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헵번의 삶과 닮은꼴 영화 『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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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헵번의 삶과 닮은꼴 영화 『파계』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8.05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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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의 삶을 이겨내지 못하고 수녀원을 떠나는 가브리엘의 뒷모습…

 

벨기에의 유명한 의사의 딸 가브리엘은 사랑하는 청년의 어머니가 정신병자이기 때문에 결혼하지 못한 것을 비관해 수녀 생활을 하게 된다. 부모들은 반대했다. 그녀는 모범적인 수녀로 벨기에령 콩고의 간호 수녀가 되어 열대 지방으로 떠난다.

그러나 과로 때문에 폐결핵에 걸려 현지 의사의 도움으로 치료하지만 결국 본국으로 송환된다. 제2차 대전이 발발하고 부친이 전사하자, 그녀는 수녀 생활을 청산한다.

 

▲ 영화 '파계' 포스터 /영화사이트

 

스토리는 간단하지만 2시간 30분에 걸친 영화는 수녀의 삶에 대한 내면을 그려낸다.

프레드 진네만 감독, 1965년 작품.

오드리 햅번(Audrey Hepburn)의 캐릭터로는 참 잘 어울리는 영화다. 그는 말년인 1988년 유니세프 친선대사가 된다. 그녀는 세계 곳곳의 구호지역을 다니며 굶주림과 병으로 죽어가는 어린이들의 현실을 세상에 알렸다. 수단, 에디오피아, 방글라데시, 엘살바도르 등 그가 구호활동을 한 곳은 50 곳이 넘는다. “어린이 한명을 구하는 것은 축복이다. 어린이 백만명을 구하는 것은 신이 주신 기회다.”는 그녀의 말은 서방 언론의 헤드라인이 되었다.

 

EBS의 4일밤 금요극장은 오드리 헵번의 『파계』를 상영했다. 원제는 ‘The Nun's Story'다. 수녀의 계율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그렸다. 좋은 수녀이자 좋은 간호사가 되고자 했던 가브리엘은 마지막으로 파계를 선언하고 수녀원을 나선다. 그리고 남동생과 함께 반나치 레지스탕스의 간호사가 된다.

도입부의 수녀가 되는 가정도 흥미롭다. 장엄한 수도회의 예식들, 엄격한 수녀의 규율을 이겨내는 과정이 그려졌다. 원제가 ‘수녀의 이야기’인만큼 수녀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수녀가 갖는 수많은 갈등도 잔잔히 드러난다. 인간으로서의 삶과 성직자로서의 삶 사이에 드러나는 작은 고민에서 큰 고민에 이르기까지를 들여다 볼수 있다. 엄격하고 고루한 수녀원의 생활로 다시 돌아가지 않기 위해 폐렴을 감추어야 하는 현실, 수녀로서 상부의 규율에 복종해야 하는 모순적 구조에 대한 회의가 잔잔하게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나치가 벨기에를 침공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죽음, 남동생의 레지스탕스 활동등에 자극을 받는다.

 

▲ 영화 '파계'의 한 장면/영화 사이트

 

오드리 헵번은 이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수녀원에서 몇주간 생활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지은 제목 『파계』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차라리 원제를 직역해 ‘수녀의 이야기’가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역사적 시점은 2차 대전 직전, 벨기에가 아프리카 콩고를 식민화하고, 이어 나치가 벨기에를 침공하면서 영국군이 덩케르크 철수작전을 펼치는 때다. 주인공 가브리엘은 벨기에인, 오드리 헵번의 국적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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