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원대 갇힌 삼성전자…'러 침공' 땐 반도체 수급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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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원대 갇힌 삼성전자…'러 침공' 땐 반도체 수급에 악재?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2.21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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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7만2000원대 찍는 등 하락세 두드러져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 신제품 갤럭시S22 흥행 등
주가 상승 여력 충분하지만 글로벌 이슈 영향
증권가 “주가 조정 시기, 비중 확대 기회”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서 약 6% 빠지는 등 주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 흥행에도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개인의 매수에도 외인과 기관 동반 매도세가 이어지며 7만 원 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때 10만전자를 바라봤던 것에서 이제는 추가 하락을 방어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2분기를 기점으로 메모리 업황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공포에 따른 특수가스 공급 차질이 반도체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심이 약화되는 모양새다.

7만 원 초반 대에서 벗어날 줄 몰라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보다 100원(0.13%) 하락한 7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 초반 2% 넘게 떨어지며 7만2000원대를 찍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7만3000원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1월27일(7만1300원) 이후 약 3주 만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서만 약 6% 빠지는 등 시가총액이 443조 원에 달하는 대장주임에도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28일 8만300원에서 다음날 7만8800원으로 2% 가까이 하락한 뒤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는 중이다. 특히 지난달 27일에는 7만1300원까지 떨어지는 등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개인은 저점 매수 기회로 보고 사들이고 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주가 하락을 이끌어내고 있다. 한 달 새 개인은 4917억 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54억 원, 4279억 원 순매도했다. 사실상 외국인과 기관이 내놓은 물량을 개인이 대부분 흡수했다. 

통상적으로 호실적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삼성전자는 예외인 모양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280조 원에 육박하는 매출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51조6300억 원으로 역대 3위에 올랐다. 시장에서는 올해 300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지난 14일부터 진행된 갤럭시S22 사전예약 판매 실적이 1년 전 갤럭시S21 대비 3∼4배에 이르렀으며, 2010년 S 시리즈가 처음 발매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25일 출시일을 앞두고 이미 흥행 가능성을 보였다. 신제품 흥행은 호재로 작용하지만, 주가는 약세에 머물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증권가 “2분기부터 좋다”고 하지만…

시장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에 따른 특수가스 공급 차질 우려를 언급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반도체 생산공정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특정 희귀가스를 두 나라에서 주로 공급받고 있는데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는 네온, 아르곤, 크립톤 등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가스의 주요 생산 국가로, 특히 네온가스 70% 이상을 생산한다”며 “국제 분쟁으로 인한 소재 생산 차질이 메모리 반도체 수급에 추가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8대 공정이 라인을 따라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반도체 공정의 특성상 원재료 부족으로 어느 한 공정이라도 차질이 생기면 전체 라인을 멈출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두 나라의 긴장 관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이 격화된 지난 10일부터 14일(현지시간)까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76% 하락했으며, 지난 주말 미국 대형 반도체 종목 엔비디아(-3.53%), 마이크론(-3.13%) 주가도 급락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이 본격적인 개선세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 역시 2분기를 기점으로 성장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본다. 구매 수요는 개선되는데 설비 투자는 보수적인 현재 상황이 D램(D-RAM)과 낸드(NAND) 가격 협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안 지역 봉쇄와 국내외 코로나19 재확산이 고객들의 구매 심리를 빠르게 개선시키고 있고, 연초부터 급격히 나타나고 있는 경기 불확실성 확대가 메모리 반도체 공급 업체들의 신규 증설 계획을 대폭 감소시키고 있다”며 “현재의 주가 조정 시기를 비중 확대의 기회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500원(1.14%) 하락한 13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루 동안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56억 원, 131억 원 사들였지만 기관이 396억 원어치 물량을 내놓으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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