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조 '통 큰 투자'...재계, 경제인 사면 요청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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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조 '통 큰 투자'...재계, 경제인 사면 요청 커져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5.25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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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한화·롯데, 600조원 규모 투자 약속
반도체, 바이오, 모빌리티, 에너지 등 신성장 사업 투자
재계 "투자 실행력 높이자"…기업인 사면 건의할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4일 앞으로 5년간 450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한국의 1년 예산과 맞먹는 600조원 규모의 투자 보따리를 푼 재계가 주요 기업 총수의 사면 요청에 더 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을 비롯한 현대차그룹과 한화그룹, 롯데그룹 등은 윤석열 정부의 '민간 주도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를 24일 약속했다. 

25일 재계 안팎에서는 투자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사법 리스크에 발목 잡힌 기업인들의 족쇄를 풀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특히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등은 다가올 제헌절(7월17일)이나 광복절(8월15일)을 기점으로 정부에 기업인 사면 청원서를 다시 전달할 것이라고 밝혀 대규모 투자에 따른 기업 사면 이슈는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24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신기업가 정신 선포식에 참석한 국내 주요 재계 인사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규모 투자 발표 그리고 신기업가 정신 선포

삼성 등 주요 그룹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24일 재계는 '기업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신기업가 정신'을 선포했다. 이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주도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기업가 정신' 선포식에 재계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가치 제고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인구절벽 등 사회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 및 가치 증진 확대에 뜻을 함께 했다.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주요 기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최 회장은 "국민들은 기업에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기후변화, 저출산, 사회 양극화 등 사회문제 해결에 기업이 동참하고 노력한다면 국민의 박수를 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기업이 나서 힘을 실어준 만큼 정부도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표적으로 규제 완화다. 재계는 줄곧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규제 개혁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윤석열 정부 역시 기업의 경영 활동을 방해하는 요인을 제거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재계가 주목하는 건 '기업인 사면'이다. 재계가 국가 예산에 맞먹는 대규모 투자 및 고용을 발표한 만큼 윤석열 정부가 사면복권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신기업가 정신' 선포식에서 "제헌절이나 광복절을 즈음해 정부에 기업인 사면 청원서 제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맨 앞쪽)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3나노 웨이퍼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00조 '통 큰 미래 투자'

삼성과 현대차그룹, 롯데, 한화 등 주요 기업은 600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 바이오, 모빌리티, 에너지 등 미래 한국 경제를 책임질 첨단 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은 미래 산업 육성을 위해 2026년까지 5년간 모두 45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 80%에 해당하는 360조원을 국내에 쏟아붓는다. 삼성은 이번 투자로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초격차를 유지하고 팹리스(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인공지능(AI)과 바이오, 6세대(6G) 통신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도 2025년까지 4년간 국내에만 63조원을 투자한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사업 고도화 등에 16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미래 항공 모빌리티와 자율주행 등에도 투자를 이어간다.

롯데는 바이오 공장 신설과 대규모 복합몰 개발 등 미래 산업과 기존 산업 역량 강화에 5년간 37조원을 투입한다. 지역경제와 미래산업 생태계 조성, 스타트업 육성 등에도 투자를 진행한다. 한화는 에너지와 탄소중립, 방산과 우주항공 등에 5년간 국내 20조원을 포함해 모두 37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국내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두고 한미 경제·기술동맹 강화 등 글로벌 경제 구조 재편에 대비하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투자 역량을 총동원해 첨단 산업의 기초체력을 다지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국내에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 기업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반면 일각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중 기업들이 조 단위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내놓은 반면 국내 투자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통 큰 투자'를 단행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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