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대선에서 씨름선수 출신 바트툴가, 당선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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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대선에서 씨름선수 출신 바트툴가, 당선될까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7.0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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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로 표차로 결선행 갈려…IMF 체제하에서 경제 이슈가 관건

 

0.11%, 1,849표의 미세한 표차이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 낙마한 인물이 있다. 바로 몽골 대통령 선거에서다.

몽골은 6월 26일 전국 1,983개 투표소에서 대통령 선거를 실시해 다음날인 27일 오전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몽골은 1993년 최초로 전국민 직선제 대통령 선거를 실시한 이래 이번이 7회째 대선을 치렀다.

이번 대선은 사상 최초로 후보자 3명 모두 득표율 30%대를 달성했지만, 어느 누구도 과반을 넘지 못했다.

선거 결과, 야당인 민주당(DP)의 칼트마 바트툴가 후보가 51만7478표로 1위를 차지했지만, 득표율 38.1%로 과반수 획득에 실패했다. 2위는 인민당(MPP) 미예곰보 엥크볼드 후보가 41만1,748표(30.3%), 3위는 인민혁명당(MPRP) 사잉후 간바타르 후보가 40만9,899표(30.19%)를 각각 얻었다.

몽골 선거법 62조에는 후보가 과반득표(50%+1)에 실패할 경우 득표율 1위와 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투표일 이후 2주 내에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야당인 민주당 바트툴가 후보와 여당인 인민당 엥크볼드 후보가 오는 7월 7일(금)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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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트마 바트툴가 미예곰보 엥크볼드 사잉후 간바타르 38.1% 30.3% 30.19% 51만7478명 41만1748명 40만9899명 민주당(DP) 인민당(MPP) 인민혁명당(MPRP)

 

0.11% 포인트의 차로 3위가 된 간바타르 후보는 결선투표에 나서지 못하게 되자, 억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개표 중간에 인민혁명당의 간바타르가 인민당의 엥크볼트를 2만표 이상 따돌리고 2위를 했지만, 막판에 1개 개표소에서 뒤집히는 바람에 3위로 떨어진 것이다.

노조 위원장 출신인 그는 집권당인 인민당이 선거위원회와 공모를 꾸몄다며, 개표가 늦은 몇 개 투표소에서의 표 조작이 의심된다고 조속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인민당 후보로 전 국회의장인 엥크볼드는 “선거결과에 대한 인민혁명당 발표는 허위”라며, “필요 시 인민당이 선거위원회에 대한 수사에 공동참여할 의사가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앞서 여론조사에서는 여당인 인민당 후보 엥크볼드가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극심한 경제불황 타개를 위한 IMF 구제금융 신청 및 재정긴축 정책으로 인해 크게 지지를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민당과 인민혁명당은 2012년 갈라선 정당들이다. 따라서 결선투표에서는 인민혁명당 지지층이 인민당의 엥크볼드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코트라 울란바토르 무역관은 내다보았다.

하지만 인민당이 경제정책 실패로 IMF 구제금융을 받게 된데다 인민당 정부의 재정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표가 야당으로 쏠릴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민주당 후보인 바트툴가는 씨름 선수 출신으로, 애국심을 슬로건으로 강력한 몽골을 만들고, 몽골 국토의 보호 및 자원 개발의 지나친 대외개방에 반대한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바트툴가의 높은 득표율은 인민당 정책에 실망한 국민의 표심을 얻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해외 주요 언론에서 몽골 대선이 결국은 IMF 구제금융의 위기를 극복하는 경제정책에 달려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본 NHK는 “이번 대선의 주 관건이 경제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인민당 후보 엥크볼드는 투자유치 및 산업육성을 약속했고, 민주당 후보 바트툴가는 정당한 광물개발을 위해 적절한 정부참여 및 수출확대를 내걸었다며 후보들의 경제정책을 보도했다.

중국의 신화통신도 “이번 대선의 관건은 몽골의 대외 부채 문제 완화책”라고 보았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대선은 인민당 정부에 대한 국민의 평가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1차 선거에서 지방에는 여당인 인민당과 옛 공산당 후신 인민혁명당 후보가 다수 승리했으나, 수도 울란바토르에는 야당 민주당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한 바 있다.

 

▲ /그래픽=김송현

 

한편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2월 19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몽골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국제기구와 한국등 쌍무협정으로 돈을 빌려준 국가들의 지원을 얻어 55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몽골의 경제위기는 원자재 가격 폭락과 인접 중국 경제의 둔화에 기인한 것이다. 중국 경제가 활발할 때 몽골은 중국에 자원을 대량으로 팔기 위해 정부가 국채를 대량으로 발행해 자원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둔화되고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면서 만기가 돌아오는 국가채무에 지급불능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겨울에는 혹한과 가뭄이 겹치는 자연재해인 '조드(dzud 또는 zud)'가 덮쳤다. 조드로 인해 100만 마리 이상의 가축과 동물이 죽은 몽골은 아직 그 피해를 복구하지 못한 상태다. 몽골 국민은 사회복지 축소와 식량, 연료비 앙등, 실직 등 이중삼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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