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한국 대선 결과에 日언론 "한·일관계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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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한국 대선 결과에 日언론 "한·일관계 개선 기대"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 승인 2022.03.13 17: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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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윤 후보 당선, 한일관계 개선 기대 목소리 높아져"
근소한 표차, 여소야대 상황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윤 당선인, 미·일·중전화 회담 순서도 주목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오피니언뉴스=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한일관계가 냉랭한 가운데, 치뤄진 한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에 일본은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최대 야당인 ‘국민의 힘’의 승리를 점쳐왔던 일본 언론들은 윤석열 후보의 당선 관련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했다. 또 후보 시절 줄곧 한일관계 개선을 주장해왔던 만큼, 윤 후보의 당선에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여소야대 상황에서 윤 당선인이 매우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자, 한일관계 개선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도 나왔다.

일본 언론들은 윤 당선인의 경력 소개와 함께 당선인이 반 문재인 정권을 외치던 세력의  상징적 존재가 된 것은 물론, 정치 경험도 없이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해 승리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지난 10일 요미우리신문은 ‘정·재계 비리에 메스, 문 대통령에게 반발해 좌천도...한국의 차기 대통령 윤 씨는 “의리와 인정이 많은 오야붕(우두머리) 기질’이라는 제목과 함께 윤 당선자를 소개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줄곧 강조해 왔기에, 한일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윤석열 후보의 당선 소식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쌓아 온 한일 우호 협력 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한일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새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나 갈 생각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10일, ‘정치 경험 없는 윤 씨 승리, 한일관계 개선에 기대도’라는 자막과 함께 보도하고 있는 TBS 밤 메인 뉴스 ‘news23’. 사진=TBS화면 캡처.
10일, ‘정치 경험 없는 윤 씨 승리, 한일관계 개선에 기대도’라는 자막과 함께 보도하고 있는 TBS 밤 메인 뉴스 ‘news23’. 사진=TBS화면 캡처.

지난 11일에는 윤 당선인과 기시다 총리가 처음으로 전화 회담을 가져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으며, 가능한 한 빨리 정상 회담을 갖기 바란다는 점을 양측 모두 밝혔다는 점을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과거, 당선 직후 미국, 중국, 일본 순으로 전화 회담을 가졌던 문재인 대통령과는 달리, 윤 당선인은 미국, 일본, 중국 순으로 통화한 사실에 주목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본 방송사들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자 관련 소식과 대선 결과에 따른 향후 한일관계 변화에 대한 특집 방송을 여러 차례 내 보내기도 했다.

특히, 각종 정책 실패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더 높은 만큼, 이번에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을 이뤘다.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첫 전화 회담 순서에 관해 보도하고 있는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 ‘WBS’. 사진=TV도쿄화면 캡처.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첫 전화 회담 순서에 관해 보도하고 있는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 ‘WBS’. 사진=TV도쿄화면 캡처.

지난 9일, 후지TV의 정보 방송인 ‘바이킹 모어’에 출연한 일본에서 지명도가 높은 한국 전문가인 김경주 토카이대학 교수는 “이번에는 분명히 윤석열 씨에게 승리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러 여론 조사 결과와 지금의 추세, 후보들의 연설을 보면, 이번에 어느 정도 차이가 날지는 미지수이지만, 대략 3%에서 5% 정도 윤 씨가 앞서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일본 방송에 출연한 대부분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대선 당일인 지난 9일, BS후지의 밤 메인 뉴스인 ‘프라임뉴스’에 출연한 마쓰카와 루이 자민당 의원은 “현재 상황이 박빙이지만, 만약 윤석열 후보가 당선된다면, 한일관계 개선에 기대감은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며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윤석열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지난 10일, NHK의 밤 메인 뉴스인 ‘뉴스워치9’의 아나운서는 ‘한국과의 관계가 사상 최악이라고들 한다. 일본의 솔직한 마음은 지금까지 약속한 것을 (한국에게) 배신당했다는 기분이다”라며 운을 띄웠다.

이어 “한일관계 안정은 서로에게 중요하다. 윤 당선인은 일본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진행해 나가겠다는 말을 지켜주길 바란다’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11일, 양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0.73%였다고 보도하고 있는 TV아사히의 밤 메인 뉴스 ‘보도스테이션’. 사진=TV아사히화면 캡처.
11일, 양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0.73%였다고 보도하고 있는 TV아사히의 밤 메인 뉴스 ‘보도스테이션’. 사진=TV아사히화면 캡처.

일본 언론들은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자 향후 한일관계 개선에 희망이 보인다는 전망을 하면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계하는 반응도 나타냈다. 

양 후보 간의 득표율 차이가 0.73%에 불과한 유례 없는 초접전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소야대 상황이므로 윤석열 당선인이 한일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기에는 벽이 높으므로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좋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특히 자위대 교관 출신에 극우 성향으로 유명한 사토 마사히사 자민당 의원은 지난 10일 "복잡하고 뒤틀어진 한일관계에서 보수 정권이 탄생해 쉽게 개선될 수 있다는 몽상은 버리는 것이 좋다"고 발언했다. 

그는 또 위안부 문제 등을 염두에 두고 "국제 약속을 위반하고 있는 것은 한국 측"이라며 "일본 측이 출구를 찾기 위해 양보하는 것은 장래에 화근을 남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시다 총리가 10일 “새로운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갈 생각”이라고 기자 회견에서 밝히고 있는 모습을 보도하고 있는 NHK의 밤 메인 뉴스 ‘뉴스워치9’. 사진=NHK화면 캡처.
기시다 총리가 10일 “새로운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갈 생각”이라고 기자 회견에서 밝히고 있는 모습을 보도하고 있는 NHK의 밤 메인 뉴스 ‘뉴스워치9’. 사진=NHK화면 캡처.

반면 지난 11일,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인 ‘WBS’에 출연한 야마카와 타츠오 해설위원은 윤 당선인은 현재 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므로, 이럴 때는 오히려 일본이 넓은 도량으로 상대해 주는 것도 좋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일본 주위에는 북한, 러시아, 중국이 있으므로 일본은 극동의 우크라이나와 다를 바 없다. 이럴 때 한국이 안전 보장의 축을 한 번 더 미국과 일본 쪽으로 되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러므로 과거에 얽매지 말고 오히려 새로 시작하는 윤 씨가 득점하도록 도와주는 적극적인 외교가 있어도 좋을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대통령 당선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미래를 향해 공동 협력을 구축해나가는 과정에서, 또 우리의 과거 부분에 대해서도 진상을 규명하고, 서로가 정리하고 해결할 문제들을 함께 머리 맞대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 언론들은 윤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이 엎은 것과 다를 바 없는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입장 표명은 물론, 강제 징용공 소송과 관련해 일본 기업의 자산 압류를 취소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밝혀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윤 당선인이 한일관계 개선에 의욕을 보이고는 있지만, 마주할 현실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일본 언론의 중론이다.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한일본방송언론연구소'에서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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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2022-03-13 18:06:12
일본 문제는 누구라도 국민의 뜻에 반 할 수 없다

정치생명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