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UAM]② UAM 깃발 아래 헤쳐 모인 '현대차·SK·LG·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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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UAM]② UAM 깃발 아래 헤쳐 모인 '현대차·SK·LG·롯데'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5.19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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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 시장 선점 위한 '이종 기업'간 결합 가속
관제시스템 부문, 통신 3사 경쟁 심화
초기 단계인 기체 개발, 정부 지원 및 규제 완화 절실
현대차가 선보인 개인용비행체 PBV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가 선보인 개인용비행체 PAV 콘셉트. 사진제공=현대차

 

내연기관의 발명은 산업혁명의 촉매제로 인류 문명의 비약적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내연기관이 내뿜는 이산화탄소 등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떠오르면서 인류는 100여년 만에 다시금 변화의 길목에 섰다. 과밀화된 도심의 혼잡한 도로를 벗어나기 위해 인류는 하늘 길로 눈을 돌려 플라잉카, 수직이착륙기 등 PAV(Personal Air Vehicle)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마차가 끌던 시대에서 내연기관을 지난 하늘을 나는 교통 혁명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현재를 되짚어 봤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도심항공교통(UAM) 시장 선점을 위해 여러 업종 기업 간 '이종(異種) 결합' 움직임이 거세다. 현대차그룹, SK, 한화, LG, 롯데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UAM 시장에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정부는 2025년 UAM 상용 서비스를 도입하고 2030년부터 본격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23년에는 1인승 시제기 개발을 완료하고 이듬해엔 도심에서 UAM 실증 노선을 운행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실화하면 서울 강남에서 김포공항까지 10여 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컨소시엄 구축 가속

주요 기업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UAM 서비스를 위한 통신과 공간 인프라, 항공 서비스, 모빌리티 솔루션 등 각자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손을잡았다. 국내 UAM 컨소시엄 현황을 살펴보면 크게 ▲현대차-KT 컨소시엄 ▲SK텔레콤-한화시스템 컨소시엄 ▲LG유플러스 컨소시엄 ▲롯데 컨소시엄 4가지다. 

각 컨소시엄을 ▲통신 및 관제 ▲운항 ▲시설인프라 ▲기체 부문으로 나눠보자. 

먼저 현대차컨소시엄의 경우 통신 및 관제는 KT가 맡고 운항은 대항항공이 책임진다. 시설 인프라는 현대건설과 인천공항공사가, 기체 개발은 현대차그룹 등이 담당한다. 

SK텔레콤-한화시스템 컨소시엄의 경우 통신 및 관제는 한화시스템과 SK텔레콤이 맡고 운항은 한화시스템이 책임진다. 시설 인프라는 한국공항공사가, 기체 개발은 한화시스템이 맡는다. 

LG유플러스 컨소시엄의 경우 통신 및 관제는 LG유플러스와 파블로항공이, 운항은 제주항공이 담당한다. 시설 인프라는 GS칼텍스, LG사이언스파크가 책임지고 기체는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다. 

롯데컨소시엄의 경우 비행체 개발 분야는 미국의 스카이웍스 에어로노틱스와 모비우스에너지, 한국의 민트에어가 담당하고 인천시와 항공우주산학융합원이 시험비행 및 사업운영 지원 역할을 한다. 롯데지주와 롯데렌탈은 제반 인프라 구축 및 운영을 담당한다. 

지난해 11월 인천국제공항에서 국토교통부 주최로 열린 공항실증행사에서 멀티콥터형 2인승 기체인 공항셔틀이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

하늘과 땅을 잇는다…통신 3사 관제시스템 경쟁

롯데와 LG 등 새로운 컨소시엄의 가세로 UAM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각 컨소시엄은 UAM 비행체와 관제 및 통제 기술 완성을 위해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UAM의 안전 보장을 위해서는 공중과 지상 사이 끊김없는 양방향 통신 등 관제시스템 유지와 구축 그리고 비행체 안전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특히 관제시스템 유지와 구축 부문에서 통신 3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UAM 관제시스템과 이동통신망 운용 실증에서 가장 먼저 치고 나간 곳은 한화-SK텔레콤 컨소시엄이다. 지난해 1월 가장 먼저 컨소시엄을 구성한 이들은 지난해 11월 김포공항에서 현대차 등 다른 컨소시엄을 제치고 국내 최초로 UAM 기반 공하셔틀 실증을 수행했다. SK텔레콤의 이동형 영상관제 솔루션인 T라이브 캐스터 등 현재 구현기술을 활용해 UAM 조종사와 지상통제소 사이 이동통신망과 관제시스템, 지상형 교통체계 연결 등을 시연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UAM 개발에서 UAM과 지상관제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 가이드라인과 글로벌 트렌드를 바탕으로 UAM 상용화 모델을 구현 가능한 기술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UAM 실증에 박차를 가한다는 각오다.

KT 관계자는 "KT는 K-드론시스템을 통해 축적한 핵심 기술을 및 실증경험을 바탕으로 UAM 상용화의 조기 실현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상 뿐만 아니라 하늘에서도 높은 수준의 품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검증하고 나아가 UAM 운행을 책임지는 선도사업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현대차, LG, SK, 한화, 롯데 등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UAM 시장 선점을 위한 컨소시엄 구축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컨소시엄 선포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 LG, SK, 한화, 롯데 등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UAM 시장 선점을 위한 컨소시엄 구축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컨소시엄 선포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UAM 기체 개발에 사활

관제시스템 유지 및 구축과 달리 UAM 비행체 개발과 시범비행 추진은 아직 초기 단계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두각으로 나타내는 곳도 있다. 현대차와 한화시스템이다. 양사 모두 비행체 고도화를 위한 생태계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접근 방식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현대차는 국내 생태계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반면 한화는 UAM을 통한 해외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현대차는 미국 UAM 법인 '슈퍼널'을 설립하고 UAM 개발부터 제조, 판매, 운영, 정비, 플랫폼 등을 아우르는 사업화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동시에 UAM 시험비행도 지원한다. 현대차는 현재 400km를 비행할 수 있는 기체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지난해 말 영국 코벤트리에서 UAM 실증 비행에 나서기도 했던 현대차는 최소 3~4개월, 최대 1년 더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시스템은 5인승 기체 버터플라이가 최대 시속 320km로 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을 양대 축으로 미국 기체 개발 및 제작업체 오버에어와 협력하고 있다. 한화가 개발 중인 UAM 기체는 2024년쯤 개발을 마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출사표를 던진 롯데 역시 올해 실증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컨소시엄 구축이 늦었던 걸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롯데컨소시엄은 유무인 수직이착륙기 개발사 스카이웍스 에어로노틱스와 기체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스카이웍스 에어로노틱스는 '호크 5'를 보유 중이다. 롯데컨소시엄은 이를 기반으로 조종사 훈련 및 실증비행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지만 UAM 기체 개발 부문에 있어 미국 등 선도 국가와 비교해 뒤처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UAM 기체 개발 중인 기업은 미국이 130개로 가장 많고 영국 25개, 독일 19개, 프랑스와 일본 12개로 뒤를 잇는다. 이에 반해 한국은 전 세계 기체 개발기업(343개)의 1.2%에 불과한 4개(현대차, 대한항공, KAI, 한국항공우주연구원)뿐이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UAM 산업은 다양한 전후방 연관 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으나, 산업 형성 초기 단계로 국제경쟁력이 취약하고 기술 경쟁력이 낮아 정부의 투자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기체 개발 등 항공분야 기술력은 약하지만, 배터리, ICT 기술력 등 강점을 가진 분야 중심으로 글로벌 UAM 시장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수도권 비행제한 완화, 데이터 공유제한 완화 등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상용화 기반 마련 등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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