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못추는 삼전·LG엔솔 뒤에는…‘셀 코리아’ 외국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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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못추는 삼전·LG엔솔 뒤에는…‘셀 코리아’ 외국인 있었다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3.16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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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포함 시총 상위 10위권
올 들어 최대 30% 가까이 주가 하락

외국인 코스피 시총 보유비중 32%
6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 기록

우크라 사태에 Fed 금리 인상 소식에
위험자산 회피와 원화 약세 계속될 듯
외국인의 매도세에 올 들어 삼성전자·LG에너지솔루션·SK하이닉스·삼성SDI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사진=연합뉴스
외국인의 매도세에 올 들어 삼성전자·LG에너지솔루션·SK하이닉스·삼성SDI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코스피가 2600선까지 밀리는 등 대내외 악재 속에 한국 증시가 크게 출렁이는 가운데, 삼성전자·LG에너지솔루션·SK하이닉스·삼성SDI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외국인 매도세가 대형주에 집중되자 해당 종목들에 ‘파란 불’이 들어왔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7만8300원에서 6만9500원으로 11.24% 주가가 빠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11일만 해도 장중 9만6800원까지 치솟으며 ‘10만전자’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였고 현재는 7만원선도 위태로운 모습이다.

같은 기간 시총 2위 SK하이닉스 역시 13만1000원에서 11만2500원으로 14.12% 빠졌으며, 삼성SDI는 무려 25.65% 급락했다. 이밖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9.12%), 네이버(13.47%), 카카오(8.44%), 현대차(22.01%), LG화학(28.62%) 등 시총 상위 10위권 기업 모두 하락했다.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수급은 국내 증시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올 들어서만 8조7800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부터 매도 공세가 거세졌다. 지난 2월18일부터 지난 15일까지 16거래일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7조722억원에 달한다. 

코스피가 사흘째 하락하며 2620대까지 밀린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사흘째 하락하며 2620대까지 밀린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비중 역시 6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1일 기준 코스피 시장 전체 시총 2091조원 가운데 외국인 보유 주식 시총은 666조 원으로, 비중이 31.86%로 내려앉았다. 2016년 2월 11일(31.77%) 이후 6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투자자별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외국인의 대형주 위주 매도세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16거래일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8000억원 팔았으며, SK하이닉스는 4853억원, 현대차 4566억원, LG화학 4482억원가량 순매도했다. 해당 종목들은 거래대금 1~4위를 차지했다.

특히 역대 최대 규모의 IPO(기업공개)로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한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48일 만에 SK하이닉스에 시총 2위 자리를 내줬다. 외국인은 상장일 1월27일부터 지난 15일까지 3조원 넘게 LG에너지솔루션을 팔아치웠다. 순매도 1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외국인 매도 배경으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서방 국가의 대(對)러시아 제재가 촉발한 위험자산 회피와 원화 약세가 꼽힌다. 신흥국 증시로 분류되는 코스피 시장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높아지는 안전자산 선호도에 따른 달러화 강세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를 하락하게 만들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하는 원인이 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2020년 5월 이후 1년9개월 만에 1230원대를 돌파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외국인의 ‘셀코리아’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오는 15∼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는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 부담을 준다. 선진국 금리 인상은 글로벌 자금의 신흥국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쟁과 유가 급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지만 연준 금리 인상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지난해 일시적 인플레이션 판단을 고수하다가 신뢰도 위기에 봉착한 연준이 인플레이션 통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통화 긴축 가능성이 별반 완화하지 않는 가운데 커지는 경기 둔화 우려는 안전자산 선호를 높이며, 초안전자산인 달러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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