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인가구 사는 모습, 그대로 보여드려요"...'자취남' 유튜버 정성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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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인가구 사는 모습, 그대로 보여드려요"...'자취남' 유튜버 정성권씨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2.04.1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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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남'(28.8만명), '유부남'(4.4만명) 유튜브 채널 운영
직접 자신이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룸메'들이 직접 촬영 요청
올 상반기 에세이 발간, 숨고클래스 오픈 예정
1인당 1000만원씩 총 10명의 지원자에 '월세지원프로젝트' 추진
14일 여의도 한 오피스텔에서 '자취남' 유튜버 정성권씨가 유튜브 실버버튼(10만 구독자 달성)을 들고 포즈를 취한 모습. 사진=유태영 기자
14일 여의도 한 오피스텔에서 '자취남' 유튜버 정성권씨가 유튜브 실버버튼(10만 구독자 달성)을 들고 포즈를 취한 모습. 사진=유태영 기자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은 분들이 직접 촬영요청을 하세요"

사생활이 잔뜩 담긴 자취방과 그 집에 사는 '룸메'를 소개하는 '자취남' 유튜브 채널이 인기를 끌고 있다. 15일 기준 이 채널 구독자 수는 28만8000명이다. 빠르면 이달안에 3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 채널을 운영하는 정성권씨(33)는 결혼한 사람들의 집을 보여주는 '유부남' 유튜브 채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두 채널 구독자 수를 합하면 약 32만명이다. 

영상에 출연하는 '룸메'들은 사는 곳도, 직업도 가지각색이다. 고등학생, 디자이너, 정신과 의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먼저 내집을 촬영해달라고 섭외요청을 한다. '자취남' 채널에서 가장 조회수가 많은 영상은 약 235만회를 기록중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 집을 선뜻 공개하는 이유가 뭘까. 

지난 14일 사무실이자 집으로 활용중인 여의도 한 오피스텔에서 '자취남' 유튜버로 활동중인 정성권씨를 만나 인터뷰했다.

'자취남' 유튜브 채널 영상 목록. 사진=유튜브 앱 화면캡쳐
'자취남' 유튜브 채널 영상 목록. 사진=유튜브 앱 화면캡쳐

'자취남'에 출연하고 싶은 '룸메'들이 직접 촬영신청

-300곳이 넘는 자취방을 찍었다. 찾아가는 집 선정은 어떻게 하나.

▲90%이상 무작위로 정한다. 왜냐면 기준이란게 없어서 그렇다. '이런 집엔 가야된다', '이런 곳은 안간다' 같은 기준이 없다. 가기 전에 기본적인 집 사진과 위치외엔 정보가 없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집 소개와 사진을 보내주시는데 어떤 분은 PDF파일로 10장 분량을 보내는 분도 있다. 어떤 분은 정말 간단하게 몇줄 적어서 보내주신다. 하지만 분량은 촬영 섭외 선정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 촬영일정은 미리 두달치를 잡는데, 예를들어 천안에 한 곳을 찍기로 했으면 그때 오전에 하나찍고 오후에 인근에서 찍을수 있는분을 우선적으로 섭외하게 된다. 

-주로 20~30대가 많이 신청하고 있다. 

▲사실 구독자분들 연령대도 그렇고 40대 분들은 결혼을 해서 1인가구가 아닌경우도 많아서 그런것도 있다고 본다. 신청은 많이 안하시지만 50~60대 구독자도 많이 있다. 주로 자녀분들 자취방을 구하기 위해 검색하다가 콘텐츠를 보시게 되는 것 같다. 

-내 집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많나.

▲성별을 가리지 않고 집을 보여주고 싶은 분들이 직접 신청한다. 제가 생각해도 집을 보여준다는 건 쉽진 않잖아요? 모델하우스처럼 깔끔하게 정돈된 게 아니라 내가 직접 살고있는, 사생활이 담긴 공간인데 선뜻 보여주려고 하시는 분이 있다는게 쉽지 않는데 감사하다. 내 집을 방송으로 공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깨달은 계기가 있다. 방송사 다큐프로그램 작가분이 1인가구 다큐를 찍는데 1인가구를 어떻게 섭외하는지 물어보시더라. 그때 깨달았다. 이건 돈이나 이런 걸로 섭외할 수 있는게 아니구나. '룸메'분들이 감사하게 저한테 친밀감을 느끼고 그렇기 때문에 선뜻 신청해주실수 있는 거구나. 친한 사람만 집에 부르듯이. 초대해주시는 ‘룸메’들이 계셔서 이 콘텐츠를 계속 만들 수 있어 감사하다.

-어떤 점에 이끌려서 신청한다고 보는지. 

▲저도 궁금해서 많이 여쭤본다. 첫 번째는 저라는 사람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다. 댓글에 나온게 ‘이건 직접 찾아가는 팬미팅이다’라고 하시더라. 재밌게 영상을 보고 있는데 그 사람이 집에 찾아오는 건 '가성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촬영이 끝나면 일대일로 얘기하고 밥먹고. 그런 것에 흥미를 느끼시는 것 같고.

두 번째는 집을 기록하고 싶어서. '그해 우리는' 드라마에서도 보면 다큐 감독분이 ‘이걸 찍는건 삶을 기록하는거다’라는 식으로 대사를 하는데 거창하게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진 않고. 내가 20~30대에 1,2년 살았던 곳을 영상으로 남겨두는 거니까 그런 것도 좋아하시는 것 같다. 세 번째는 ‘나 이렇게 산다’ 자랑하고 주위분들한테 보여드리고 싶은 분들도 있는것 같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분들도 신청해주시는데 자국에 계신 가족들에게 영상으로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신청하시기도 한다.  

14일 '자취남' 유튜버 정성권씨가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유태영 기자
14일 '자취남' 유튜버 정성권씨가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유태영 기자

자취방 300여곳, 각본없이 협찬없이 촬영진행

-각본도 없고 협찬도 없이 촬영하는 것인지.

▲촬영일자 섭외가 끝난 뒤 촬영에 들어가기까진 아무 정보 없이 촬영을 시작한다. 처음 집에 들어가서 촬영전까진 일부러 얘길 잘 안한다. 미리 알고 나서 찍으면 촬영할 때 재미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더라. 구독자 분들 입장에서 '이 집을 선택한 이유', '월세 얼마인지' 등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걸 재밌게 봐주시는 것 같다. 1시간 정도 촬영해서 영상 1개당 15~18분정도 분량으로 올린다. 하루에 많게는 자취방 3곳을 촬영한 적이 있는데 그날은 너무 힘들어서 술도 안마셨는데 대리운전을 불러서 귀가했을 정도로 힘들었다. 지금은 하루에 2개 집을 촬영하는 정도로 진행하고 있다.

-1주일에 촬영 일정은 어떻게 되나.

▲유부남 채널 영상은 주1~2회 촬영하고, 자취남 채널 영상은 주 6~7회 촬영한다. 촬영하면 한달 후에 업로드가 되는데, 한 달치 올릴 영상을 항상 가지고 있으려고 한다. 코로나로 1주일 동안 밖에 못나갈때도 영상을 올려야 된적도 있는데 미리 찍어놓은 영상 덕분에 차질없이 계속 업로드 할수 있었다. 

-유튜버 하기 전에 무슨일을 했나. 

▲광운대학교에서 환경공학과 경영학을 함께 배웠다. 환경공학을 배우면서 이쪽은 내길이 아니라고 판단이 들었다. 사회생활은 모바일 앱에 신규가입자 유치 마케팅하는 회사에서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 운영과 회사 생활을 병행하다가 유튜브로 벌어 들이는 수입이 평균적으로 회사에서 받는 월급 3배가 넘었을때 회사를 그만뒀다. 지금은 유튜브 수입과 광고 수입이 약 5대 5수준으로 매출이 나오고 있다. 

-원래 부동산에 관심이 있었나.

▲이 콘텐츠들을 찍으면서 관심이 더 생겼다. 그전엔 부동산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자취남' 콘텐츠도 우연히 친구집을 소개하는 영상을 찍었는데 그게 조회수가 잘 나와서 '이걸로 계속 찍어볼까?'라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촬영 신청을 받고 성장했다. 

'자취남' 채널에서 정성권씨가 사무실이자 집인 여의도 한 오피스텔을 직접 소개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쳐
'자취남' 채널에서 정성권씨가 사무실이자 집인 여의도 한 오피스텔을 직접 소개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쳐

올해 책 출간, 온라인클래스 오픈…'월세지원 프로젝트'도 진행

-올해 3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될 거라고 공개했다.

▲먼저 2개 프로젝트는 상반기 안에 모두 나오게 된다. 하나는 그동안 찍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쓴 에세이 책이고, 또 하나는 ‘숨고클래스’를 통한 온라인 클래스 오픈이다. 두개의 프로젝트는 마지막 세번째 프로젝트 진행하는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했다. 세번째 프로젝트는 가제로 ‘대국민 월세지원프로젝트’인데,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분들에게 열분 정도 뽑아서 1000만원씩 1억원 정도 지원해서 집을 구하는 것부터 인테리어비용, 월세 지원까지 해주는 것이다. 스폰서를 받지 않기 위해 앞의 두 개프로젝트를 먼저 진행한뒤 자금을 충당하려한다. 

-온라인 클래스는 무엇을 소개하나.

▲가장 중심이 되는 콘텐츠는 '자취남' 콘텐츠를 찍으면서 '룸메'분들이 소개한 자취할때 필수 아이템을 소개하는 것이다. 저번주에 촬영은 모두 끝났다. 많은 분들이 예전부터 따로 영상을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영상이 계속 쌓이니까 엄두가 안났었다. 이번 기회에 기존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복기하면서 이런 게 좋다고 나온 걸 직접 써보고 하면서 소개할 것들을 추리는데 3개월 정도 걸렸다. 주방, 현관 등 공간마다 좋다고 생각하는, 조금은 제 주관이 개입된 좋은 아이템만 골라서 소개해 드리려고 한다.

-월세지원은 어떻게 나오게 됐나?

▲먼저 구독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이 콘텐츠 자체가 제가 만들고, 찍어서 편집해 올리긴 하지만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본질은 ‘룸메’님들이다. 그런 것에 대한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서 마련한 프로젝트다. 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취남' 채널, 저라는 사람에 대한 브랜딩을 좀 더 확실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브랜딩을 통해서 1인가구에 대해서 얘기하고 논할 때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마치 강아지 하면 강형욱씨가 떠오르듯이(웃음). 사실 근본적인 건 '재미'다. 새로운 콘텐츠를 찍는 거니까. 

-여전히 촬영이 재밌나?

▲300곳이 넘는 집을 촬영했는데 아직도 처음보는 아이템과 처음 알게 된 꿀팁들이 나온다. 물론 겹치는게 많이 있지만 촬영할 때마다 새로운 것이 꼭 있다. 그리고 ‘룸메’들 직업도 가지각색이다. 제가 언제 정신과 의사 집에 들어가서 인터뷰하겠나. 직업마다 집을 가꾸는 소품이나 인테리어도 다 개성이 묻어난다. 사실 우리나라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구조가 비슷하지 않나. 처음에 콘텐츠 시작할 때 30개 찍으면 이 콘텐츠는 물릴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구독자가 계속 느는건 똑같은 구조의 집이지만 사는 사람에 따라 다른 그림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굳이 자극적인 것을 찾지 않아도 구독자가 계속 증가하는 것 같다.

-내년엔 더 큰 프로젝트가 진행되나.

▲1인가구, 유부남까지 있는데 1인가구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웹 기반으로 우선 만들고 앱은 나중에 사용자수가 늘면 생각해보려고 한다. 외부 투자를 전혀 받지 않고 만들 생각이다. 1인가구를 위한 정보 공유가 주를 이룰 것이다. 꽤나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예를 들어 '신길역쪽으로 이사갈 건데 이 근처 괜찮나요?' 라고 질문글이 올라오면 '살아봤는데 별로더라'라는 댓글이 달릴수도 있고 '00전자렌지 좋나요?'라고 질문글 올라오면 '써보니까 괜찮은 편인데 가성비는 안좋다'라는 식의 실제 필요한 정보가 오고가는 자연스런 1인가구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보고 싶다. 

-'자취남' 채널 구독자가 곧 30만인데 수입은 어느정도인지.

▲정확한 숫자를 말씀드리긴 조심스럽다. 제가 전업유튜버로 하면서 그만둔다고 했을 때 평균적으로 월급의 3배를 채널 매출로 벌었다. 그때 이후로 유튜버 자체에서 나오는건 큰 차이가 없다. 그때에 비해서 장비도 좋은걸로 사고 방송사에서 근무한 PD님도 함께 하고 있고 프리랜서 편집자 팀원들에 월급도 줘야 하기때문이다. 채널 수익만으론 한계가 있어서 핏이 맞는다고 생각한 곳들에 한해서 한달에 한번정도 광고를 해야 지속가능한 채널이 되겠다는 판단을 했다. 저도 월급을 가져가야 되고(웃음). 채널수익과 협찬 광고 수익은 5대5 정도다.  

올해 지역 순회 촬영일정…해외촬영도 병행

-향후 일정은?

▲해외를 나가보고 싶긴 한데 우선 국내 먼저 지역별로 돌아보려고 한다. 전라도를 다녀왔는데 다음주부터 영상이 올라간다. 6월엔 강원도 가고 그 다음엔 경상도, 충청도, 제주도 순으로 가게될 것같다. 중간에 해외 촬영도 한 두번정도 다녀올 계획이다.

-이미 출연한 분들이 재출연 하고 싶다고 요구한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요청하신 분들이 있다. 웬만하면 이사했더라도 '자취남' 콘텐츠로는 안하려고 한다. 근데 ‘자취남’에 나온 분들이 결혼하셔서 ‘유부남’에 나오는 섭외는 하고 싶다. 예비 신랑신부 분들중에 내년에 결혼하신 다음에 ‘유부남’ 채널에 나오시겠다고 한 ‘자취남’ 출연자분이 계신다. 그때까지 채널이 망하면 안되는 이유가 하나 늘었다.(웃음)

-'자취남' 영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나.

▲제 콘텐츠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 이런 건 전혀 없다. 그냥 ‘이렇게 사는구나’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최근에 종영한 '다큐 3일'이나 '인간극장' 같은 살고 있는 모습 그 자체로도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딱 그정도가 좋을 것 같다. 이걸로 '위로를 한다' 이런 것도 전혀 아니다. 그냥 부담없이 하려고 한다. '인간극장'은 호불호가 크지 않잖아요? '불호'가 없는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나가고 싶다. 
 

'자취남'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정성권(33)씨는 광운대학교에서 환경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모바일 앱 마케팅 회사에서 근무하며 '자취남' 유튜브 채널을 함께 운영했다. 이후 전업유튜버로 활동하며 현재 '자취남'과 '유부남' 채널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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