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에 국제유가 8년래 최고…정유주, 계속 웃을까
상태바
우크라 사태에 국제유가 8년래 최고…정유주, 계속 웃을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3.02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쓰오일·SK이노베이션 등 3~6%대↑
원유 관련 ETF·ETN도 두자릿수 상승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공급망 악화
WTI, 7년7개월래 처음 100달러 돌파
고유가 장기화는 인플레이션 불러올 수도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유가 상승의 대표적인 수혜주인 국내 정유사들 주가는 일제히 상승 흐름이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그야말로 널뛰고 있는 가운데, 유가 상승의 대표적인 수혜주인 정유사들 주가는 일제히 상승 흐름이다. 다만 고유가 장기화는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40분 기준 정유대장주 에쓰오일(S-Oil)은 전일 대비 5500원(6.51%) 오른 9만 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달 10일 장중 9만9400원을 찍은 후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던 에쓰오일 주가는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본격 고조된 지난 달 17일부터 이날까지 약 5.63% 증가했다. 

또 다른 정유대장주 SK이노베이션 역시 전일 대비 7500원(3.74%) 오른 20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밖에 GS(4.00%), 극동유화(3.96%), 미창석유(4.30%) 등이 상승세다. 코스닥서 거래되는 흥구석유와 중앙에너비스도 12.68%, 6.91%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해당 종목들이 포함된 석유와가스 업종도 전일 대비 4.30% 올랐다. 

원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KODEX WTI원유선물(19.69%), TIGER 원유선물 Enhanced(18.52%),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43.56%),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42.69%),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42.63%) 등은 증권상품 상승률 상위권을 차지한다. 

3월2일 기준 S-Oil의 일주일간 주가 추이 그래프. 사진=KRX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러시아와 서방국가들 사이의 갈등이 지속되자 국제유가에 상승 압력이 가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중동,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원유 생산지로, 서방이 대러시아 제재에 나서면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103.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과 비교해선 8% 급등했다. 이는 7년7개월여 만에 최고가 마감이다.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장중 107.52달러까지 치솟으며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약 500만 배럴로, 이중 대부분은 유럽으로 간다. 서방은 원유를 포함해 러시아 경제 제재에 나선 상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각국 원유 거래업체와 유럽 정유업체들은 러시아 원유 구매를 대폭 줄였다. 

또 핀란드 네스테, 스웨덴 프림 등 일부 정유업체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아예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향후 제재와 잠재적인 러시아의 맞대응을 주시하고 있으며 다양한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정유주는 유가 상승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정유사는 미리 원유 재고 물량을 확보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이 상승분을 재고 물량에 반영해 실적 개선의 여지를 만들 수 있다. 정제마진이 좋아져 수혜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고유가가 국내 물가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면 원가 부담으로 인한 정유사 수익성 악화도 고려해야 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가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서 최고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통 국제유가 상승이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고유가 장기화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세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더불어 밀 가격 등 곡물 가격도 동반 급등 흐름을 보이고 있어 유가발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와 더불어 에그플레이션 리스크가 동반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의 조기 해소와 유가 급등세 진정이 향후 경기 및 금융시장 안정의 핵심 변수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