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株 왜 이러지”…'실적 쇼크'에 신작 부진으로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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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株 왜 이러지”…'실적 쇼크'에 신작 부진으로 ‘먹구름’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2.16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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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대장주 엔씨소프트, 52주 신저가 경신
크래프톤, 고점대비 52%↓…기업가치 ‘절반’
넷마블·펄어비스 등도 지난해 아쉬운 실적
증권가, 게임사 목표가 줄하향에 나서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8월 ‘블레이드앤소울2’을 출시했다. 사진은 지난해 2월9일 온라인 쇼케이스에 최고창의력책임자(CCO)로 등장해 게임을 소개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8월 ‘블레이드앤소울2’을 출시했다. 사진은 지난해 2월9일 온라인 쇼케이스에 최고창의력책임자(CCO)로 등장해 게임을 소개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국내 게임사들의 주가 하락 폭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대부분이 지난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낸 영향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2020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것과 대비된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주가 상승은 어렵다며 앞다퉈 목표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16일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 대비 2만500원(4.00%) 떨어진 49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오전 장중 한때 엔씨소프트는 7.50% 급락한 47만45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최고가(104만8000원)과 비교하면 1년 새 무려 55% 가량 하락한 수치다.

크래프톤도 3000원(1.07%) 하락한 27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들어 게임주들의 하락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11월17일 58만 원 고점 대비 크래프톤은 52.16% 내렸다. 넷마블과 카카오게임즈도 각각 지난해 고점 대비 25%, 38.19%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게임주 급락이 최근 발표한 실적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지난해 이렇다 할 성장 동력 없이 기존 게임의 흥행에 기대면서 사업을 이어오거나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의 예상 밖 저조한 흥행으로 기대했던 만큼의 매출이 발생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게임 대장주’로 불리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과 더불어 주요 메이저(주류) 게임사인 넷마블, 펄어비스 등 대부분의 게임업체들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카카오게임즈도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았다.

2021년도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의 매출 및 영업이익. 자료=각 사
2021년도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의 매출 및 영업이익. 자료=각 사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752억 원으로 2020년(8247억 원)보다 54.5% 감소했다. 매출은 2조3088억 원으로 전년대비 4.4% 감소했다. 5월 출시한 ‘트릭스터M’과 8월 선보인 ‘블레이드앤소울2’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배들그라운드: 뉴스테이트’ 흥행 실패로 영업이익이 2020년 대비 17.3% 줄어든 6396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3.6% 감소한 430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큰 폭의 매출 성장은 어려워 보인다”며 일제히 목표주가를 낮췄다. 

넷마블과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도 마찬가지다. 넷마블은 기존 게임들의 실적 부진과 신작 게임 부재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가량 급감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출시와 ‘붉은사막’ 글로벌 출시 시점이 늦어지면서 지난해 영업익이 1545억 원으로 43.2% 급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매출이 크게 늘었음에도 증권가에선 목표주가를 낮췄다. 신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 매출이 급감하면서 4분기 영업이익이 전망치를 하회했다는 평가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딘 일평균 매출 부진 강도가 예상보다 훨씬 크게 나오면서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게임업체들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한화투자증권(90만원→58만원), 삼성증권(90만원→60만원), 유안타증권(110만원→85만원), 등 10개 증권사가 엔씨소프트 목표가를 내려잡았으며, 크래프톤 목표주가도 일제히 20~30%가량 조정했다. 

게임사들은 올해 메타버스(가상 세계),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NFT(대체불가능토큰) 등을 활용해 업계의 새로운 성장성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신사업 모델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라 수익 모델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중국 규제 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오래전부터 국내 게임의 주요 수출 국가지만 순탄히 사업을 하기엔 늘 정치적 이슈, 중국 내 게임 산업 규제 등의 제약이 따랐다”며 “신작에 대한 판호 발급 뿐만 아니라 중국의 자국 게임을 포함한 게임 산업 자체에 대한 규제가 심하다 보니,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출시와 서비스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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