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최대20% 인상…스마트폰·자동차 등 후방산업에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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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가격 최대20% 인상…스마트폰·자동차 등 후방산업에 영향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5.16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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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TSMC 등 채 1년도 안돼 최대 20% 가격 인상
고가 자동차 가격 감안, 반도체 가격 인상 영향 미미할 수도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업계는 최대 20%의 서비스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 TSMC에 이어 세계 2위 삼성전자도 최대 20%의 가격 인상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두 자릿수대 인상을 단행했던 파운드리 업계는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실리콘 웨이퍼 등 반도체 원자재 가격 상승과 대규모 증설에 따른 투자재원 확보의 필요성 대두로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이 여파로 자동차와 휴대전화 등 반도체 수요가 많은 후방 산업의 가격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 줄인상 예고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와 삼성전자는 최근 서비스 가격 인상 방안을 고객사와 논의하고 있다. TSMC가 이달 초 가장 먼저 고객사에 한 자릿수대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 적게는 5%에서 많게는 8% 수준으로 예상된다.

적용 제품군은 최첨단 프로세서부터 마이크로컨트롤러, 전격관리칩, 센서, 통신칩 등 다양하다. 인상 가격이 적용되는 시점은 2023년 초부터다. 지난 3월 TSMC는 8인치 파운드리 가격을 오는 3분기부터 최대 20% 인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한다. 블룸버그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올해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을 최대 20% 가량 인상할 것으로 보도했다. 생산 라인 중 레거시(구식) 공정 가격이 대폭 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올해 실적발표에서 파운드리 사업 현황에 대해 '공급가격 현실화'라는 단어를 지속적으로 언급하며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TSMC와 삼성전자 이외에도 SMIC 등 전 세계 주요 파운드리 기업은 지난해 하반기 10~20%대 서비스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채 1년도 되지 않아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선도 업체 TSMC가 다시금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후발주자들도 줄이어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인상에 나서는 주된 이유는 단연 반도체 원자재 가격의 지속적 상승이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글로벌 1위 기업인 일본의 신에츠화학과 2위 섬코는 지난해 공급가격을 20% 인상했다. 올해 들어서도 신에츠화학은 10% 수준의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그 뒤를 대만 웨이퍼 업체 FST와 웨이퍼웍스도 10~30%대 웨이퍼 인상을 발표하며 이었다. 여기에 웨이퍼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세도 꾸준하다. 업계 안팎에선 2026년까지 웨이퍼 공급난 및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러시아 침공으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원자재 및 물류 비용 증가 역시 가격 인상의 주요한 축이다. 현재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약품, 가스, 웨이퍼 등 전반적 비용이 평균 20~30% 올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수출을 앞두고 있는 차량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동차 가격도 오를까

파운드리 업계의 가격 인상 행렬이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 수요 산업의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수급 문제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의 지속적인 수요증가와 수급불균형은 자동차 업계의 원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하나금융투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자동차 생산원가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 내외다. 차량용 반도체 가격이 일괄적으로 10% 오르면 자동차 회사의 생산원가는 약 0.18%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친환경 기조 속에 전기차 양산이 늘면서 완성차 업계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전기차 등에 반도체가 필요한 전자장비와 부품 수가 증가해서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공급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완성품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연기관 차량 기준으로 차량용 칩의 개당 가격은 통산 2달러 수준"이라면서 "전체 사용금액으로 환산하면 공급가격이 최대 20% 오른다고 해도 차량 1대당 10만원 안팎으로 수천만원대 완성차 가격을 고려할 때 인상분은 미미한 수준이 될 수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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