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환 20년의 빛과 그림자…통합과 반발 교차
상태바
홍콩 반환 20년의 빛과 그림자…통합과 반발 교차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7.09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콩 내 반중정서 심화… 일대일로, 주강 발전계획 등 경제통합 가속화

 

7월 1일을 기해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지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홍콩에서 개최된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2013년 3월 취임 후 처음으로 홍콩을 방문했다. 시 주석은 새로 선출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취임식을 주관하면서 일국양제 중 '하나의 중국' 원칙을 더욱 강조했다. 이번 반환 기념 20주년 행사에 홍콩 정부는 10주년 때의 9배에 달하는 9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화려한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홍콩 반환 20년을 맞지만, 아직도 홍콩과 중국의 통합은 진행형이며, 홍콩인들의 반중정서는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환 20년…상호 협력과 위기 극복

 

① 무관세 혜택 제공

2003년 6월 체결된 중국과의 CEPA 체결로 더 많은 홍콩 제품과 서비스업의 중국 진출이 허용되고 무관세 혜택이 제공되고 있다.

2017년 5월 기준으로 총 3,129건이 HKSS(Hong Kong Service Supplier) 자격을 취득했으며, CEPA를 통한 서비스 진출이 가장 활발한 산업은 교통·물류(1381개사), 유통(364개사), 항공서비스 (271개사) 순이다.

2016년 기준 중국의 대외 위안화 거래의 83%가 홍콩을 통해 이뤄지며, 2017년 3월 기준 홍콩 내 위안화 예금 규모는 5,037억 위안에 달한다.

 

< 홍콩의 경제지표 변화 추이 >

 

구분(2012년 6월 21일 기준)

1997

2007

2017년

인구(만 명)

650.2

692.1

737.4

인당 GDP(달러)

26,362

29,891

43,500(2016)

항셍지수

10,723

27,813

25,660

홍콩증시상장사 시가총액

(주식시장 현금가치 억 달러)

4,133

26,540

31,930(2016)

홍콩방문 중국인 관광객 수(만 명)

229

1,360(2006년 말 통계)

4,280(2016 말 통계)

외환보유고(십억 달러)

82

136.3

402.7(2017 5월 말)

실업률(%)

2.2

4.0

3.2

지니계수

0.518

0.533

0.539(2016)

인플레이션율(%)

5.8

2.0

1.1

 

② 경제위기 극복

2003년 SARS 발병으로 홍콩 경제는 위기 국면이었으나 2003년 6월에 체결된 CEPA, 홍콩 내 은행의 위안화 업무 허용, 2003년 중국인의 홍콩 개인관광 허용 등 일련의 중국발 지원책은 홍콩의 경제 위기 극복에 크게 기여했다.

2007, 2008년 홍콩은 인플레이션과 오일가격 상승에 따른 에너지 비용의 상승, 미국 달러 가치 하락과 연계된 홍콩 달러의 가치 하락 등으로 경제 성장 둔화가 우려됐으나 서비스 산업분야의 성장과 활발한 관광객 소비 등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중국 증시와 홍콩 증시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 후강퉁을 시행하고 위안화 결제 서비스 활성화 등을 통해 홍콩의 국제 금융허브, 물류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 주요 변화상으로 본 20년 >

 

구분

20년 전(1997~2006년)

10년 전(2007~2017년)

경제적 변화

-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 2003년 사스 발발로 부동산 가격 폭락 및 실업률 급등(8%)

- 2007년 역외 위안화(딤섬본드발행 허용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 2014년 '후강퉁(상하이-홍콩 증권거래소 교차거래 가능)', 2016년 '선강퉁(선-홍콩 증권거래소 교차거래 가능)' 정식 거래 시작

- 2015 중- CEPA 서비스무역협의

- 2016년 말 기준 중국이 홍콩 총 교역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50.8%

- 2016년 말 기준, 중국 글로벌 위안화 무역결제의 83%가 홍콩서 진행

- 2016년 지니계수는 0.539로 지난 46년 이래 빈부격차 가장 심각한 수준임.

- 2017년 홍콩 AIIB 가입

정치적 변화

- 2005년 둥젠화의 사임으로 도널드 창이 행정장관 권한 대행으로 취임, 같은 해 6월 홍콩 행정장관에 당선

- 2012년 3월 행정장관에 렁춘잉 당선(임기 2012.7.1.~2017.6. 30.)

- 2014년 행정장관 선거의 완전 직선제 요구하던 '우산혁명' 발발

- 2017년 3월 행정장관에 캐리람 당선(임기 2017.7.1.~2022.6.30.)

제도적 변화

- 2003년 6 CEPA 체결

- 2003년 중국인의 홍콩 개인관광 허용

- 홍콩 내 은행의 위안화 업무 허용

- 2006년 8월 중-홍 이중과세 방지협약 체결

- 2009년 7 1일 위안화 무역결제 시행

- 2009년 법인세를 1% 인하(16.5%)

- 2011년 8 16일 중국 리커창 상무부총리 중-홍 경제협력 방안 발표

- 2012년 4 1일 법인 등록세 감면

- 2013년부터 중국 본토 임산부의 원정 출산 전면 금지

- 2013년부터 외국인과 외국기업에 주택 구입가격의 15% 인지세 부과 정책 시행

 

 

그늘…경제 종속화와 반중정서 악화

 

① 사회 양극화 심화

홍콩 정부 통계에 따르면 소득분배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1976년 0.432에서 1996년 0.477, 2006년 0.533, 2011년 0537, 2016년 0.539로 '폭동이 일어날 수 있는 수준'이라는 0.5를 넘었다.

이는 처음 지니계수를 측정하기 시작한 46년 전 이래 최고 수준임. 홍콩은 전체 인구 720만 명 중 빈곤선 이하가 96만 명에 달해 세계에서 12번째로 불평등이 심한 지역이며 억만장자 41명의 재산이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3을 차지할 정도로 부의 집중도가 심하다.

홍콩 정부는 홍콩과 같은 대도시의 경우 지니계수가 다른 나라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워싱턴 D.C.(0.535), 시카고(0.531), 샌프란시스코(0.531)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홍콩 내 소득분배의 불공평 정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심각한 수준이다.

2014년 홍콩 도심을 점거한 '우산혁명'도 홍콩의 중국화에 대한 불안감을 기조로 사회 양극화와 기득권층에 대한 반발심리가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② 확산하는 홍콩 내 반중 정서

20년 전 중국은 일국양제라는 개념으로 '항인치항(港人治港, 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린다)'을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 홍콩 내부에서 이같은 약속이 지켜지리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2017년 3월 있었던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친중파이자, 2014년 우산혁명을 강제 진압하는데 앞장섰던 캐리람이 사실상 중국 공산당의 지원 속에 간선 선거인단 1200명의 과반을 웃도는 777표를 얻어 손쉽게 홍콩 행정장관으로 당선됐다.

홍콩 경제일보는 홍콩에 대한 중국의 태도를 '방임(둥젠화, 1997~2005)'과 '자치 지지(도널드 창, 2005~2012)'에서 '간섭과 간여(렁춘잉, 2012~2017)'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강한 행보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중국인이 홍콩에 대거 몰려오면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취업난이 가중된 점도 반중 정서를 키웠다. 최근 홍콩 중문대 설문조사에서 홍콩인 60%가 주권반환 이후 사회 전반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또한 홍콩대 조사에서는 자신이 중국인이라는 인식을 가진 젊은 층이 3.1%에 그쳤다.

중국 본토 정부가 홍콩 내 자유를 탄압하고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며, 홍콩에서는 친독립 성향의 민주파 세력이 지난해 입법회 선거에서 30석을 확보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홍콩 시민들의 반중 정서에서 비롯된 반중국 성격이 강한 젊은 층의 대거 입법회 진입으로 홍콩의 '정치 독립'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나 결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반중 정서, 정치적 분열 등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③ 중국 지지로 당선된 캐리 람의 사회통합 우려

람 당선인은 선거인단 1,194명 중 65.07%인 777명의 지지를 받았지만, 선거 기간에 실시된 일반 시민 대상 여론조사에서는 약 45%의 지지율을 기록한 존 창 후보에 비해 약 10% 포인트 낮은 30%대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당선 직후 홍콩대학교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42.6%가 캐리 람을 지지, 50.4%가 캐리 람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18~29세 연령층은 79%가 반대하는 반면, 50세 이상의 연령층은 54%가 지지한다고 밝혔다.

람 당선인이 실질적인 해결방안과 사회통합적인 해결방식을 통해 홍콩 사회가 직면한 선거개혁안, 주택 문제, 경제성장 둔화 등의 당면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홍콩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④ 대중국 경제 의존 심화

캐리 람 행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적극 참여 등 중앙 정부의 정책 기여를 통한 홍콩의 경제적 역할 확대로, 향후 홍콩은 지속적으로 중국 본토와 무역·투자 관계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홍콩은 일대일로 구상의 자금젖줄을 맡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정식회원이 됐으며, 12억 달러(약 1조3680억 원)를 5년에 걸쳐 AIIB에 예치시킬 계획이다. 일대일로 적극 참여, 선강퉁·후강퉁 거래 확대, 중국 채권시장 개방이 이루어지면 홍콩 측에서는 대중국 경제 의존 심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홍콩인들이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기보다는 적극적인 혁신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의 트렌드를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홍콩은 일국양제시스템을 십분 활용해 홍콩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주강삼각주 발전계획과 일대일로 발전계획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홍콩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하고, 특히 1조4,000억 원 상당의 경제효과가 예상되는 주강삼각주 발전계획에서 경제금융 허브로서 경제발전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