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왜 함영주 인가] ① 10년만 수장교체... 그들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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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왜 함영주 인가] ① 10년만 수장교체... 그들의 미래는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3.25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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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신임 회장 25일 주총서 선임
김정태 회장, 하나금융 '3조 클럽' 입성 10년 만 퇴장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 신임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사진합성=오피니언뉴스
하나금융그룹이 함영주 회장을 선택했다. 하나금융그룹을 지난 10년간 일궈온 김정태 회장은 4연임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퇴장했다. 하나금융의 지난 10년과 앞으로 함영주 회장이 이끌 하나금융의 당면과제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함영주 신임 회장을 선임했다. 전임 김정태 회장 취임 후 10년 만이다. 

하나금융은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함영주 부회장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안과 대표이사 회장 선임안을 가결했다.

전임 김정태 회장에 대한 50억원의 특별공로금 지급 안건도 다수 의결권 자문기관의 찬성과 반대 권고가 엇갈린 가운데 승인됐다.  김 회장은 이날 정기주총을 끝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김정태 회장, 10년간 하나금융 리드…외환은행 통합 이끌어

하나금융 수장이 10년만에 바꼈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 김승유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취임한 후 하나금융의 성장에 가속도를 붙인 인물로 평가된다.

김정태 회장은 1952년 부산 출생으로, 경남고와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서울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1986년부터 1991년까지 신한은행을 거쳐 1992년 하나은행으로 옮겼다. 

이후 하나은행 부행장 겸 가계금융그룹 총괄 대표, 하나금융 부사장, 하나대투증권 사장을 거쳐 2008년 임기 3년의 하나은행장에 선임됐다. 이후 2011년 연임에 성공하고 2012년 2월 하나금융 회장으로 내정됐다. 이후 2015년, 2018년, 2021년(1년) 등 4연임하며 하나금융을 10년간 이끌었다.

김 회장 취임 당시 하나금융은 2010년 인수한 외환은행을 하나은행과 성공적으로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금융권에선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5년간 보장하기로 한 만큼 기대했던 시너지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통합 과정에서 김 회장은 직접 외환은행 노동조합을 찾아가 조기통합의 필요성을 설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2015년 9월 외환은행의 영문이름인 KEB와 하나은행을 합친 'KEB하나은행'이 출범할 수 있었다. 

또한 취임 첫 해인 2012년 김 회장은 외환은행을 하나은행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후 2014년에는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를 통합한 '하나카드'를 만들었다. 

2015년 10월에는 금융권 최초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하나멤버스'를 출시했다. 하나멤버스는 김 회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서비스로, 계열사간 거래 실적을 통합해 포인트로 적립하고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서비스다. 실제로 다음해인 2016년부터 타 금융지주에서도 비슷한 통합 포인트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인수합병에도 힘썼다. 2016년에는 핀테크 기업인 핀크, 2018년에는 벤처캐피털(VC)인 하나벤처스를 출범했다. 2020년에는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하나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비은행 계열사를 강화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하나손해보험 법인보험대리점(GA)인 하나금융파트너를 만들었다.  

김정태 회장 10년...하나금융, 순익 '3조 클럽' 입성 

김 회장은 또한 10년간 하나금융의 견조한 성장을 이끌어 온 인물로 평가된다. 1조원대였던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을 3조원대로 올려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로써 하나금융은 '3조 클럽'에 입성하며 금융지주사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게 됐다. 

하나금융의 지난 10년간 당기순이익은 2012년 1조6823억원에서 시작해 2021년 3조5261억원까지 약 2.1배 뛰어올랐다. 특히 2021년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33.7% 급등했다.

자료=하나금융그룹
자료=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011년 1조2280억원, 2012년에는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효과로 1조6823억원을 기록했지만 2013년부터는 9340억원대로 떨어지고 만다. 이후 2014년 9380억원, 2015년 9097억원을 이어가다가 2016억원 1조3305억원으로 반등한 후 매년 성장세를 지속해오고 있다. 

김 회장의 마지막 해인 2021년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하나금융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금융투자업계 추정치보다 38% 상회한 8445억원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은 3조812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러한 실적 호조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기준금리 인상 효과로 이미 1분기 순이자마진(NIM) 상승은 기정사실화가 돼가고 있고 대출성장은 둔화되겠지만 그만큼 고마진 위주의 대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함영주號 출범...눈앞의 과제는

이처럼 김 회장이 10년동안 하나금융 회장으로 재임한 최장수 회장이 되면서 후임인 함영주 회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의 남은 과제가 글로벌 사업과 디지털 전환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이 강화되는 가운데 은행 업무가 100% 디지털로 이뤄지는 인터넷은행이나 빅테크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살아남는 것은 강하거나 영리한 종(種)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라며 '종의 기원'을 인용한 바 있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하나금융은) 눈부신 성과로 인해 점차 변화에 무감각해져 가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자산 500조원의 '금융을 지배하는 공룡'은 그렇게 무사안일해지고, 대마불사의 헛된 희망을 품게 된다"며 "시장은 우리를 '덩치만 큰 공룡'으로 보고 있고, 공룡은 결국 멸종했다"고 강조했다. 

'만년 3위'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는 것도 과제다. 그러나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이미 '4조 클럽'에 입성한데다, 우리금융 역시 완전 민영화를 이룬 후 바짝 추격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신임 함영주 회장은 하나금융의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키워, 경쟁 금융사들을 따라잡고 물리쳐야할 중차대한 숙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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