예상되지만 여전히 확장국면인 50을 상회할 전망"이라며 "경기침체 공포 심리를 후퇴시켜줄 변수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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