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디폴트 가능성 '아주 높다'···다음달 4일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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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디폴트 가능성 '아주 높다'···다음달 4일 '초읽기'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2.04.0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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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내용 정리
러시아가 지난 4일 예정됐던 달러채 이자지급에 실패함에 따라 30일간 유예기간을 거쳐 다음달 4일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러시아가 지난 4일 예정됐던 달러채 이자지급에 실패함에 따라 30일간 유예기간을 거쳐 다음달 4일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러시아가 지난 4일 예정됐던 달러채 이자지급에 실패함에 따라 30일간 유예기간을 거쳐 다음달 4일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초읽기에 들어갔다.

러시아는 현재 해외자산이 동결된 데다 미국의 제재로 이자 송금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다음달 4일 채무불이행에 빠진다면 1998년 이후 처음인 데다 해외채권에 대한 채무불이행은 볼셰비키 혁명 이후 처음이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채무불이행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내용을 정리했다.

러시아가 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는 이유

러시아는 지난 4일까지 2건의 달러표시 국채에 대해 6억 4920만 달러의 이자를 지급해야 했다. 미국 정부는 이날 러시아가 미국 은행을 이용해 해외 채권자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막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정부가 역외 자금을 이용하지 못 하게 해 국내 전쟁자금을 고갈시키기 위해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정부는 부채 상환을 위해 해외 계좌를 이용했다.

러시아 재무장관은 지난 4일 달러 결제를 시도했으나 중간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미국 재무부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6492만 달러의 처리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신규 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

JP모건이 달러채 이자지급 처리를 거부한 뒤 러시아 재무부는 국내 특별계좌에 이자를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계좌에 있는 것은 투자자들이 법적으로 받아야 할 달러가 아닌 러시아 루블이다.

러시아 재무부는 6일 해외 채권자에 대한 의무가 충족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는데 러시아 국채 요건에는 자금이 채권자의 계좌에 도착할 것을 요구했다.

해외 투자자의 러시아 특별계좌 이용 여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투자자들은 지급받은 루블화를 해외로 송금할 권리가 있다. 이는 러시아중앙은행 혹은 재무부의 승인이 필요한데 보장되지 않았다. 러시아 재무부는 미국이 러시아가 해외 은행 계좌를 다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지 않는 한 특별계좌 소유자들이 루블화를 해외 통화로 바꿀 수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제재의 허점을 이용해 이자를 지불할 가능성

미국 재무부는 투자자와 은행이 다음 달 25일까지 러시아 국채와 관련된 결제를 지불받거나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론적으로 러시아가 미국의 제재를 받지 않는 해외 은행을 찾아 대신 달러를 지급하게 할 수 있다.

러시아 채무불이행을 결정하는 사람과 정확한 날짜

러시아는 지난 5일부터 30일의 유예기간에 들어가 다음 달 4일이면 만료된다. 이후에는 채권자의 4분의 1이 동의하면 러시아에 대한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수 있다. 러시아 국채는 교차 채무불이행 조항이 있어서 어느 한 채권에서 채무불이행이 일어나면 자동으로 모든 유통 국채에 채무불이행이 적용된다. 지불과 관련한 관할 법원은 영국이 될 가능성이 큰데 대부분의 러시아 국채가 영국에서 발행됐다.

러시아 국채 총량

러시아는 최근 몇 년간 자금조달에 제약을 받았다. 일부는 거시경제, 다른 일부는 앞서 받았던 제재 때문이다. 러시아는 미국 투자자와 은행의 참여가 금지된 2019년 이후로는 달러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현재 대략적인 유통 해외통화 채권은 600억 달러를 조금 밑돈다.

러시아가 전쟁에 돌입할 당시 부채는 러시아 경제의 25% 정도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러시아가 외환보유고를 이용할 수 있을 때 일이다.

러시아에는 또한 탄탄한 지방정부 채권 시장이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발발 무렵 해외 채권자들이 20%가량 소유하고 있었다. 러시아 정부가 지불해야 하는데 해외 송금이 막혀 있다.

평시라면 채무불이행을 구성하는 내용인데 현재 러시아의 지방채 시장에서 채무자가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해외로 송금할 방법이 없다. 채무자의 의무는 청산소에 자금이 도착하는 경우 해소되는데 채권자가 돈을 받지 못하더라도 채무자의 잘못은 아니다.

러시아 채권 소유자

전쟁 전에는 신흥시장 포트폴리오 소유자들은 러시아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세계 채권시장에서 러시아 채권의 비중은 작은데 JP모건 현지통화 신흥시장 채권지수에서 러시아 국채는 6% 정도를 차지하며 달러 채권에서는 2.7%를 차지했다. JP모건은 지난 3월 러시아 국채와 회사채를 모든 채권 지수에서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많은 투자자가 러시아 채권 가치를 이미 상각했다.

러시아 채무불이행 가능성

아주 높다. 러시아 정부는 꾸준히 채무불이행을 피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 국채 호가는 달러당 5센트에서 25센트 사이다. 이것은 투자자들이 전액 상환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평가사, 경제학자, 국제통화기금(IMF)은 채무불이행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채무불이행의 파장

러시아의 공식 채무불이행이 나오더라도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은데 이미 제재로 인해 국제 사회와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8년 채무불이행 이후 러시아는 2003년 투자등급으로 회복했다. 아르헨티나 역시 여러 번 채무불이행을 겪었지만, 다시 국제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 투자자들의 기억은 짧은 경향이 있다.

해외 투자자의 자금회수 여부

일부 투자자는 자산 일부를 기회주의 투자자들에게 팔아버렸다. 이들은 언젠가는 러시아 정부가 채무 상환 거래를 체결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제재 하에서는 러시아 정부와의 대부분의 거래가 금지되기 때문에 채무 재구조화 논의는 멀리 떨어진 이야기다.

과거 러시아 채무불이행에 일어났던 일

러시아가 해외채권에 대해 채무를 이행하지 못했던 가장 최근 기록은 1918년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났을 때다.

1998년 8월에는 러시아가 유가가 배럴당 10달러까지 떨어진 데 따른 경제 위기로 국내 채권에 대한 채무 불이행을 맞았다. 러시아 정부에 대한 해외채권자들은 손실이 없었고 이들의 채권은 재구조화하지도 않았다. 러시아 내국인이 75% 이상을 보유했던 루블화 표시 채권은 소련이 남긴 부채와 함께 삭감됐다.

1998년 채무불이행은 미국 시장에서 큰 변동성을 촉발했는데 LTCM을 파산으로 이끌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도하는 월가 대형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이 뒤따랐다.

채무불이행에 대비한 투자자 보험과 보상

신용부도스와프(CDS)는 이런 경우를 대비해 투자자들이 가입하는 보험이다. 러시아가 채무불이행에 빠지는 즉시 CDS 시장 감독 기구들이 회의를 열어 채무불이행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채무불이행으로 확정되면 경매 일정을 잡고 투자자들의 보험 청구를 청산하고 기저 채권을 거래한다. 러시아 국채 거래에 대한 제재는 경매 절차를 복잡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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