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㊲ 자율주행 해답이 된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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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㊲ 자율주행 해답이 된 우주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6.05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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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日 우주 상업시대 기술 선점 위해 잰걸음
저궤도 위성, 자율주행·UAM 등 정밀 항법 해법으로
車 기업 달 탐사 차량 속도…기술 선점에 총력
韓 효율적인 대응 및 관리 절실
지리자동차의 차량과 저궤도 위성이 위치 데이터를 주고받는 모습을 표현한 개념도. 사진=지리차 캡처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시선이 우주로 향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중국의 주요 자동차 기업들은 줄지어 우주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우주 상업시대'를 발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현재 미국이 제공하고 전 세계가 사용하는 GPS는 2만km 밖 위성에서 정보를 보내기에 오차가 최대 10m에 이른다.

완전 자율주행으로 적용하기 어렵다. 글로벌 완서앛 기업들은 지구에서 200~1000km 상공을 도는 저궤도 위성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구와 정보를 주고받는 속도가 빠르고 발사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점이 있다.

또 오차범위도 좁아 자율주행 성능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자율주행차 이외에도 위치 정보의 정밀도가 중요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도 확대 적용 가능하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개념도. 사진=스페이스X 캡처

우주로 기지국 띄운 美 스페이스X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애초 자율주행차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실험적 목적으로 실행됐다. 지구 저궤도인 550km에 227kg 무게의 소형 위성 1만2000기를 띄워 전 세ㅖ 인터넷 통신망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아직 2000여기 정도만 띄운 상태며 2027년 달성을 목표로 한다. 앞으로 4만여기가 우주로 날아간다. 

스타링크는 위성의 통신 신호를 받을 수 있는 소형 안테나와 무선 인터넷 셋톱박스만 있으면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 2020년 10월 시범서비스에 돌입했으며 현재 15만여명이 스타링크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위력을 발휘하며 러시아군에 심대한 피해를 입히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우기도 했다. 

스타링크는 24시간 끊기지 않는 통신 체계가 필요한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기지국을 우주에 설치한다는 발상에서 시작했다. 실제 스타링크의 활용 범위는 매우 넓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스페이스X와 계약을 맺고 위성 인터넷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와이안항공은 내년부터 스타링크를 통해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올해 초 테슬라는 자체 스마트폰 '파이' 개발 소식을 전하며 스타링크와 연동성을 강조했다. 파이는 세계 최초로 위성 전송 통신 방식과 자율주행차에 최적화된 운영체제(OS)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지리차가 쏘아올린 저궤도 인공위성 개념도. 사진=지리차 캡처

자율주행 인공위성 9개 쏠아 올린 中 지리차

중국의 완성차 업체 지리차도 자율주행용 저궤도 인공위성 9개를 우주로 쏘아 올렸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를 정리하면 지리차의 기술개발 부문인 지리 테크놀로지그룹의 자회사 '지스페이스'는 최근  쓰촨성 남서부의 시창 위성 발사 센터에서 지샛1(GeeSAT-1) 위성을 발사했다. 이로써 지리차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이어 자율주행용 저궤도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두 번째 회사가 됐다. 

이번에 발사한 위성은 지스페이스가 직접 설계와 제조를 도맡았다. 2018년 출범한 지스페이스는 연 500개 위성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상하이와 난징, 광저우, 타이저우 등에 연구개발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지리차는 2025년까지 63개 위성을 추가로 쏘아 올릴 계획이다. 지스페이스가 지난 3일 "자율주행차용 정밀 내비게이션 안내 이외에도 아시안 게임 중계 등 상업적 용도로 위성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지리차 관계자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개발된 인공위성은 자동차 자율주행에 대비해 고정밀 위성항법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우선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면서 "지구 관측과 날으는 자동차의 관제, 도시관리를 위한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혼다의 달 탐사 차량이 지구와 교신하는 모습을 담은 개념도. 사진=혼다 유튜브 캡처

혼다·포르셰도 위성 사업 진출

일본 자동차 기업 혼다도 지난해 9월30일 우주 사업 진출 계획 '비전 2030'을 공개했다. 혼다는 2030년 1톤 이하 저궤도 인공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우주로 쏘아올리겠다고 밝혔다. 혼다는 이를 위해 부분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로켓을 개발해 발사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혼다가 우주사업을 전기차에 버금가는 주력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연구개발에 향후 5년(2021년 기준) 간 6조엔(약 62조원)을 쓸 계획"이라면서 "발사된 위성은 자율주행 분야에 쓰일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7월 독일 포르셰의 지주사 포르셰SE도 자국 로켓 스타트업 '이자르 에어로스페이스'에 7500만달러(약 900억원)를 투자하며 우주산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자르 에어로스페이스는 기존 4분의 1가격에 저궤도 위성을 발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GM과 록히드마틴이 개발 중인 달 탐사 전기차 개념도. 사진=록히드마틴 캡처

달 달리는 전기차 만드는 GM 

GM은 항공업체 록히드마틴과 함께 달 탐사 전기차를 만들고 있다. 달에 2028년까지 유인 우주기지를 짓는 NASA(미항공우주국)의 '아르테미스 계획'을 염두한 행보다. 이 차량은 최대 2명이 탑승할 수 있고 무인 상태에서도 스스로 주행이 가능하다.

아직 개발 초기단계로 크기와 무게 등 세부 정보는 확정되지 않았다. 공개된 NASA의 요청안을 종합하면 달 탐사 차량은 완전 전기식 구동 시스템을 갖추고 닾 표면을 자율주행 기술로 이동한다. 또 한 번 충전으로 약 5000kg 무게의 화물을 최소 1.9km 가량 운반할 수 있으며 혹독한 달의 온도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 

GM 이외에도 2019년부터 일본의 도요타는 일본 항공우주개발기구와 함께 바퀴 6개로 움직이는 달 탐사 전기차 개발에 돌입했으며 내년 시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혼다 또한 지구에서 원격으로 조정이 가능한 달 탐사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자동차 기업에 달 탐사 로봇에 주목하는 이유로 극한의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최첨단 소재와 기술, 배터리, AI 등 선제적 첨단 기술력 확보를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 사진=연합뉴스

효과적 대응이 필요한 한국

우주상용 시대 패권을 잡기 위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 우주산업은 이들 주요국과 비교해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2020년 과기정통부와 국방부는 2020년대 중반까지 100kg 이하의 초소형 정찰위성을 개발하겠다고 합의했지만 지지부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경남 사천에 항공우주청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해관계자들이 충돌하는 모양새다. 

한국은 오는 8월 발사될 한국형 달 궤도선(KPLO) 사업에 NASA의 탑재체를 싣기로 하는 등 NASA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형 달 궤도선에는 NASA의 섀도캠이 실려 유인 달 탐사에 기여할 예정이다. 섀도캠은 아르테미스 미션의 착률 후보지 탐색을 위한 달 극지방 영구 음영지역 촬영을 목표로 한다. 한국은 또 달표면 관측을 위한 과학탑재체를 개발해 미국의 민간 달착륙선에 실어 보내는 상업 달 탑재체서비스(CLPS)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임혜숙 전 과기정통부 장관은 한국의 아르테미스 사업 참여 당시 "우주탐사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공조를 통해 투명하고 책임있는 우주개발이 중요하다"며 "아르테미스 약정 추가 참여를 통해 참여국과 우주탐사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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