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6일 기준금리 인상 유력…'빅스텝' 대신 '소폭 연속인상'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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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6일 기준금리 인상 유력…'빅스텝' 대신 '소폭 연속인상' 선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5.23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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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수정경제전망 발표
인플레 우려로 올해 물가상승률 4%대 전망
'빅스텝' 인상 화두…"원론적 입장일 가능성 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6일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사진=한국은행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번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대로 올려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50bp(1bp=0.01%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한 만큼 기준금리는 2회 연속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 0.25%p 인상·물가상승률 4%대 전망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6일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함께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금융권에서는 한은 금통위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연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4%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대 중후반으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 2월 말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로 추정한 바 있다. 소비자물가가 4%대에 진입하게 되면 지난 2011년 7월 이후 10년 10개월만에 4%대가 등장하게 된다.

또한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2007년 7~8월 이후 14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두 달 연속 오르는 셈이다. 한은이 정책금리를 콜금리 목표에서 기준금리로 바꾼 2008년 3월을 기준으로 하면 첫 사례가 된다.

지난 17일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장 오는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기존 1.50%에서 1.75%로 25bp 인상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금리가 인상된 이후에도 인상 기조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 기준금리는 5월, 7월 인상 이후에 올해 11월과 내년 1월에도 추가 인상을 거쳐 최종적으로 2.50%까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인플레 압력 커져…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연 4.3% 전망

한은이 이처럼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2008년 10월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공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당시 강조됐던 금융안정 이외에 물가안정에 대한 필요성이 강화되고 있다"며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간 4.3%에 이를 것이며, 적어도 올해 여름까지는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강승원·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수출 대상국의 본격적인 긴축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감내할 수 있는 체력은 연말로 갈수록 빠르게 악화될 것"이라며 "한은의 우월 전략은 최대한 금리 인상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통위, '빅스텝' 인상 여부 논의…가능성은 낮아

이번 금통위의 핵심 질문은 빅스텝 인상 여부가 될 전망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6월과 7월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 왔다. 이에 따라서 국내도 미국과의 금리 차이를 유지하기 위해 빅스텝을 단행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이 총재는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더 올라갈지 7, 8월 종합적으로 데이터를 보고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며 "우리나라는 데이터가 불확실한 상황이라 향후 빅스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연준이 빅스텝 인상을 결정한 핵심 배경이 임금 주도의 물가 상승 추세 형성 우려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빅스텝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 

강승원·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임금 상승률이 보합세이고 수요 주도의 추세적 물가 상승 압력 증거가 미미하다"며 "미국 소비 주도권이 재화에서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연준의 본격적 긴축이 시작돼 국내 수출의 향후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총재는 빅스텝 언급이 원론적이었다는 입장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 기준금리는 2.0% 수준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인플레이션 동향과 향후 전망, 한은 총재의 빅스텝 가능성 언급을 현실적으로 해석해보면 실제 빅스텝의 실현 가능성 보다는 당분간 매 회의마다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지난 4월에 이어 5월, 7월 금통위에서 3연속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 시 차주 부담 증가…부실화 우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내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현 기준금리 1.50%가 최대 2.5%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중 금리가 1%포인트 이상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이미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범위는 4.28~6.57% 수준이다. 연내로 주담대 금리가 7%를 돌파할 뿐만 아니라 8%대까지도 올라갈 수 있는 셈이다. 

변동금리 대출 산정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자수)도 2.0%를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월(1.72%)보다 0.12%포인트 높은 1.84%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5월(1.85%)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5조8000억원이고 예금은행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76.1% 수준이다. 이를 전제로 계산하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3403억원 늘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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