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실 포장 기법에서 비즈니스 영감 얻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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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실 포장 기법에서 비즈니스 영감 얻어보자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6.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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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의 예의, 정성 기품 보여주는「조선왕실의 포장 예술」특별전…6.27.~9.3.

조선시대 포장(包裝)은 예의요, 정성과 기품의 표시였다. 특히 왕실이 궁중의례의 장신구나 서책에 대한 포장은 권위와 품격을 나타냈다. 조선왕실은 포장을 담당하는 상의원(尙衣院)이라는 관청을 두어 왕실 차원에서 포장을 특별 관리했다.

현대에서 포장은 비즈니스의 중요한 항목이다. 고객은 내용물을 보기 앞서 포장을 살펴본다. 포장을 어떻게 디자인하는지에 따라 상품의 품격이 달라지고, 판매에 영향을 미친다.

국립고궁박물관이 조선왕조의 포장문화를 보여주는 특별 전시행사를 갖는다. 기간은 오는 27일부터 9월 3일까지이며, 국립고궁박물관 2층과 지하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에 기획된 「조선왕실의 포장 예술」특별전에는 전시회에는 아름답고 정성스러웠던 왕실의 포장 문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왕실 포장 관리 관청인 상의원도 소개된다.

전시회에는 장신구를 포장한 용구들과 왕실 가례 때 쓰인 ‘봉황문 인문보’와 명안공주 혼례품을 감싼 보자기 등 다양한 궁중 보자기들, 서책을 포장했던 상자 등이 전시된다. 혼례나 왕실의 잔치에 쓰이는 물품을 포장하는 문화를 보여주는 기록들과 왕권을 상징하는 보인(寶印), 옥책(玉冊), 교명(敎命) 등의 봉과(封裹) 물품도 같이 전시에 나왔다.

이번 전시회는 궁중 일상생활용품의 세련되고 정성 가득한 포장 기술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따라서 조선왕실의 포장 기법을 현대적 개념으로 승화해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영감을 얻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보인(寶印): 왕과 왕비의 인장, 왕세자와 왕세자빈의 인 등 왕실 의례용 인장

* 옥책(玉冊): 제왕이나 후비의 존호를 올릴 때 그 덕을 기리는 글을 새긴 옥조각을 엮어 만든 책

* 교명(敎命): 왕비‧왕세자‧왕세자빈을 책봉할 때 내리는 훈유문서

 

이 중 옥을 여러 장의 판으로 다듬어 연결한 구조인 옥책은 재료 자체의 무게로 인해 훼손될 가능성을 높기 때문에 판 사이 마찰을 방지하는 작은 솜보자기(격유보, 隔襦袱)를 만들어 판 사이에 넣고 형태가 잡힌 갑으로 싼 후 내함(內函)과 외궤(外櫃)에 넣고 이를 각각 비단 보자기로 싸서 포장했다. 이 때 사용됐던 보자기도 보존처리를 거쳐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조선왕실에서는 일상생활과 의례에서 소용되는 여러 가지 물건을 제작하고 관리하였는데, 이를 용도에 맞게 포장하여 사용하는 데에도 각별한 공을 들였다. 포장은 단순한 외피(外皮)가 아닌 내용물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조선왕실에서 행해진 포장은 그 격에 맞도록 민간과 구분되는 색과 재질의 재료를 사용하여 이루어졌다. 특히, 각종 중요한 국가의례에서 사용되는 물품의 포장은 ‘봉과(封裹)’라 하여 의식절차로서 엄격하게 진행되었다.

이번 전시는 이와 같은 다양한 왕실의 포장 물품과 관련 유물을 통해 그동안 내용물의 중요성에 가려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조선왕실의 아름다우면서도 실용적인 포장 예술의 미학이 조명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특별전과 연계해 조선왕실의 포장 전통에 영감을 받은 현대 작가 24인의 공예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인 <조선왕실의 전통, 현대로 이어지다>도 지하 기획전시실에서 함께 개최된다. 섬유, 금속, 가구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현대 공예 작가의 작품을 통해 과거와 현대를 이어 살아나는 조선왕실의 문화를 구현하고자 기획된 전시다.

 

한편 특별전 기간에는 전시내용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교육‧현장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7월 13일에는 ▲ 의궤를 통해 본 조선왕실의 의물(儀物) 봉과(封裹) ▲ 조선의 궁중 보자기, 8월 10일에는 ▲ 조선왕실의 어책 직물, ▲ 조선왕실의 포장 문화 등 4개 강연을 통해 조선왕실의 포장 전통과 궁중 보자기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이 밖에도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활동지를 통해 알기 쉽게 학습하는 ‘활동지와 함께 하는 전시해설’(7.24.~8.18.), 초등학생을 포함한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예술 보자기와 비단 상자’(7.8./7.15./8.12./8.19.) 등 특별전과 연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문의 전화는 ☎02-3701-7654이다.

 

<< 전시물 소개 >>

 

① 영친왕비 쌍가락지, 장도노리개와 포장용구(雙持環·粧刀佩飾·裝身具箱子·裌袱)

20세기 초, 국가민속문화재 제265호

 

▲ 사진=문화재청

 

영친왕비의 쌍가락지와 장도노리개 및 이들을 포장하는 보자기와 상자로, 쌍가락지와 장도노리개는 하나씩 각각 두꺼운 색지로 감싸 모양을 잡고, 이를 끈 달린 비단 겹보자기로 싸고 끈으로 돌려 묶어 상자에 넣었다. 보자기의 겉감은 만자문卍字紋 바탕에 화문花紋이 있는 연두색 또는 황색단, 안감은 홍색 만자문단으로 한 겹보자기 한쪽 모서리 끝에 홍색 또는 자적색 단으로 끈을 달았으며 상자는 얇은 나무판을 붙여 만든 것으로, 바탕은 진분홍색에 피리와 연꽃이 혼합된 운보문단으로 감싸고 연두색으로 테를 둘렀다.

 

② 국기복색소선·법복사절복색과 첩갑

조선, 19세기 말, 오륜대 한국순교자박물관

 

▲ 사진=문화재청

 

헌종(재위 1834~1849)의 후궁인 경빈(慶嬪) 김씨(1831~1907)가 기일에 입는 복식에 대한 것을 궁체로 쓴 두 권의 책과 이를 담는 데 사용한 첩갑이다. 첩 형태로 제작된 두 책은 하나의 첩갑帖匣에 넣어서 보관하였다. 첩갑은 오색으로 꽃무늬를 넣어 짠 오색비단을 사용해 화려하게 만들어졌다.

 

③네 폭 봉황문보자기 (四幅鳳凰紋引紋袱)

 

▲ 사진=문화재청

소색(素色)의 마직물 네 폭으로 구성된 홑보자기로, 보자기 위에 다양한 문양들이 그려져 있어 인문보자기.(引紋袱라고도 한다) 보자기의 세 모서리에 끈이 달려 있고, 나머지 한 모서리에는 끈이 달렸던 흔적이 남아 있다. 중앙에는 연주문(連珠文)에 둘러싸인 봉황 한 쌍을 마주보게 그려 넣었다. 봉황 주변에는 장수를 바라는 원수문(圓壽紋), 모란과 접시꽃 등의 화문花紋, 귤·복숭아·불수감·석류 등의 과실문(果實紋)이 함께 그려져 있다. 이러한 문양은 장수와 자손번창을 기원하는 길상적인 의미를 담고 있고, 『국혼정례國婚定例』와 각종 가례도감의궤에 인문보자기가 왕실 가례 때 쓰였다는 기록으로 미루어보아 가례와 같은 경사스런 행사 때 쓰였던 보자기였을 것으로 보인다.

 

④명안공주 세 폭 운보문 겹보자기 (明安公主三幅雲寶紋裌袱)

조선 17세기, 보물 제1220호, 오죽헌시립박물관

 

▲ 사진=문화재청

현종(재위 1659~1674)의 셋째 딸인 명안공주(明安公主, 1667~1687)가 1681년에 오태주(吳泰周, 1668~1716)와 혼인할 때 혼례용품을 싸는 용도로 사용하였던 보자기이다. 세 폭 겹보자기이며 겉감은 흑색 운보문단(雲寶紋緞), 안감은 무늬가 없는 연청색 비단이다.

 

⑤ 순종순정효황후가례도감의궤 (純宗純貞孝皇后嘉禮都監儀軌)

대한제국 1907년, 보물 제1901-3호

 

▲ 사진=문화재청

1906년 순종(1874~1926)과 순정효황후(純貞孝皇后, 1894~1966)의 혼례에 관한 내용으로 소요재정, 투입 인원, 도식, 반차도 등을 기록한 의궤이다. 「삼방의궤三房儀軌」의 ‘도식(圖式)’을 살펴보면 금책(金冊)의 경우, 홍운문한단(紅雲紋漢緞) 네 끝에 금전지(金箋紙)를 갖춘 핫보자기로 싸고 끈으로 묶은 뒤, 주홍칠 바탕에 쌍반룡문(雙盤龍文)이 그려진 내·외궤에 담았다. 또한, 반차도에 붉은색 직물로 포장한 혼례품을 운반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⑥ 두 폭 은시접보자기 (二幅銀匙楪袱)

 

▲ 사진=문화재청

방형(方形)의 보라색 명주 겉감과 청색 무명 안감으로 된 겹보자기이다. 유록색(柳綠色) 끈이 보자기의 겉감 중앙에 달려 있으며, 네 귀를 여민 다음 끈을 마주 묶어서 싸는 방식으로 사용되었다. ‘은시뎝삼좌’라 쓴 종이가 끈에 묶여 있는데, ‘시뎝’은 수저를 담아놓는 그릇인 시접(匙楪)을 말하는 것으로, 이 보자기가 은으로 만든 시접 세 벌을 쌀 때 사용하던 보자기임을 알 수 있다.

 

⑦ 인문보발기 (引文袱件記)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 사진=문화재청

궁중의 필요에 따라 제작되어야 할 보자기 목록을 적은 것으로, 별도의 명칭이나 언제 사용된 것인지는 적혀 있지 않다. 분홍저포, 갈매저포, 옥색저포, 백저포를 감으로 하는 인문보자 기(引紋袱) 233건의 크기별 수량이 기록되어 있다. 다양한 길상문(吉祥紋)들이 그려진 인문보자기는 『국혼정례國婚定例』와 각종 가례도감의궤에 왕실 가례 때 쓰였다는 기록으로 미루어보아 혼례와 같은 경사스런 행사 때 쓰였던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해 많은 양의 보자기들이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⑧ 영조비 정성왕후 왕비 책봉 옥책과 봉과물품 (英祖妃貞聖王后 王妃冊封玉 冊·封裹物品)

 

▲ 사진=문화재청

1726년(영조 2) 10월에 왕세제빈(王世弟嬪)이었던 정성왕후(貞聖王后, 1692~1757)를 왕비로 책봉하면서 제작한 옥책과 봉과물품이다. 정성왕후는 달성부원군(達城府院君) 서종제(徐宗悌)의 딸로, 1704년(숙종 30)에 연잉군과 결혼하여 달성군부인으로 봉해졌고, 1721년(경종 1)에 연잉군이 세제(世弟)로 책봉되자 세제빈에 봉해졌다가 1724년에 영조가 왕위에 즉위하자 왕비가 되었다. 어책을 봉과할 때에는 어책 판 사이의 마찰과 충격을 방지하기 위한 작은 판 보자기(격유보, 襦袱) 여러 개와 어책갑, 내함과 외궤를 각각 싸는 보자기, 그리고 포장이 된 어책을 담는 함 등이 사용되었다.

 

⑨ 영조비 정순왕후 왕비 책봉 금보와 봉과물품 (英祖妃貞純王后 王妃冊封金寶·封裹物品)

 

▲ 사진=문화재청

 

1759년(영조 35)에 영조비 정순왕후(貞純王后, 1745~1805)를 왕비로 책봉한 후 만든 어보, 그리고 어보를 싼 보자기와 어보를 넣은 함, 그 함을 싼 보자기 등으로 구성된 봉과물품이다. 정순왕후는 조선 제21대 왕 영조英祖(재위 1724~1776)의 계비(繼妃)로, 원비(元妃) 정성왕후(貞聖王后, 1692~1757)가 승하한지 2년 후인 1759년(영조 35)에 왕비로 책봉되었다.

 

⑩ 헌종비 효현왕후 왕비책봉 교명과 봉과물품 (憲宗妃孝顯王后王妃冊封敎命·封裹物品)

 

▲ 사진=문화재청

1837년(헌종 3)에 헌종비 효현왕후孝顯王后(1828~1843)를 왕비에 책봉할 때 내린 교명敎命과 봉과물품이다. 효현왕후는 1837년에 10세의 나이로 왕비에 책봉되었으며, 이 때 왕비 책봉을 임명하는 금보(金寶) 옥책 (玉冊)과 교명이 올려졌다. 교명을 봉과할 때는 교명을 쌀 보자기와 끈, 빈 공간을 채울 솜과 충해(蟲害) 방지를 위한 의향(衣香) 등이 사용되었다.

 

⑪ 국조보감과 봉과물품 (國朝寶鑑·封裹物品)

 

▲ 사진=문화재청

『국조보감』과 이를 종묘(宗廟)에 모실 때 사용한 보자기, 상자, 끈과 의향 등으로 구성된 봉과물품이다. 󰡔국조보감󰡕은 조선 시대 역대 왕의 업적 가운데 모범이 될 만한 일을 왕대별로 편찬한 역사서이며, 세조(世祖) 대에 처음 편찬되어 일제강점기까지 계속되었으며, 이에 따라 『국조보감』의 봉과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국조보감󰡕을 봉과할 때에는 책을 보자기에 싸서 보자기 끝에 달려 있는 끈을 이용해 둘러 묶은 후 천궁 (川芎)가루를 채워 넣은 의향(衣香)과 함께 흑칠함에 담고, 그 함을 다시 한 번 더 보자기로 싸서 마무리 하였다.

 

특별전 연계 프로그램

 

□ 특별 강연회

일 시

장소

강 연 자

강연주제

7.13.(목)

14:00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

이 현 진

(서울시립대학교 서울학연구소 연구교수)

의궤를 통해 본 조선왕실의 의물(儀物) 봉과(封裹)

이 홍 주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

조선왕실의 궁중 보자기

8.10.(목)

14:00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

박 윤 미

(단국대학교 전통의상학과 연구교수)

조선왕실의 어책 직물

박 수 희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

조선왕실의 포장문화

* 참가방법: 현장 접수

 

□ 교육 프로그램

교육명

일 시

장소

대상

내용

활동지와 함께 하는 전시해설

7.24.(월) ~ 8.18.(금)

(시간: 11:00~11:50)

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

초등학교 4~6학년

(회당 15명)

초등생 눈높이에 맞춘 특별전 전시 해설 및 활동지 학습

예술 보자기와 비단 상자

7.8.(토), 7.15.(토),

8.12.(토), 8.19.(토)

(시간: 10:00~12:30)

※ 해당기간 중 1회 다문화 가족 대상으로 운영

고궁박물관

체험학습실 기획전시실

초등학교 4~6학년

포함 가족단위

(회당 6가족, 가족당 최대 4명)

특별전 연계 나만의 예술 보자기와 비단 상자 만들기

* 참가신청: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www.gogung.go.kr) 선착순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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