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부흥⑧…미일 경제전쟁(가상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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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부흥⑧…미일 경제전쟁(가상 스토리)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7.06.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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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시나리오 속에 일본에 대한 워싱턴 속마음 드러나

 

가. 가상 시나리오 - 일본 침공

 

뉴욕타임스지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1999년 2월에 양키가 일본을 침공했다는 주제로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올렸다. (NYT, 1999. 2. 19. ‘Yanks Invade Japan!’ by Thomas Friedman.)

 

 

2000년 3월 1일, 미국은 사상 두 번째로 일본을 점령했다. 국방 장관은 재무장관을 역임했던 로버트 루빈(Robert Rubin), 합참의장엔 루빈의 후임 재무장관이었던 로렌스 서머스(Laurence Summers). 미군은 즉각 일본 중앙은행(日銀)과 재무부(구 대장성)를 장악했다.

일본 침공은 월별 무역적자가 350 달러로 불어난 직후 30일 만에 취해졌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풍선처럼 부풀자 외환투기꾼으로 알려진 조지 소로스(George Soros)는 달러를 투매하고, 유럽 단일통화인 유로를 매입했고, 달러 가치는 25%나 평가 절하됐다. 다른 투기자들이 소로스의 뒤를 좇자 그는 발을 빼 이번엔 재무부 채권(TB)을 팔아제꼈고, 미국의 단기금리는 12%까지 치솟았다.

일본을 점령한 미군은 가장 먼저 일본 중앙은행(日銀)의 금고를 열어 엔화를 무제한 방출했다. 그리고 B-29 전폭기를 동원, 일본의 주요도시에 비자 카드를 비오듯 퍼부었다. 펜타곤 대변인은 작전 명칭을 ‘소비촉진 작전’이라고 명명했다. 일본 중앙은행이 엔화를 방출하지 않고, 국민들이 저축한 돈을 꽁꽁 뭉쳐놓는 바람에 내수가 진작되지 않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아시아와 세계 경제의 침체를 가져왔다는 것이 펜타곤의 분석이었다. 작전 목표는 일본이 아시아 국가로부터 들여오는 수입액을 50% 늘리는 것. 아시아 중심국이 소비해주어야 아시아 경제가 살아난다고 전략가들은 분석했다.

미군들은 일본인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담요 밑에 감추어둔 엔화를 소비하라고 강요했다. 만일 48시간 내에 쓰지 않으면 합리적으로 소비할줄 아는 사람에게 돈을 넘겨주라고 명령했다. 돈을 쓰지 않는 일본인은 체포돼 재교육을 받았다. 50세 이상 사람들은 미국 케이블채널인 ‘홈쇼핑 채널’이 운영하는 학교에서, 50세 미만은 인터넷 쇼핑회사인 ‘아마존(amazon.com)’사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각각 돈을 어떻게 쓰는지를 교육받았다.

하버드 교수출신인 서머스 장군은 대장성 차관을 지낸 사카키바라 에이스케의 개인 지도를 맡았다. 사카키바라는 미국 대사관에 갇혀 자유시장론자인 밀튼 프리드먼(Milton Friedman) 교수의 저서를 읽었다. 그는 독방에서 프리드먼 교수의 글을 읽고 감탄했다는 루머가 전해졌다.

서머스 장군은 “내 전임이었던 맥아더 장군이 일본을 독재체제에서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시켰지만, 나는 생산자 중심의 사회를 소비자 중심으로 바꿀 것”이라고 공언했다.

중국이 미국을 비난하며, 일본 침공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은 조건을 내세웠다. 일본의 수입품중 25%를 중국제품으로 채울 경우 미국의 작전은 아시아의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전 사령관은 무역대표를 역임했던 샬린 바르셰프스키(Charliene Barshefsky). 그녀는 나리타 공항과 요코하마 항을 점령, 일본의 무역 장벽을 철거하고, 일본 세관들을 체포했다. 그러나 바셰프시키 장군은 동경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이 쏜 총에 부상을 당했다. 그녀는 무역 대표시절에 지나치게 강경했기 때문에 사사건건 국무부와 마찰을 빚었던 경력이 있다. 미 국무부는 짤막한 성명을 내고 ‘불행한 사고’라고 간단하게 넘어갔다.

 

▲ 1945년 9월 2일 더글러스 맥아더 미군 사령관이 도쿄만에 정박한 미주로호 선상에서 일본의 우메즈 요시지로(梅津美治郞)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항복문서의 서명을 받고 있다. /위키피디아

 

나. 시나리오 2 - 루빈의 납치

 

1999년 7월 1일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이 마지막 집무를 한날, 빌 클린턴 대통령은 그를 위해 송별식을 가졌다. 그 자리에 진 스펄링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자신이 만든 비디오를 공개했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 새무얼 버거 대통령 국가안보담당 보좌관, 윌리엄 코언 국방부 장관, 제시 잭슨 민권운동가, 그리고 스펄링등 실제 인물이 비디오에 출연했다. 제목은 ‘밥을 석방시켜라(Free Bob)’. 내용은 대외비였지만, 뉴욕타임스지는 관계자의 증언을 토대로 이 가상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NYT, 1999. 7. 3. ‘Rubin Is Kidnapped, but Hey, Who Cares?

 

루빈 재무장관이 자존심이 강한 일본 대장성 출신 퇴직자에 의해 도쿄에서 납치됐다. 괴한은 루빈에게 일본 경제에 대해 호의적인 발언을 할 것을 강요하며, 미국 정부에 엄청난 몸값을 요구했다.

미국의 NBC 방송은 루빈의 납치 소식을 보도했다. 루빈은 재임 시절에 일본 경제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그런데 정작 백악관은 루빈 구출에는 관심이 없었고, 딴전을 피우고 있었다. 클린턴은 십자말 풀이에 몰두했고, 백악관 비서진들은 대통령에 보고할 문서에 자신의 이름을 앞세우려고 싸웠다. 경제담당 비서인 스펄링은 경제문제라고 주장했고, 안보담당 비서인 버거는 외교상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코언 국방 장관은 이 기회에 820억 달러의 해군 지원 예산을 늘릴 것을 계획했다.

해결책은 그린스펀 의장에게서 나왔다. 그린스펀은 루빈 석방을 조건으로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괴를 풀기로 했다. 협상 창구를 맡은 잭슨 목사는 괴한과의 협상에 성공, 마침내 루빈이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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