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중국 수출 원유에 달러 대신 위안화 사용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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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중국 수출 원유에 달러 대신 위안화 사용 논의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2.03.1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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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 당국이 달러 대신 위안화로 원유를 거래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OyeYeah News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 당국이 달러 대신 위안화로 원유를 거래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OyeYeah News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원유 가격을 위안화로 책정하고 거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 당국이 달러 대신 위안화로 원유를 거래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 월스트리트저널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행보는 석유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달러화 입지를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

위안화로 원유 가격을 거래하는 양측의 논의는 지난 6년간 중단과 재개를 거듭해왔으며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미국의 안보 약속에 사우디의 불만이 커지면서 올해 가속도가 붙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사우디는 예멘 내전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것과 이란과의 핵 합의를 타결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불만을 품어왔다.

사우디 당국자들은 또한 지난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갑작스럽게 철수한 것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우디의 왕자 모하메드 빈 살만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거부한 것도 중동 지역에서의 바이든 정책에 대한 사우디의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사우디가 수출하는 석유의 25% 이상을 사들인다. 만약 해당 석유를 위안화로 결제할 경우 중국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사우디가 하루 620만 배럴에 달하는 수출의 일부를 달러 이외의 통화로 거래할 경우 이는 원자재 시장에 중대한 변화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석유 판매의 80%가량은 달러로 이뤄지며, 사우디가 1974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 시절 거의 모든 원유 수출품을 달러로 결제하는 데 합의한 이후 줄곧 달러로만 이를 결제해왔다.

중국은 2018년에 위안화로 표시된 원유 선물 계약을 처음 도입했으나 원유 시장에서 달러의 지배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중국은 이란이나 러시아가 미국의 제재로 달러 거래가 중단되는 것을 목격하면서 달러를 사용하는 것이 위험 요소가 있다는 점을 우려해왔다. 이에 따라 중국은 사우디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왔으며, 이에 따라 원유 거래도 크게 늘어났다.

사우디의 대미 원유 수출은 하루 50만 배럴에 그치지만, 중국으로의 원유 수출은 하루 176만 배럴에 달해 중국은 사우디의 최대 원유 수출국이다. 사우디가 다음으로 많이 원유를 수출하는 나라는 러시아로 대러시아 수출액은 하루 160만 배럴에 달한다.

이번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사우디의 한 관리는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바뀌었으며 중국은 최대 원유 수입국이며 사우디에 많은 수익성이 좋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사우디가 위안화로 원유를 거래할 가능성은 작다며 사우디는 과거 미국과의 긴장이 있을 때마다 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측근들도 위안화로 원유를 거래할 경우 사우디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떨어지는 통화로 석유를 판매할 경우 사우디의 재정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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