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오는 4일 '양회' 개최...'우크라이나 사태'로 분위기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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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오는 4일 '양회' 개최...'우크라이나 사태'로 분위기 시들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2.03.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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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양회 포인트 '경제성장률'...우크라이나 사태로 변수 커져
中 지식인들 반전 성명서 네티즌 비판으로 2시간만에 SNS에서 삭제
중국내 반전 움직임, 중국인들의 고립 두려움 등은 정부 부담커져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중국 당국이 3월 4일 열리는 양회를 앞두고 터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건으로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중국 양회는 중국의 1년 청사진을 볼 수 있는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로 중국의 주요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다.

중국은 코로나19 방역 정책과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평가하며 축하분위기 속에서 2022년 경제정책 발표를 준비했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변수를 만나 축제 분위기가 깨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 전세계 국가들이 러시아를 비난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러시아 비판에 동참할 수 없는 중국이 자칫 전세계 비판 대상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열린 제13차 양회 2차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9년 열린 제13차 양회 2차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또 중국이 자칫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면 중국 경제도 전세계의 경제 제재로 인한 영향에 자유로울 수 없고 결국 2022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 발표 의미가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양회를 앞두고 친러 행보를 보인 중국이 안보리 긴급회의에 어떤 선택을 할지가 국제사회의 주요 관심사였는데 결국 중국은 기권표를 던지며 중립 카드를 선택했다.

앞서 중국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때도 안보리에서 러시아의 편을 온전히 들어주지 않고 기권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동안 각국의 주권 및 영토보전을 존중한다면서도 러시아의 안보 우려 입장도 중시한다는 중립적 태도를 취해온 중국이 사실상 러시아 입장을 두둔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제사회 여론을 의식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오는 4일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진행한다. 사진은 양회 중 진행되는 지역 대표자 회의 공고. 사진출처=웨이보 캡처
중국이 오는 4일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진행한다. 사진은 양회 중 진행되는 지역 대표자 회의 공고. 사진출처=웨이보 캡처

中 양회,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제 성장률 변수 커져

중국 전문가들은 2022년 중국 양회의 주요 포인트를 3가지로 요약한다. 첫째는 전인대 개막식에서 진행되는 리커창 총리의 업무보고다. 이 업무 보고에는 한 해 동안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 거시경제 운용 방향, 예산안 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방역정책으로 불리는 제로 코로나 완화 여부다. 중국이 급격히 냉각하는 경제 때문에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변화를 시도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마지막 세번째는 부총리 인선 가능성이다. 현 리커창 총리의 임기가 내년 3월에 열릴 양회까지이기 때문에 이번 양회에서 부총리를 임명할 가능성이 있다. 부총리 인선은 중국 권력 구도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주변국들의 관심이 높은 이슈다.

이 외에 주로 경제적인 부분을 다루는 양회이기 때문에 공식적이진 않겠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 영향 부분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한 나라들의 러시아 경제 재제 조치가 강화되면서 중러 협력을 강조해 온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중국의 저명 역사학자 5명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의의 전쟁'이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 SNS에서 2시간만에 삭제됐다. 사진출처=웨이보캡처
지난달 27일 중국의 저명 역사학자 5명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의의 전쟁'이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 SNS에서 2시간만에 삭제됐다. 사진출처=웨이보캡처

중국인, 고립 두려움...정부 부담으로

경제 문제와 더불어 중국내 반전 움직임과 중국 정부의 친러 입장으로 인한 중국인들의 불만과 두려움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양회를 앞둔 중국 당국에게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지난달 27일 중국의 저명 역사학자 5명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의의 전쟁'이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왕리신 베이징대 교수, 중웨이민 칭화대 교수 등이 발표한 성명서에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핵무기를 보유한 대국인 러시아가 힘이 약한 형제국인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대판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전쟁으로 유린당한 경험을 가진 국가로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인민의 고통을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발동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우크라이나 인민의 국가 보위 행동을 지지한다"며 "러시아 정부와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중단하고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도록 강력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웨이보 등 중국 인터넷서는 '국가의 입장에 어긋난다', '교육계의 수치다', '다섯 마리 쥐가 중화(中華)에 소동을 일으킨다'는 등의 원색적 비난이 들끓었고 쑨 교수 등이 올린 성명은 공개된 지 불과 두 시간도 되지 않아 삭제됐다.

그러나 중국에서도 비판이 두려워 표현하고 있지 않지만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전쟁 반대 목소리가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공개적으로 표출되는 것은 대만과 전쟁까지 염두하고 있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될수록 친러 성향의 중국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전세계에서 고립될 가능성에 대한 중국인들의 우려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당국은 시 주석의 집권 연장 여부가 걸린 가을 당 대회를 앞두고 무엇보다도 '안정 우선'의 경제 기조를 채택한 입장에서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에게 쏟아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비판과 압박이 중국에게도 향할까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개혁개방 이후 강도 높은 해외 경제 재제를 받아 보지 못한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재제 대상에 포함되어 중국 경제의 침체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중국 당국이 새로운 신냉전 구도를 형성할지 아니면 또 다른 돌파구로 국제사회에서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갈 수 있을지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커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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