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이재용, 마무리는 정의선…바이든의 첫 한국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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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이재용, 마무리는 정의선…바이든의 첫 한국 방문기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5.22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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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장사한 바이든式 세일즈 외교
현대차 6.3조 투자, 美 전기차 생산시설 구축
삼성전자·한화솔루션 등도 美 사업 강화 의지 밝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방한에서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20일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의 첫번째 행선지로 한국을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2박3일 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두 번째 목적지인 일본으로 향했다. 방한 기간 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간 전통적인 안보동맹을 넘어 경제와 기술, 가치 등을 포괄하는 글로벌 동맹으로 확장을 도모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특히 한국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동참하기로 하고, 반도체와 배터리 등 공급망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 확대를 재확인하는 등 의미있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 날인 20일 경기도 오산 미군 공군기지에 도착하자마자 삼성전자로 직행했다. 이날 오후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함께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본거지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를 둘러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양국 대통령을 직접 안내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최신 미세공정으로 꼽히는 3나노미터(nm·1나노=10억 분의 1m) 공정이 적용된 반도체 공장에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세계 최고 권력자를 통해 삼성전자의 '기술 우위'가 전 세계로 송출됐다. 삼성전자는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보다 3nm 공정에서 앞섰다는 상징성을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통해 확보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앞서 지난해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약속한 17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의지를 삼성전자 총수인 이 부회장으로부터 재확인 받는 성과를 얻었다. 

20일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한 이틀째인 21일 바이든 대통령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뤄진 공식 만찬에서 국내 주요기업 총수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재계 인산 10여 명이 함께했다. 

방한 첫 날 이 부회장을 만났던 바이든 대통령은 마지막 날인 22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자신의 숙소인 하얏트호텔에서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과 정 회장은 20분 간 1대1로 면담을 가졌다.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대통령과 독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을 설립했던 정몽구 명예회장은 대통령과 방미 사절단으로 동행해 미국 대통령을 만난 적은 있지만 단 둘이 독대한 적은 없다. 

역사적인 첫 독대 후 백악관이 마련한 연단에 오른 정 회장은 50억 달러의 추가 투자 보따리를 내놨다. 정 회장은 "21일 미국 전기차 공장에 투자하기로 한 55억 달러 이외 로보틱스, UAM, 자율주행, AI에 5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말했다.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앞서 21일 조지아주에서 55억4000만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발표 후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조지아주로 날아가 주지사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두 105억 달러(약 13조원)를 미국에 직접 투자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감사와 환영의 뜻을 전하며 "현대차그룹의 투자는 미국에 81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미래에 좋은 길을 만들어나가는데 한국과 함께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21일 오전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한미 양국 산업장관이 개최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백우석 OCI 회장, 최수연 네이버 사장이 참석했다. 미국 측은 크리스티 아노 아몬 퀄컴 CEO, 개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대표, 티모시 아처 램리서치 CEO, 카허 카젬 GM코리아 사장, 케이알 스르드하 블룸에너지 대표, 스콧 뷰몬트 구글 아태지역 사장, 웬델 윅스 코닝 회장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이외에도 한화그룹도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 태양광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21일 한미 산업 담당 장관이 마련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한미 간 태양광 사업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김 사장은 "양국 국민에게 양질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탄소 발자국이 낮고 투명성이 보장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양국의 경제·기술 동맹을 태양광 분야까지 확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2019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돌턴시에서 미국 내 최대규모인 1.7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가동 중이며, 최근에는 미국에 약 2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1.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규 투자 공장은 2023년 상반기 중에 가동 예정이다. 가동이 시작되면 한화솔루션은 미국 내 단일 사업자로서는 최대 규모인 3.1GW의 모듈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선 반도체, 배터리, 청정에너지, 디지털 분야 기업 16곳이 참가해 교역과 투자 확대 등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대신해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신동빈 회장, 백우석 OCI 회장, 최수연 네이버 사장 등 8개 대깅버 관계자가 참석했다. 

한편 2박3일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일본으로 향한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일본에서 나루히토 일왕을 접견하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 이은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이후 IPEF 출범 선언 행사를 가진 뒤 기시다 총리가 주최한 환영만찬에 참석한다. 방일 이틀째인 24일에는 쿼드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주일 미국 대사관을 방문해 직원을 격려한 뒤 첫 아시아 순방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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