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심리에 무너지는 증시...반등 기대 낮추는 증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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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심리에 무너지는 증시...반등 기대 낮추는 증권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6.14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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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정점 늦춰지면서 코스피 반등 시기 지연도 불가피
연준의 긴축 전망에 대한 시각도 달라져...베이비스텝 기대감 '뚝'
국내증시의 급락세 속에서 증권가는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증시의 급락세 속에서 증권가는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스피 지수가 글로벌 긴축에 대한 공포 심리로 인해 힘없이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는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인플레이션 정점 시기가 늦춰졌고, 이로 인해 주식시장의 반등 시점도 늦춰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코스피 지수가 충분히 하락한 만큼 추가적인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주식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 "코스피 반등 시기 지연 불가피"

14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74% 하락한 2460.90선을 기록중이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 3.5% 급락하면서 2500선을 위태롭게 웃돌며 거래를 마감한 바 있는데, 지난 밤 뉴욕증시가 또다시 폭락하면서 국내증시는 2460선까지 되밀렸다. 

사실상 공포 심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 전문가들조차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로 주식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하반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높아지고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 인상폭을 25베이시스포인트(bp)로 축소하지 못하면 당초 하반기 전망에서 제시한 코스피 3000선 탈환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5월 CPI가 4월과 동일한 수준으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 인플레이션 정점에 대한 전망에 무게를 실었으나, 예상외로 CPI가 치솟으면서 다시 인플레이션의 고점을 가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 스트래티지스트는 "최근 주가 급락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시기가 미뤄진 영향으로 봐야 하며, 이에 따른 코스피 반등 시기도 그만큼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아직 하반기 방향성에 대한 시각까지 수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져서 방향이 달라진다면 하반기 반등에 대한 의견을 수정해야겠지만, 단순히 고점이 뒤로 밀린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 전망은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물가 당분간 높은 수준 지속...경기악화 가능성 열어둬야

일각에서는 물가가 정점을 맞이하고 하락 전환 한다 하더라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2023년 경기악화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생산자물가지수 하락, 유가 상승 탄력 둔화, 미국 고용 둔화 조짐, 기저효과 약화 등으로 인해 현재 물가가 정점 부근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6월 물가가 재차 하락할 지가 확인될 7월 중순까지 다시 한달을 기다려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고 언급했다. 

현재 미국 물가가 16개월째 예상치를 하회한 달이 없다는 점은 현재의 물가 상황이 이코노미스트들이 생각하는 경험적 혹은 이론적 범주를 넘어설 수 있는 예측이 어려운 독특한 국면이라는 것. 

그는 "이처럼 물가 전망이 어렵다는 점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후행적 경기 악화 역시 어떻게 올 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현재의 상당한 물가 불확실성은 경기 불확실성을 동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 이코노미스트 역시 유가의 상승세에 주목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유가가 20% 이상 크게 상승한 12번의 해를 조사해본 결과 유가 정점 시기는 거의 4분기에 나타났다는 것. 이는 연중 유가 상승세가 4분기까지 대체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는 "이는 현재 유가 랠리가 연중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함을 시사한다"며 "이같은 유가패턴은 물가 정점 시점의 지연 혹은 물가가 하락 전환하더라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을 지지해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종합할 때 "현재의 물가 불확실성이 단지 현재의 악재로 그치지 않고 2023년 경기 악화로 연동될 수 있음은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 급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좀 더 큰 그림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연준 긴축 전망도 달라져..베이비스텝 기대감 소멸

인플레이션 고점 시기가 늦춰지고,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연준의 긴축 전망에 대한 시각도 달라졌다. 

당초 시장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빅스텝에서 베이비스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었으나, 이것이 5월 소비자물가 발표로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5월 소비자물가지수로 하여금 6월 FOMC에서는 빅스텝이 아닌 자이언트 스텝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언급하며 "5월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은 금융시장에 세 가지 악재를 던져줬다"며 ▲물가 정점론 소멸 ▲낮아진 미 연준의 정책 전환 가능성 ▲자이언트 스텝의 재소환 등을 세 가지 악재로 꼽았다. 

그는 "무엇보다 미 연준의 빅스텝 효과가 거의 가시화되지 못하면서 미 연준의 금리인상 행보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감, 즉 자이언트 스텝으로의 전환 가능성 확대로 인한 금융시장 및 경기사이클 불확실성은 더욱 증폭될 상황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의 물가 리스크 및 중국 수요 리스크가 3분기 중 전환점을 맞이할 가능성은 남아있다"며 "미 연준의 긴축 사이클 효과가 3분기 중 코어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를 통해 가시화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5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가 부각됐지만,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코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 정점을 기점으로 2개월 연속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겠지만 둔화기조가 이어진다면 미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리스크는 우려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기대보다 우려가 큰 것이 현실이지만 글로벌 경기와 금융시장에서 3분기 중 물가와 경기 관련 변곡점이 나타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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