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日 언론, 한국 새 대통령 취임후 '일본산 불매운동 열기 식었다'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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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日 언론, 한국 새 대통령 취임후 '일본산 불매운동 열기 식었다' 보도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 승인 2022.05.11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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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윤석열 대통령 취임 소식을 대서특필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
일본 불매 열기도 크게 식었다고 특집 보도
한국의 일본 주류 수입 증가, 포켓몬 빵 열풍 소개
日언론, 매년 불매운동 열기가 식었다고 보도
오히려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증거라는 지적도
김재훈 일본방송 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방송 언론 연구소장

[오피니언뉴스=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일본 언론들이 한국의 새 대통령 취임에 따라 일본산 불매운동도 사그라 들고 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일본 공중파 방송의 밤 메인 뉴스들은 10일 윤 대통령의 취임 소식과 함께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 열기도 크게 식었다고 특집으로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서 일본산 불매운동 시작된 이후, 일본 언론들은 일정한 시기마다 한국에서 불매운동 열기가 식었다는 보도를 해왔는데 이번에도 논리적인 근거는 없었다.  

윤석열 신임 대통령의 취임에 관해 일본 공중파 방송사들은 취임식 장면을 동시통역과 함께 생방송으로 전했다. 그리고 모든 공중파 방송사의 밤 메인 뉴스들도 관련 소식을 특집으로 비중 있게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일본과의 적극적인 관계 개선을 표명해왔기에 일본 내에서는 한일관계 개선에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밤 메인 뉴스들은 한국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는 소식도 특집으로 전했다.

먼저 10일, TBS의 밤 메인 뉴스인 ‘뉴스23’에서는 일본에서 한류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서 한국 특파원이 서울 시내의 한 일본식 주점을 방문한 장면을 소개하며, 오후 6시가 막 지났을 뿐인데,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을 만큼 성황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 마시고 있는 것은 일본의) 아사히 맥주입니다. 맛있네요.”, “재작년에는 (불매운동이) 타올랐지만, 코로나의 영향인지 조금 잊힌 것 같다.”라고 두 명의 남성이 발언한 내용을 소개했다.

또 “우리는 한국인이기에 유니클로에 가는 것을 주저했지만, 최근에는 그 정도는 아니에요.”라고 발언한 한 여성의 인터뷰 내용도 전했다.

‘“전후 최악”에서 변화? (일본에) 침투하는 한국 문화, 식어가는 '노재팬'이라는 자막(화면 왼쪽 위)과 함께, 서울 시내의 한 일본식 주점에 손님이 붐비고 있는 장면을 10일 보도하고 있는 TBS의 밤 메인 뉴스 ‘news23’. 사진=TBS화면 캡처.
‘“전후 최악”에서 변화? (일본에) 침투하는 한국 문화, 식어가는 '노재팬'이라는 자막(화면 왼쪽 위)과 함께, 서울 시내의 한 일본식 주점에 손님이 붐비고 있는 장면을 10일 보도하고 있는 TBS의 밤 메인 뉴스 ‘news23’. 사진=TBS화면 캡처.

이에 ‘news23’에서는 한국의 불매운동 열기가 사그라지고 있는 것 같다며, 한국 언론에서도 ‘노재팬’ 운동으로 격감한 일본 술의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동안 마트에서 보기 힘들었던 일본 맥주도 보이기 시작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올해 초,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한국의 일본 주류 수입액이 최고치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같은 날,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인 ‘WBS’에서는 최근 한국에서 유행인 ‘포켓몬 빵’ 구매 열풍을 예로 들며 불매운동 열기가 식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1990년대 말에 유행했던 빵이 재발매된 후, 품귀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한국의 한 방송사 보도 영상을 소개하며, 마트 앞에는 평일에도 나이와 관계없이 긴 행렬이 생기는 것은 물론, 관련 제품도 많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또, 포켓몬 빵을 출시한 포켓몬 코리아는 일본 기업이 주식을 100%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까지의 매출이 약 334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상승했다고 전했다.

한편, 인터넷에서는 포켓몬 빵 붐에 대해 “일본산 불매 안 하는가?”라는 목소리도 보이지만, 인터뷰에 응한 한 서울 시민의 경우, (불매운동은) 상관없으며 물건이 좋으면 사는 것은 물론, 자신은 일본 물건을 많이 사는 편이라고 발언하는 장면을 소개했다.

이어서 서울 시내에 있는 한 주류 판매점을 소개하며 간판에는 ‘Sake(사케=술)’라고 쓰여있고, 가게 내에는 일본어 표기가 된 술들로만 진열되어 있는 장면을 내보냈다. 

주류 판매점의 사장은 “최근 일본주를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 주말에는 일부러 지방에서 찾아오는 사람이 있으며 현재 불매운동 영향은 제로”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국에서는 일본주와 일본 맥주의 수입액이 올 들어 1월부터 3월까지 지난해 대비 각각 1.8배, 1.5배로 크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에서 일본 포켓몬과 술이 인기, 경제에서의 관계 회복에 기대도’라는 자막(화면 오른쪽 위)과 함께, 일본 불매 관련 트위터 내용을 10일 소개하고 있는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 ‘WBS’. 사진=TV도쿄화면 캡처.
한국에서 일본 포켓몬과 술이 인기, 경제에서의 관계 회복 기대도’라는 자막(화면 오른쪽 위)과 함께, 일본 불매 관련 트위터 내용을 10일 소개하고 있는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 ‘WBS’. 사진=TV도쿄화면 캡처.

한편, 일본 불매운동의 핵심이었던 유니클로와 무인양품의 매출도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 코리아’는 지난해 8월말기준(일본식 2분기 말)영업 이익이 약 529억 원으로, 약 883억 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또, 3년 전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던 주택 기기 기업인 린나이의 사장은 윤 대통령이 주택 공급 확대에 힘을 쏟을 것이라 했으므로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발언한 내용을 소개했다.

이에 한국에서는 서서히 '노재팬'이 희석되고 있으며, 전후 최악이라고도 불리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식 연설에서 한일관계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취임식 직후,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성 장관을 만나,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친서를 전하는 장면을 일제히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나는 기시다 총리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 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기시다 총리를 만나고 싶다”라고 발언한 것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접견실에서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으로부터 기시다 총리의 취임 축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접견실에서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으로부터 기시다 총리의 취임 축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연합

이와함께 특사로 파견된 하야시 외무성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한일관계 개선을 기다릴 수 없다. 강제 징용공 문제를 시작으로 여러 현안의 해결이 필요하다”라고 발언한 내용도 함께 보도했다. 이어 양자 모두 앞으로 정부 간 긴밀한 의사소통을 해나가자는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보도했다.

이와함께 일본 언론들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으로 한일관계 개선이 기대된다면서도 윤 대통령이 박빙의 표 차로 당선됐다는 점, 여소야대 상황, 취임 직전 여론 조사에서 ‘지지하지 않음’이 ‘지지함’보다 높게 나온 결과를 보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NHK의 밤 메인 뉴스인 ‘뉴스워치 9’에 출연한 게이오기주쿠대학의 니시노 준야 교수는 향후, 한일간의 안전보장 협력과 정치 채널 구축, 인적 교류 재개 등이 한일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아나운서는 그동안 한국 대통령들은 지지율이 낮아 지면 반일 카드 사용해 왔다고 전제한 뒤, 현재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긴박한 상황에 놓인 한국과 일본이 서로 계속 다투는 것은 결과적으로 북한을 자극하는 것일 뿐이라며, 국제정세를 제대로 지켜보며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한일본방송언론연구소'에서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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