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게 데뷔하면 뭘 해”…대어들 ‘급락’에 얼어붙는 IPO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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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데뷔하면 뭘 해”…대어들 ‘급락’에 얼어붙는 IPO시장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3.25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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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형주들, 상장일 종가 대비 현재 수익률 '뚝'
수요예측·청약 부진···상장철회에 희망가 하향까지
"시장 긴축 가능성 높아진 요즘, 보수적 접근 필요"
‘기업공개(IPO) 대어’ 타이틀과 함께 화려하게 국내 증권시장에 입성한 기업들의 주가 성적표가 부진하다. 사진=Pixabay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기업공개(IPO) 대어’ 타이틀과 함께 화려하게 국내 증권시장에 입성한 기업들의 주가 성적표가 부진하다. 대부분 종목들이 상장 첫날 종가와 비교해 현재 주가가 더 낮으며, 일부는 공모가 대비 반토막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예정돼있던 IPO를 철회한 기업들도 등장하는가 하면 상장은 했으나 희망 공모가 범위보다 낮게 공모가를 확정한 경우도 꽤 있었다. 대내외 이슈로 변동성 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한동안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LG엔솔부터 SK바사까지…시작은 화려했지만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종가는 40만8000원이다. 지난 1월27일 상장한 역대급 공모주로 이틀간 청약 증거금만 114조원이 넘는 등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던 LG에너지솔루션이지만, 상장 첫날 종가 대비 19.21% 급락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첫날 장중 59만8000원을 찍은 후 끊임없이 우하향해 지난 15일 35만500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기록했다. 고점 대비 거의 반토막 수준이다. 최근 들어 투자심리가 개선된 덕분에 현재 주가는 그보다 높으나 상장일 종가에는 한창 못 미친다.   

지난해 상장한 IPO 대어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현대중공업만 24일 종가를 기준으로 상장 첫날 종가보다 소폭 높을 뿐 나머지 기업들은 상장일 종가보다 현재 주가가 더 낮다. 일부 종목들은 공모가보다도 낮은 상태다. 

지난 18일 상장 1년째를 맞은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상장 첫날 종가 대비 약 12% 하락한 가운데 장을 마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3월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에 성공하며 증시에 입성했지만 1년이 지난 후 현재 주가는 15만원대다.

지난해 8월 상장한 크래프톤의 경우 공모가 49만8000원으로 시작해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도 낮은 45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24일 종가 기준 크래프톤은 28만500원으로 공모가와 비교해 43.67%나 급락했다. 상장 첫날 종가와 비교해도 38.22% 떨어졌다. 

마찬가지로 같은 달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날 종가 6만9800원을 찍었는데 24일 기준 주가는 5만1400원으로, 26.36% 떨어진 수준에 머물러 있다. 롯데렌탈 역시 상장일 종가 대비 현재 수익률은 두 자릿수 마이너스(-)다. 지난해 8월 상장한 대형주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카카오페이는 경영진의 대규모 주식 매각 여파로 주가에 큰 타격을 입었다. 공모가 9만 원에 시작해 한때 24만8500원까지 올랐지만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와 경영진이 보유 지분 44만993주를 팔아치우자 주가가 속절없이 떨어졌다. 상장일 종가 대비 현재 하락률은 26.68%다. 

LG에너지솔루션 이전에 역대 최대 공모 청약 증거금(81조 원)을 모았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10만5000원의 2배 21만 원으로 형성됐지만, 결국 26.43%(5만5500원) 급락한 15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재 주가는 12만원선에 머무른다. 

2021~2022년 주요 IPO 대어 종목들의 성적표. 자료제공=KRX 및 각 사
2021~2022년 주요 IPO 대어 종목들의 성적표. 자료제공=KRX 및 각 사

올해 IPO 시장 냉기…당분간 반등 어려울 듯

그런가하면 올해 상장을 예고했다가 돌연 철회한 기업들도 눈에 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상반기 IPO 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요예측 실패로 상장을 철회했다. 비슷한 이유로 대명에너지와 보로노이 역시 상장을 철회했다.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 아래에서 정한 경우도 있었다. 공구우먼, 인카금융서비스, 스톤브릿지벤처스, 노을, 모아데이터 등은 기대했던 만큼의 수요예측 참여 기관 수가 나오지 않자 당초 제시한 공모가 희망 범위보다도 낮은 가격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 같은 IPO 시장의 침체는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긴축 재정과 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 증시에 영향을 주는 대내외 이슈들이 연이어 터지자 국내 증시 역시 부진한 영향이 크다. 

증권가에서는 아직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변동성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어 공모주 투자심리가 당분간 반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며 수익률과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렸던 IPO 시장인 만큼, 시장의 긴축 가능성이 높아진 요즘엔 보다 보수적인 접근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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