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플랫폼 1위 노리던 '발란'…반복되는 논란에 휘청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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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랫폼 1위 노리던 '발란'…반복되는 논란에 휘청하나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5.23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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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성장세에 '업계 1위' 평가받던 '발란'
청약 철회 관련 논란에 공정위 조사
할인 꼼수·개인정보 유출에 소비자 불만 커져
발란 유튜브 광고 영상 캡쳐.
발란 유튜브 광고 영상 캡쳐.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의 서울 강남구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란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발란의 반품비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패션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발란의 반품비 책정 기준에 의문을 품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소비자는 "약 30만원에 구매한 상품의 반품비가 15만원이라니 말도 안된다"는 글을 게재했다. 상품이 배송되기 전 주문 취소를 했음에도 반품비가 청구된 경험을 토로하는 이들도 다수 있었다. 

발란은 반품비는 파트너사에 따라 차등적으로 발생하게 된다는 입장이다.

발란의 이용약관에 따르면 "청약철회의 경우 공급받은 상품 등의 반환에 필요한 비용은 이용자가 부담한다"고 나와있다. 상품이 제품 설명과 달리 하자가 존재하는 등 귀책사유가 판매자에게 있을 경우에만 무상으로 반품이 진행된다. 그러나 제품의 하자 인정 기준을 알기 어려운 소비자가 이를 입증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같은 문제 제기에 공정위는 발란의 소비자 청약 철회권 침해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발란의 반품비 논란에 주요 명품 플랫폼을 중심으로 반품비 책정이나 청약 철회 관련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 플랫폼은 다수의 판매자가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며 국내배송과 구매대행의 해외배송을 운영하는 구조다. 따라서 입점 판매자가 자체적으로 반품 가능 기간이나 반품 불가 품목을 설정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법에 의하면 단순 변심에 의한 청약 철회도 7일 이내 가능해야 한다. 

지난 10일 서울시는 "명품 플랫폼의 청약철회 제한 관련 소비자 피해 및 분쟁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접수된 관련 상담은 총 813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주요 피해 및 분쟁유형은 '계약취소·반품·환급'이 42.8%로 가장 많았고, '제품불량·하자'가 30.7%, '계약불이행'이 12.2%를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이병욱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은 "전자상거래법은 실제로 보지 못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온라인상 고가 명품 구매나 해외 구매대행이라는 이유로 반품과 환불 거부는 부당하다"고 밝혔다. 

네고왕 이슈·개인정보 유출에 논란 일파만파

발란은 트렌비, 머스트잇과의 '명품 플랫폼' 3강 체제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 1위 자리를 노리던 상황이었다. 2020년 총 거래액 512억원을 달성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315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522억원을 기록하며 3사 중 1위를 차지했다. 

또 발란은 현재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서울 여의도 IFC몰에 오프라인 매장 1호점 오픈도 앞두고 있다. 업계는 시리즈C 투자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발란의 기업가치가 기존 2000억원에서 8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며 기업가치가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튜브 예능 '네고왕'의 발란 출연 영상 캡쳐.

발란의 '네고왕' 출연은 브랜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 네고왕은 유튜브 예능으로, 출연자가 기업과 협상을 진행해 할인 행사를 여는 콘텐츠다. 

발란은 지난달 28일 네고왕이 공개한 영상에서 "17%의 파격 할인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방송 이후 진행된 행사에 소비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해당 영상에는 "발란이 방송 전보다 제품 가격을 올렸다"며 "쿠폰을 적용해도 오히려 비싸게 구매하는 셈"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에 발란은 댓글을 통해 "트래픽 과부하로 인한 서버 마비가 있었으며 할인쿠폰 개발 및 배포과정에서 일부 상품의 가격 변동 오류가 발생했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철저히 조사해 재발방지와 함께 더 나은 서비스 환경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지난 4월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발란의 공지사항.

발란은 지난 3월과 4월에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기도 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발란은 3월에 이어 4월에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개인정보유출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란은 첫 번째 유출 사태 이후 사과문을 올리고 조치 계획을 알렸다. 그러나 두 번째 사태에서는 명확한 유출 사실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첫 번째 사태에 대한 대한 추가 안내처럼 비춰질 수 있는 공지사항을 올렸다. 이에 "고객에게 유출 피해를 제대로 알리지 않는 모호한 입장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 발란은 매출에서는 큰 성장을 보였지만 영업손실의 폭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에는 6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이 186억원으로 늘었다. 영화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기용하며 플랫폼 인지도 상승에는 성공했으나 191억원의 광고비를 지출하기도 했다. 

업계는 발란의 거듭되는 논란이 성장가도에 제동을 걸지, 성장통에 그칠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명품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반품비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된 논란은 발란 측이 시스템을 견고하게 재정비한다면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라며 "그러나 한번 타격을 입은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크게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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