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엔화 가치가 달러당 130엔까지 폭락하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경계 상태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榊原 英資) 전 일본 재무성 차관보는 "외환 시장에서는 엔화 가치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일부에서 달러당 엔화 가치가 130엔까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달러-엔 환율이 130엔 선을 넘어가게 되면 당국이 개입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CNBC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현재 인도경제연구소 이사장인 사카키바라 에이스케는 1990년대 국제 외환시장에서 '미스터 엔'으로 불리며 엔저(고환율) 정책의 사령탑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혼란이 세계 시장을 뒤흔든 가운데 전통적으로 안전 통화로 여겨졌던 엔화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 달러 대비 5% 넘게 빠졌다.
엔저 현상이 심화한 것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금리 인상에 나서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 등도 금리 정상화 채비에 분주한 가운데 일본은행이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홀로 느린 형국이기 때문이다. 주요국과의 금리 차가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 속에 엔화는 큰 타격을 입었다.
엔저는 일본 수입업체들에는 악재이지만 수출업체들에는 득이 된다. 사카키바라는 "엔화의 현재 수준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달러-엔이 130엔까지 떨어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일본은행은 높은 경각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전날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 참석해 엔화 약세에 대해 일본 경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환율 변동이 다소 빠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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