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국제유가에 아시아 증시 출렁...고유가 타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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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국제유가에 아시아 증시 출렁...고유가 타격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3.07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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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00% 이상 오른 유가, 경기침체로 연결될 수 있어"
"고유가 타격 심리적일 뿐 실질적인 타격 크지 않다는 의견도"
에너지주 투자와 관련한 의견도 서로 엇갈려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하면서 아시아 증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하면서 아시아 증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7일 오후 12시 현재 코스피 지수가 2%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펼치며 한 때 140달러에 육박한 수준까지 오른 것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국내증시를 비롯해 일본증시와 홍콩 항셍지수도 3%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유가를 급등세로 이끌었다. 국내외 증권가에서는 유가 급등세가 경기침체를 이끌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가가 고점에 도달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어 주목된다. 

140달러 육박한 국제유가에 아시아 증시 출렁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런던ICE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장 시작과 함께 18% 급등, 배럴당 139.13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1998년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상승폭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또한 130.50달러까지 올라섰다. 브렌트유와 WTI 가격은 각각 2008년 7월 이후 13년여만에 최고치다. 

국제유가는 이란 핵 협상이 지연되고 있고,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에 급등세로 이어졌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 중 하나로 "현재 유럽 동맹과 러시아 원유 수출 금지와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관련해 프랑스 고위 관계자를 인용 "유럽과 다른 파트너들에 의해 추가 제재가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규제는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제재"라며 "일부 영국 관리들 사이에서는 과격한 조치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009달러로 지난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의 급등세가 실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는 "러시아산 원유와 제품의 제재와 관련한 전망으로 석유가 상승하고 있다"며 "이미 높은 휘발유 가격은 불안한 방식으로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주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소비다. 

데이터트랙리서치의 공동 창업자인 니콜러스 콜라스는 "기름을 위해 소비자들이 주머니에서 많은 돈을 꺼내게 된다면, 그 돈은 다른 곳에서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류비의 급등은 전반적인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는 부분이고, 이것은 경기침체 가능성으로도 연결된다는 것이다. 

콜라스에 따르면 유가가 1년만에 100% 오르면 경기침체도 가능하다. 1년전 원유가격이 배럴당 63.81달러였음을 감안하면, 현재 유가는 100% 이상 올랐다. 

콜라스는 "100%는 경기침체를 위한 조건이 될 것"이라며 "다만 이 상황으로 가기 위해서는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2배 이상 수준이고, 130달러대에 머물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루 이틀 가량 130달러를 웃돈다면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몇 주간 지속된다면 '괜찮지 않다'는 것이 콜라스의 설명이다. 

최근 국제유가 추이
최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 가격 추이.

타격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와

한편 일각에서는 낙관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CNBC는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지금은 오일쇼크가 있던 1970년대가 아니라고 말한다"며 "석유는 그 당시보다 세계 경제에서 훨씬 적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JP모건 역시 유가가 130~150달러까지 오르더라도 증시가 버틸 수 있는 환경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고유가 영향은 분명히 긍정적이지 않지만 우리의 경우 이를 흡수해낼 수 있는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기에 우려만큼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부분은 민간의 운송 영역으로, 심리적인 부담은 있을 수 있겠지만 실제적인 부담은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에너지주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에너지주가 그래도 타업종보다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반면, 최근의 고유가가 펀더멘털에 기반한 것이 아닌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임을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콜라스는 "에너지주가 경기침체의 고통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에너지 주식은 긍정적이지 않을 수는 있지만 여전히 다른 업종을 능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유럽 에너지주의 경우 지난주 큰 타격을 입는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미국 에너지주가 좀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원유시장의 전반적인 수급 불균형은 현재의 고유가 상태가 지속 가능함을 시사한다"며 "투자자들은 주식의 위험헤징에 집중해야 한다"며 "미국 에너지주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반면 황병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유가의 급등세는 실제 펀더멘털보다 러시아산 퇴출 가능성, 즉 심리적 요인을 반영중인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에 에너지, 특히 원유 투자에 대한 중립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유가가 후퇴할 경우 당초 예상(WTI 55~95달러)보다는 강한 하방 경직성이 예상된다며 "유가 전망 하단을 70달러로 상향조정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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