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첫 금통위…'물가 안정' 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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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첫 금통위…'물가 안정' 에 방점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5.26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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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올려…14년 9개월만
지난해부터 가계 이자부담 80만원 가량 늘어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4.5%로…성장률은 2.7%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한국은행이 가파른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1.50%인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충격을 고려해 연 0.5%까지 낮췄던 기준금리를 총 9회 동결했다. 

이어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과 4월 네 차례에 걸쳐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 1.50%로 올렸다. 지난 4월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로 연 1.50%로 인상했다.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07년 7~8월에 이어 14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은이 정책금리를 콜금리 목표에서 기준금리로 바꾼 2008년 3월을 기준으로 하면 첫 사례가 된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기준금리 두 달 연속 올려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이유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기 때문이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금통위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대비 4.8% 늘었다. 이는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차질 등이 소비자물가지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생산자물가도 지난달까지 넉 달 연속 올라 9.2%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금리 격차가 지속적으로 좁혀지고 있는 것도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75~1.00%지만 앞으로 6월과 7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올리는 '빅스텝'이 유력화된 만큼 한미 금리차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대출이자 부담 가계당 80만원 가량 늘어나

9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0.50%에서 1.75%로 1.25%포인트 오르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 금리가 1.0%포인트 오르면 연간 가계 이자 부담이 13조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연간 가계의 이자 부담은 평균 16만4000원 증가한다. 코로나19 초기와 비교했을 때 가계의 이자 부담이 총 82만원 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서 가계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1752조7000억원에 이른다. 같은 달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전체 잔액의 77%는 변동금리 대출로 나타났다. 

한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시사…물가상승률 4.5% 전망

한은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앞으로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가 안정을 위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음을 밝힌 것이다.

또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나갈 것"이라며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성장·물가 흐름,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를 포함한 해외경제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5%로 올려잡았다. 한은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대로 전망한 것은 지난 2011년 7월 이후 약 11년 만에 처음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에서 2.7%로 낮췄다.

한은은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올해 상승률도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하는 4%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경제는 글로벌 성장세 둔화로 수출 증가세가 낮아지겠지만 민간소비 개선에 힘입어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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