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조선업, 히노마루 연합군으로 한·중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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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조선업, 히노마루 연합군으로 한·중에 도전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7.0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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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운 10개사, 2025년 목표로 자동운항 선박 공동개발 제휴

 

일본은 조선·해운분야가 강한 나라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과 중국에 밀려 수주 물량이 바닥으로 떨어져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 맞서 특유의 방식으로 ‘조선 대국’ 탈환에 나섰다. 바로 히노마루 연합군이다. 히노마루(日の丸)는 일장기를 의미하는데, 히노마로 연합은 기업들이 경쟁보다는 협조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방식을 말한다. 히노마루 연합이 디스플레이, TV 등 전자분야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분야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고, 장치산업인 조선업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 자동운항 기술 도입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율적 해상 운송 시스템

 

코트라 오사카 무역관에 따르면 일본우선(日本郵船, NYK) 등 해운회사와 JMU 등 일본 10여 개 조선회사는 2025년까지 일본에서 건조하는 신형 선박 250척에의 탑재를 목표로 자동운항 시스템 공동 개발에 나섰다.

자동운항 시스템 개발비용이 수백억 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동개발을 통해 회사별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각 기업의 지식을 총동원해 보다 신속한 기술 개발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해운회사인 NYK에서는 충돌 리스크 판단을 데이터로 시각화하는 연구를 개시했으며, JMU(Japan Marine United)는 엔진과 연료의 상태를 파악하고 고장의 징조를 파악하는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일본조선업계의 연합군은 자동운항 시스템을 통해 저연비로 안전한 항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운항 시스템에서는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수집된 해상 기상 등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이 안전한 최단 항로를 안내해 주고 있다. 이를 통해 연료비 절약 및 신규 환경규제 대응에도 도움이 되고, 연간 2000건에 달하는 해난사고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정부도 i-Shipping 추진으로 자동운항 선박 개발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6월 발표된 2017년 일본 성장전략에서 자동운항 선박 관련 내용을 포함시켰다.

구체적으로 2025년까지 자동운항 선박 실용화를 위해 선박의 설비 등과 관련된 국제 기준의 2023년 합의를 목표로, 사전에 국내 기준을 정비할 계획이다. 당장 내년부터 국제 기준 마련을 위한 선내 기기 등 데이터 전송과 관련된 국제 표준의 일본 주도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일본 선박 및 해운회사와 발을 맞추어 2025년까지 자동운항 시스템을 신형 선박 250척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친환경 연비 기준 제정 및 선박 개발

 

일본 해운회사 및 조선회사는 2020년에 새롭게 도입되는 환경규제에의 대응도 강화하기 위해 친환경 기술 공동 개발 프로젝트에도 나서기로 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16년 10월 제 70회 해양환경 보호위원회를 개최하고, 2020년부터 선박 연료에서의 황산화물 규제치를 현재 3.5% 이하에서 0.5% 이하로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또 이 위원회에서는 온실가스 삭감 대책으로 선박의 연료 소비 실적을 가시화하기 위해 국제 항해에 종사하는 총 톤수 5,000톤 이상의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운항데이터(연료 소비량 및 항해 거리와 항해 시간)를 IMO에 보고하는 제도를 2019년부터 도입하기 위한 협약 개정안을 채택했다.

이에 일본 조선 및 해운회사들은 새로운 연비 평가기준의 제정에 들어갔다. 기존 국제 평가기준은 평소 항해 시와 다르게 바람 및 화물이 없는 상태에서 측정한 기준이므로, 항해 시에 가까운 환경에서의 연비 성능을 수치화함으로써 에너지 절약 기술에 강점을 가진 일본 선박이 수주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후 연비 절약을 위해 선박 경량화를 위한 소재 개발, 황산화물 배출 절감 기술 개발 등에 임할 계획이다.

 

 

일본 조선업, 한국·중국 꺾고 1위 탈환 노린다

 

일본 기업은 자동운항 선박 등 첨단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최근 세계적인 조선 불황에서 벗어나 조선 대국 일본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 선박 건조량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을 2015년 기준 20%에서 30%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일본 조선산업은 한 때 세계 선박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했으나 2015년 기준 선박 건조량은 약 20%로 한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에 그치고 있다. 이에 최근의 선박 과잉에 따른 조선 불황을 기회로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가격 위주의 경쟁에서 벗어나, 업계 전체의 품질 및 이미지 제고로 승부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2016년 기준 일본 수출선박 수주량은 세계적 불황에 따라 최근 10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선박수출조합에 따르면 세계적 선박 과잉에 따른 수주 부진으로 2016년 일본 조선업계 수출선박 수주량이 2015년의 4분의 1 수준인 479만 톤으로 떨어졌다. 이는 리먼 쇼크 직후인 2009년 실적(634만 총톤)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특히 일부 대형 조선회사는 2018년 가을 이후 새로운 선박 제조계획이 없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2013년 탄생한 JMU는 통합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조선 대형 3사의 실적도 적자로 전환했다.

이에 일본 조선업계는 IT 및 친환경 바람을 활용해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업계는 자동운항 시스템 공동 개발, IMO 환경규제에 대비한 새로운 연비 평가기준 마련, 황산화물 배출 절감기술 공동 개발 등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일본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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