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한보다 성장률 높은 까닭…시장화 진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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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한보다 성장률 높은 까닭…시장화 진척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7.2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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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시장화로 자원배분 효율성 향상…민생용 무역 허용 허점으로 수출 증가

 

북한은 핵개발, 미사일 발사등으로 지난해 이후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제제재를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GDP 성장률이 3.9%로 나왔다고 한국은행이 발표했다. 깜짝 놀랄 수치다. 이는 남한의 같은 기간 성장률 2.8%보다 높다.

그러면 북한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는 말인가. 핵 개발에 대한 경제 제재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 /한국은행 홈페이지

 

한국은행은 지난해 북한 경제가 빠른 성장률을 보인 것은 기저효과(base effect) 덕분이라고 해석했다. 2015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이 다음해 성장률을 올린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2015~2016년 두해를 놓고 보면 연평균 성장률이 1.3%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설명은 석연치 않다. 두해 연평균을 보더라도 북한은 분명 플러스 성장을 했고, 지난해 경제 제재로 타격이 더 심했을 것으로 서방 진영에서는 관측했는데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데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 이유는 북한의 시장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설득력 있는 대목이다.

통일연구원의 홍제환 북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북한 경제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인가’라는 보고서를 통일연구원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현재 북한에서 시장은 주민의 생계 유지 뿐아니라, 국영기업의 생산 과정과도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지난해 시장화가 눈에 띄게 진전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 20여년간 진전되어온 시장화에 따른 자원배분의 효율성 향상이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는데에 기여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대외무역도 빠른 회복세에 일조했다. 코트라의 발표에 따르면 북한의 대외무역(남북교역 제외)은 2016년에 65억6,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4.7% 증가했다. 지난해 우리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 구멍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엔 제재에는 민생용 예외조항을 두고 있는데, 북한은 이를 이용해 중국에 석탄 수출을 크게 늘렸고, 이러한 함정이 북한 경제의 빠른 회복세에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각설하고, 북한 경제는 정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물자를 분석해보면 2010년 이후 산업용 자재와 자본재의 수입 비중이 눈에 띠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자체 조달이 어려운 기계류, 생산 자제에 대한 수입을 늘려 생산을 정상화해왔음을 보여준다.

 

▲ /통일연구원 홈페이지

 

하지만 북한 경제의 성장이 앞으로 계속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홍제환 연구위원은 ▲ 지난해 말 이후 북한의 무역적자가 급증하고 ▲올 상반기 극심한 가뭄으로 작물 수확량이 크게 줄었으며 ▲가뭄으로 인한 전력 생산에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불안요인이 잠복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어 대북 원유 공급 봉쇄 등 강경조치가 이뤄지면 북한 경제성장이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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