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는 고유가에…정유株 전성시대? “원가 부담↑”
상태바
천장 뚫는 고유가에…정유株 전성시대? “원가 부담↑”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3.22 14: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TI, 7% 넘게 폭등…112.12달러 마감
美·英 이어 EU도 러 원유 금수 검토
정유주, 유가 상승 대표적 수혜주지만
“고유가, 정유산업 원가 23.5% 오를 수도”
고유가 영향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산업 전반의 부진 우려를 표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및 서방국가의 대러시아 제재 심화로 국제 유가가 널뛰고 있다. 정제마진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 정유사들의 주가 상승을 이끌어 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산업의 부진 우려를 표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8분 기준 중앙에너비스는 전 거래일 대비 1300원(4.21%) 오른 3만2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SK이노베이션(3.41%), 흥구석유(1.85%), 에쓰오일(1.14%), 한국석유(1.32%) 등 다른 정유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유주가 상승세를 보인 건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7.42달러(7.1%) 오른 배럴당 112.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도 전거래일 대비 7.69달러(7.1%) 오른 배럴당 115.62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118달러까지 상승했다.

EU 국가들이 미국과 영국에 이어 대러시아 에너지 제재 동참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글로벌 공급 우려가 커진 여파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중동,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원유 생산지로, 서방이 대러시아 제재에 나서면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EU 고위 외교관을 인용해 EU가 러시아에 대한 5차 제재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여기에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 석유 수입을 금지했지만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EU는 제재 대상을 에너지로 확대하지는 않았다.

예멘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시설을 공격했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에 힘을 더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사우디 에너지부는 아람코의 정유시설이 24시간 동안 세 차례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3월22일 기준 중앙에너비스의
3월22일 기준 중앙에너비스의 일주일간 주가 그래프. 사진=네이버 종목창 캡처

정유주는 유가 상승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정유사는 미리 원유 재고 물량을 확보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이 상승분을 재고 물량에 반영해 실적 개선의 여지를 만들 수 있다. 정제마진이 좋아져 수혜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이다. 정유 기업들에게는 핵심 수익 지표로 꼽히며, 일반적으로 4달러를 손익분기점의 기준으로 판단한다. 

다만 장기적으로 고유가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고유가가 국내 물가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면 원가 부담으로 인한 정유사 수익성 악화도 고려해야 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가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국제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시 정유산업의 원가가 약 23.5% 오르는 등 국내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성장률도 0.3%포인트 둔화될 것으로 본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빠른 시일 내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제유가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지만 추세적 하락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 공급 축소 여파로 낙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우려로 하락할 수 있겠지만 러시아의 원유 수출 차질로 유가 하방선은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현재 원유공급 상황상 단기적으로 급격한 원유공급 증대가 나타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